피할 수 없는 재회들
운진은 숙희가 가는 데로 같이 가주었다.
수 많은 이들이 숙희에게 아는 체를 하고는 곧바로 운진에게도 아는 체를 해왔다.
그리고 운진은 느꼈다. 그들의 눈빛에서 일종의 두려움 같은 것들이 나타남을...
운진의 안목에도 그들은 여늬 층의 인사들이 아니었다. 아마 모르긴 해도 고위층들이 태반일듯.
'어쨌거나, 어떤 연관이거나 쑤가 차지한 비중이 보통은 넘었었던 모양이군.'
그러다가 개리 시니어가 어떤 건장한 신사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Sue. You already recognize him? (쑤. 그를 이미 알아보지요?)"
그가 그 사내에게 돌아섰다. "As you know, he is the new Director. (알다시피, 그는 새 디렠터요.)"
새 디렠터라고 불리운 사내가 쑤에게 정중하게 악수를 청했다. [애론입니다.]
쑤의 눈빛이 일순 흔들렸다가 이내 평정을 찾았다. '인수인계 때 나온 그 사람이구나!'
"하이!"
그녀는 가려는 남편을 붙잡아 세웠다. "This is my husband Woody. (여기는 내 남편 우디예요.)"
운진은 새로 인사하는 사내에게서 어떤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적은 아니군.'
"하이!"
"헬로."
두 동서양 사내가 굳은 악수를 하는데.
쑤는 그녀 자신도 모르게 남편의 눈치를 살폈다.
운진이 가볍게 미소를 띄우며 아내의 허리에 팔을 둘렀다.
미국식으로 이 여인은 내 여인이라는 제스처였다.
개리 시니어가 고개를 크게 끄떡였다.
그런데 쑤가 우디의 그 손길을 가볍게 치웠다.
그 경솔한 행동이 후에 어떤 큰 소용돌이를 불러일으킬 줄은 상상도 못하고...
개리 시니어와 애론이란 새 디렠터 그리고 쑤와 우디가 한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개리가 우디에게 직접 대면하며 말했다. [월래스가 굉장히 불안해 하고 있소.]
우디는 좀 전 쑤가 취한 행동 때문에 기분이 잡쳐서 못알아듣는 척 했다.
[이 이가 전화를 중간에서 끊고 있어요.]
쑤가 자랑인지 불평인지 이상한 투로 말했다. [그도 내 전화를 의례히 우디가 받는 줄로 알더군요.]
이상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개리의 안색이 변했다.
애론의 시선이 개리를 보고 그리고 우디를 보고는 목례를 남기고 돌아섰다.
애론이 개리의 귀에다 대고 뭐라 했다.
개리가 고개를 끄떡였다.
그 사내 둘이 쑤를 돌아보고는 가버렸다.
결국 혼자 남은 꼴이 된 쑤는 그제서야 남편을 찾았다.
그러고 보니 그의 가족들이 하나도 안 보였다.
운진은 한참 후에 나타났다.
"자기 어디 갔었어?" 숙희는 반갑다고 남편의 손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운진이 그녀의 손길을 피했다. "나 먼저 집에 가도 되겠지?"
"응? 챌리 신행 떠나는 것까지 안 보고?"
"나 먼저 갈께."
운진은 대답도 안 기다리고 사라졌다.
'뭐야? 갑자기 왜 저래?'
숙희는 주위를 둘러봤다. 갑자기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응?'
딸의 결혼식에서 먼저 사라지는 아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좀 있으면 양가 부모가 참석해서 사진을 찍을텐데.
숙희는 장갑 낀 손으로 양장 주머니를 마치 습관처럼 뒤졌다.
허걱!
그녀도 모른 새 그 빨간색 셀폰이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샐폰의 스크린에는 못받았다는 콜이 3개나 들아와 있었다.
그녀는 그 미쓰된 콜이 알트에게서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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