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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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16. 03:51

   "숙희한테... 제가 한 말... 했어요?"
   정애가 결국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숙희의 과거... 더 많은데."
운진은 눈을 한번 감았다가 떴다. "말을 하려면, 그런 식으로 운만 떼는 게 아니지. 하려거든 제대로 하던가, 아니면, 그 주둥아리에 똥 들어가기 전에 닥치던가."
   "어머..."
   "뭘 원하는데, 엉?"
   "저는... 숙희가 괘씸해요."
   "그래서. 나더러도 괘씸하게 여기라고?"
   "어쩜... 그런 애가 오 선생님 같은 분하고. 과거를 감쪽같이 속이고..."
   "오 선생님 같은 분하고? 김 여산 날 잘 아시나부지? 그리고 거기가 주둥아리를 안 놀렸으면, 나는 계속 모르고 살겠지. 내 조카애가 무슨 말을 해주고 싶어서 날 보자했어도 안 만났으니까."
   "조카도 알아요? 와아! 그럼, 오 선생님만 모르고 있었단 말이네?"
   "흐흐흐! 이거 아주 빨가벗겨서 노쓰 애브뉴에다 내보내야겠구만. 응?"
   "누굴요?"
   "누굴 말하겠어."
   "날요?"
   "그럼, 누굴 그럴줄 아는데?"
   "숙희 걔를 그래야죠, 왜 멀쩡한 나를?"
   "거기도 만만치 않더만. 어쨌든 내가 준 돈, 공짜 아니거든? 기왕에 이렇게 된 거... 내가 거기보고 나와서 서비스 하라 하면 바로 나와. 알았지?"
   "아이... 꼭 그런 식으로 말 안 해도 되는데."
   "그리고 앞으론 내가 생각나서 연락하기 전에는 먼저 하지 마쇼." 
운진은 셀폰을 끄면서 새삼 윗층께를 봤다. '아주 낯짝들에 철판을 두껍게 깔았구만!' 
그나저나 수키에게 딸이 있을 거라고...
   '걸레처럼 놀았다는 거야, 지난 일로 덮으면 되고.'
   '나랑 살면서 불만이 많아. 그래서 딴 남자를 봤다 해도 일부러 쑤실 필요는 없고.'
   '그런데 딸이 있다가 아니고 있을 거라고. 하여튼 되게 비밀스러운 여자구만!'
설이가 그랬다고.
삼촌하고 결혼한 그 아줌마 정말 양심도 없이 너무 한다고.
   '뭘 너무 해. 그러는 나는...'
정애가 그랬다.
어떻게 숙희 같은 애가 오 선생님 같은 분하고 결혼을... 괘씸하다고.
   '괘씸하기는. 나도 깨끗하게 지낸 놈은 아니잖아?'
   '씨발! 뭘 얼마나 걸레같이 놀았길래 그 두 사람만 해도 입에 거품을 물고 난리야.'
   '여기서 학생 때 딸도 낳았을 거라고?'
   '그게 사실이면... 학생 때 낳은 딸... 아직 살아있으면 지금 몇살일래나.'
   '저렇게 마음 약해서 나한테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던 사람이 딸을. 에이, 거짓말 아냐?'
운진은 술을 안 하고는 그 밤을 못 배길 것 같았다. 이제는 술을 암만 마셔도 안 취한다, 
   '젠장! 술이라도 콱 취해야 다 잊고 또 잠자는데.'
그러니 그의 마시는 술의 돗수가 올라가고 자연적으로 마시는 술의 양도 많아져 간다.
   '그래도 수백번 잘못했다고 용서하라고 하는데, 그만하면 됐잖아?'
   '김정애... 그냥 놔두면 나중에 잘하면 말썽 일으키겠다?'
   '어떡한다?'
운진은 어떤 계획을 세웠다.
   '먼저 생각한대로 영호가 완전 눈칫밥인 것을 이용해서 김정애를 맡기자!'
   어쩌면 영호는 내가 문제 삼지않겠다고 하면 지 누나와의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말 들을 거다. 
   김정애를 영호에게 붙이면, 아마 모르긴 해도 영호가 잘 다룰 거다.
   영호는 그렇게 해서 챌리 생부와 떨어지게 만든다.
   챌리 생부자식이 동조하게 된 연유가 참 더러운 것 같네?
   '그나저나 주몰이 지나간 여름 날 기다렸을텐데...'
운진은 조만간 주몰을 만나서 이해를 시켜야겠다고 결정했다.
   챌리 생부는 역시 주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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