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개리가 말한 것처럼 남편과 돈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하는 선택이 의외로 빨리 온 것에 놀랐다.
'그를 택하려면 돈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젊은 청춘을 알트에게 놀아나며 호화스러우면서도 비참하게 보낸 댓가로 빼앗은 돈이 날아가고 무일푼 오운진이란 사내와 남는다.
'이 나이에 바닥부터 생고생을 시작해야 한단 말인가?'
'끽 해야 배운 거라고는 술가게 운영인 남자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매상을 물으며 가계부를 적어가며 그렇게 살아야 한단 말인가?'
'지금이라도 부르는 데로 찾아가서 숫자 작업만 해주면 목돈이 생기는데.'
그런데 돈을 택하려면 그를 포기해야 한다.
이제 와서 알트에게 항복하고 돌아가 본들, 돈을 돌려주면 아마 감쪽같이 처치할 것이다. 그 옛날에 처참하게 죽임을 당한 백인 여자처럼.
그 여자가 그렇게 죽은 이유는 셐스 제공 대상들 중 한명과 사랑에 빠져서 그만 일하겠다고 말하고, 아니면, 폭로하겠다고 도전하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숙희가 즉 쑤가 그래도 알트에게서 목숨만은 부지하고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알트가 쑤를 이제는 늙었다고 뒷전으로 보내고 다른 새여자를 들여놓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옛날부터 알트의 명령에 의해 움직여야 했던 셐스 서비스 비밀은 절로 수그러들었는데, 그녀가 훔친 돈 때문에 알트가 호시탐탐 노리는 것이다.
돈도 남편도 모두 갖는 방법이 뭘까...
'이 이만 내 곁에 머물러줘 있으면 둘 다 성립되는데.'
숙희는 남편의 품에 기대고 있다가 그만 잠이 들었다.
운진도 숙희의 머리를 바로 바쳐주려고 하다가 잠이 들었다.
얼마 안 있어 두 사람은 소파등에 머리를 맞대고 한밤중처럼 잠에 빠졌다.
알트는 책상 위의 수화기를 가만히 내려놓았다.
'둘이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잠들어 있소!'
누가 보고해 주는 내용이 알트의 귀에 쟁쟁거린다.
'쑤 그것의 셀폰이 남편이란 자의 손 안에 들어가 있나 본데...'
'전화를 걸면 그자가 응답하겠지?'
'요게 끝끝내 교활한 거야, 아니면, 이제 남편이란 자의 그늘에 숨어서 정말로 등을 돌리는 거야.'
'그렇다면, 쑤를 어떻게 할 것이 아니라 그자부터 또 어떻게 해야겠구만!'
'햐아! 그런데, 칼에 맞고도 살아나?'
'미스터 개리의 말처럼 내가 그 동양놈을 잘못 알고 있나?'
알트가 걸어본 주몰 즉 싸이코의 셀폰은 응답을 하지않았다.
숙희는 무언가가 가만히 덮치는 감촉에 눈을 얼른 떴다. "응!"
"사람... 왜 그렇게 놀래."
운진이 그녀에게 털 담요를 덮어주고 있었다.
"지금 몇시야, 자기?"
숙희는 소파에 뉘여진 몸을 일으키려했다. "어둡네?"
"여섯시."
"애들 퇴근하면 배고플 텐데."
"저들끼리 데이트 하며 먹는다고 연락왔소."
"그럼, 우리끼리만 해결하면 돼?"
"그래서 지금 스테이크 굽는 중이야."
그제서야 숙희는 고기 익는 냄새가 코에 들어왔다. 그녀의 뱃속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크게 났다.
숙희는 남편이 평온해 보이면 보일수록 불안해진다.
그는 말없이 움직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친절하게 나오면 그럴수록 더 겁이 난다.
그렇다고 자기가 날 떠나면 나 죽는다 라는 말만 반복할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 하면 이 이의 마음을 살까...'
'챌리가 친딸이 아닌데도 친딸 킴벌리에게 보다도 더 잘 하는 이 사람의 마음을...'
정말 내가 다 불면 내 곁에 머물까?
'[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3 4-10x040 (1) | 2024.09.08 |
---|---|
pt.3 4-9x039 (1) | 2024.09.08 |
pt.3 4-7x037 (0) | 2024.09.08 |
pt.3 4-6x036 (1) | 2024.09.08 |
pt.3 4-5x035 (1) | 2024.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