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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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8. 04:46

   챌리가 아빠를 설득하려 들었다.
   '왜 새엄마를 지금의 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느냐' 고.
   '왜 먼젓 엄마 만큼도 사랑하지 않느냐' 고.
운진은 딸에게 흉한 표정꼴을 보여주기 싫어서 눈을 감았다.
   "주니어 대디의 조사가 다 끝났대. 새엄마에 대해서..."
   "얼른 출근해라."
   "나 출근한 뒤에 아빠, 다른 데 나가면 안 되는데..."
   "세틀먼트 할 때까지 어디 가 있을 데를 알아봐야지."
   "아빠!"
   "어서 출근해라. 늦겠다."
   "아빠가 암만 그래도... 새엄마는 이혼, 안 할 거야. She can't. (못 하지.)"
   "챌리야. 어서 출근하라니까?"
   "아빠가 집에 있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나라도 집에 있을려구."
   "왜애."
   "새엄마를 노리는 사람들이 주니어 대디가 그러는데, 무서운 자들이래. 사람 죽이는. 그리고 남은 것 없이 처리하는."
   "그걸 알면서, 경찰이 가만 놔둔단 말야?"
   "현재... 소스(source)만 들어와 있으니까."
   "그걸 알면서, 서렌더(surrender)한 엄마를 돌려보낸단 말야? 주니어 대디는?"
   "서렌더 한 이유가..."
   "겨우 그런 사람들한테서 피하려고 그런 건가?"
   "그것두 있구..."
   "엄마가 훔친 돈 때문에 생명에 위협을 느껴서?"
   "아빠, 알어?"
   "어서 출근해라."
   운진은 챌리를 미는 시늉했다. "어디 안 가고 집에 있을께. 얼른!"
   "정말이지, 아빠?"
챌리의 아빠라는 칭호가 운진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래!"

   리빙룸 소파에 앉아서 눈을 감고 있는 운진의 곁에 숙희가 와서 앉았다.
그녀에게서 그의 코에 익숙한 향내가 물씬 풍겼다.
운진은 눈을 뜨고 고개를 세차게 털었다. "안 자고 왜 내려왔나."
   "자기, 안 피곤해? 나 땜에 밤 샜는데."
   "당신이야말로 자라니까?"
   "위읫 방으로 와."
숙희의 그 말에 운진의 시선이 계단으로 옮겨갔다. 
   "제발..."
   숙희가 운진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었다. "응?"
운진은 여전히 계단께를 쳐다봤다.
   "나한테 등 돌리고 자더라도 위로 와서 자." 숙희가 운진의 겨드랑이를 흔들었다.
간지럽히려고 그런 것은 아니었다.
운진이 팔을 크게 움직여서 숙희의 팔이 비켜 나가게 했다. "향수... 또 바꿨나?"
   "응! 냄새 어때? 맘에 들어?"
   "글쎄..."
   "챌리 말이... 먼저 엄마가 쓰던 거래... 그래서 챌리한테 있는 거 뿌렸는데."
   "왜..."
   "아빠가 제일 좋아하던 향수라고 말해줘서. 냄새 기억나?"
운진의 눈가에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 
   '기억만 나나... 영아가 뿌리고 다가온 바람에 그 사람으로 착각까지 한 향수 냄새를 내가 잊을 리가 있나...'
숙희가 앉은 채 운진의 어깨에 턱을 고이고 안기는 자세를 취했다.
운진의 팔이 서서히 움직여서 숙희를 크게 안았다. "당신 너무 애쓰는군."
   "진짜 자기가 나 마지막 선택이야."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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