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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희는 정말 필사적으로 남편과 섹스를 가졌다.
숙희는 살아 평생 월경하는 날짜를 어떤 공책에다 빼곡히 적어왔다. 그래서 알트가 나가라고 하는 날짜와 배란기가 겹치면 그에게 공책을 보여주며 솔직히 말해서 섹스를 제공해야 하는 날짜를 변경하곤 했던.
하지만 후에는 그런 통사정도 무시 당해서 행운만 바래야 했던.
그래서 그녀는 배란기 전후에 셐스를 하면 그 즉시 샤워하러 들어가서 물줄기로 질을 세척해야 했던.
그녀는 그 공책을 토대로 삼아 배란기로 잡힌 주간에 딸들이 늦는 기색이거나 깊이 잠든 기색들이면 남편을 아예 덮쳤다. 
심지어 그가 싸늘하게 대하든말든.
그리고 계획했던 대로 임신이 되었다.
남자들은 아내가 아기를 가졌다고 하면 무조건 좋아하나.
   "혹시 사개월... 째래? 그러니까 만 삼개월?"
   운진은 어떤 싯점을 대충 짐작하고 물었다. "아니면..."
   "자기가 그런 걸 어떻게 알어?" 
   숙희는 깜짝 놀랐다. "아! 애 아버지라 알어?"
   "그랬군... 그 때 좀 그렇더라구."
   "언제? 응? 말해 봐. 언제!"
   숙희는 남편이 점점 신기해졌다. "뭐 갖고 그러는 건데?"
   "그 때, 우리가 지하실에서 섹스를 가졌을 때, 내가 사정을 좀 많이 했소... 그 때 내가 알기로 도로 안 나왔잖나?" 
운진의 눈이 새삼스럽게 숙희의 하복부께를 봤다.
아! 
숙희는 갑자기 옛날 생각이 떠올라서 얼굴이 달궈졌다.
뭇 남자가 질 안에다 깊숙히 그것도 일부러 더 깊숙히 밀어넣고 사정을 하면, 그녀는 그자를 밀쳐내고 화장실로 부지런히 달려가서 변기에 걸터앉아 그 정액들이 거의 다 나오도록 기다렸다가 샤워를 하면서 물로 질 안을 한참 동안 세척해 냈던 기억들.
그런데 그 날 남편이 질 안에서 마구 꿈툴대며 사정을 했는데, 거의 안 나온 것 같았다. 
숙희는 남편 운진의 눈매가 많이 풀어진 것을 발견했다.
   '아... 이제 분노끼가 사라지나? 그 동안 안팎으로 숨 막혀서 죽는 줄 알았는데.'
숙희는 남편의 손을 찾아 쥐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배 만져볼래? 나왔나?"
   "하하하하!" 
운진이 소파로 쓰러져서 정말로 크게 웃었다.
숙희는 남편의 손을 쥔 채 흔들었다. "왜 웃어어!"
그리고 그녀는 남편의 몸 위에 가만히 엎드렸다.
그리고 그녀는 방 안을 돌아보며 마음 속으로 헤어질 때의 손짓을 했다. 
여태까지 그녀를 괴롭혀 오는 뭇남자들에게.
   그래서 숙희는 운진을 잡아 일으켜 앉히고, 여태까지의 일들은 묻지 않는다는 약속을 전제로. 
즉 지금까지 어떤 남자들을 만나왔으며 어떤 관계까지 발전했었다는 것을 문제 삼지않는다는 조건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하기 시작했다.
   "자기가 보기 싫어했던 향수... 버렸어. 맘 풀어, 자기, 응?"
   "어이구. 그 아까운 걸 버렸어?"
   "그만!"
   "이미 알고 있었소."
   "일단... 제레미가 세 들어있는 빌딩에다가 렌트와 유틸리티를 내도록 돈 주었고."
   "당신 돈으로?"
   "응. 나 주식 팔아 넘긴 돈... 그냥 가지고 있잖아. 빨리 처분 안 하면 세금 엄청 물어."
   "손해 본 나머지 돈인데도?"
   "손해 본 당시의 해만 혜택을 봐 주고, 일년 이상 가지고 있으면 그 돈의 이자를 다음해 인컴으로 삼아서 어마어마한 세금을 때리거든."
   "그것 참, 애매하군."
   "그래서 어쨌든 돈은 이미 나가 있어. 이제야 자기한테 말하지만." 
   숙희가 그렇게 말하고 있는 동안 그녀의 셀폰이 주머니 안에서 쉬지않고 떨어대고 있다. 
보나마나 회계사 아담이 그러는 것이다. 숙희가 은행에다 어카운트 메인 홀더로써의 권한으로 애담 갠지스의 이름을 공동 명의에서 삭제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이 보는 앞에서 셀폰을 꺼버렸다.
   "씨피에인가 하는 놈이 전화하는 모양이군?" 운진은 대놓고 그렇게 말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