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새엄마가 캘리포니아 있었을 때 알고 지냈던 남자가 써니를 통해서 연락을 하려나 봐."
챌리가 그렇게만 말했다. "새엄마 캘리포니아 살았을 때, 굉장히 불행했대..."
'굉장히 외로워 했구.'
'디프레쑌(우울증)에도 걸릴 뻔 했대.'
운진은 거기까지만 듣고 그만 하라고 했다.
챌리가 마지막 이 말만 했다.
"그래서 아빠를 다시 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겼대."
운진은 챌리를 집안에서 또 대할 기회가 생겼다.
"챌리 너는 그런 내막을 어떻게 잘 아는데?"
운진은 결국 부끄러운 질문을 딸에게 했다. "아빠인 나도 모르는 걸..."
"써니가 첨에는... 착했는데, 이제는 나빠졌어."
"나빠지다니?"
"새엄마를 흉보구... 아빠한테 자꾸 안 좋게 말하려고 하잖아."
"내가 삼촌... 이니까."
"삼촌, 아빠. 누가 더 가까워?"
"아빠가... 더 가깝겠지?"
"그럼, 아빠는 누가 더 가까워? 딸이랑... 니스(niece)랑?"
"당연히 딸이 더 가깝지!"
"나, 딸이지?"
"그러엄!"
"아니, 아니. 나 딸, 맞잖아, 그치."
"그러엄! 내 딸이지!"
"그럼, 아빠는 딸 말 들을 거야... 아님, 니스 말 들을 거야?"
"니 말 들을께."
"그럼, 아빠... 저스트(just)... 새엄마 많이 사랑해 줘."
"..."
"아빠. 응?"
"설이언니가 왜 그러는지 알아만 보면 안 될까?"
[아빠! 제발!]
챌리가 아예 아빠를 때렸다. [써니 만나지 마!]
운진은 큰애의 얼굴에 떠오른 묘한 표정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다. "알았어."
맞다! 큰애 챌리가 더 적극적으로 그 사람에 대해서 발 벗고 나섰다.
남자 친구를 독촉해서 알아내게 하고 일도 빼먹어 가면서 둘이 그렇게 뛰어다녔다.
그런데 나는 늘 그 사람을 떠날 생각만 하고 있다.
그 사람이 날 잃으면 숫제 죽는다고 난린데도 나는 그녀의 지난 일에 얽매여서 불신만 하고...
'정신상담을 한번 받아볼까? 나한테 문제가 많은 거 아냐?'
챌리가 아빠를 한참 보다가 돌아섰다.
"챌리."
아빠의 부르는 소리에 챌리가 대답 대신 돌아보기만 했다.
"땡 큐!"
운진은 딸에게 고개도 숙여보였다. "그리고 아빠가 못나서 미안해."
챌리가 쌩끗 웃었다. "알았어, 아빠!"
그제서야 챌리의 어깨에 힘이 들어가 보였다.
챌리가 부엌으로 들어갔다.
이내 자매가 부엌에서 같이 나왔다.
'저런! 작은놈이 다 듣고 있었구나!'
운진은 딸 둘의 등 뒤에다 눈을 흘겼다.
딸 둘은 윗층으로 올라가며 아빠를 돌아다 봤다.
아비 운진은 딸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였다.
킴벌리가 다 들리게 흥 하고 웃었다.
운진은 작게 한숨을 내뱉았다. 피도 안 섞인 쟤네들이 저 여자를 감싸주려는데, 정작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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