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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희가 회사에 대해서 예언했던 그 5월이 시작될 무렵, 오라이언 뱅크에서 러브콜이 날아왔다. 
즉 알트에게서. 
결국 연락이 왔다. 
주식 전량 매수. 현금 지불. 감원률 영 퍼센트 보장. 심지어 회사의 플리트 차량까지도 싯가로 쳐서 인수하기로 제의.
최고주주인 쑤가 찬성표를 드니 나머지 40여 퍼센트의 주주들은 반대표를 던져봤자 무의미했다. 
숙희는 3월에 그녀의 돈을 몽땅 넣고 모자라는 몫은 제프의 자금으로 돌려서 얻은 회사를 여름이 막 시작하는 5월달에 처분하는 것이다. 단지 만 두달 만에. 
운진은 그녀의 작업을 지켜보기만 했다. 지켜보지 않은들...
   개리에게서는 사전 승인이 나올 정도였다.

   알트에게서 치사하고 무리한 조건이 따라 붙었다.
그 회사의 CEO 쑤 오가 합병 후에도 부회장으로 남는다는 보장을 요구한 것이다. 
그 조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합병은 무효라고.
   "아! 배스타드!"
   숙희가 분해서 어쩔줄 몰라 했다. "그럴 거라는 기대를... 안 한 건 아닌데..."
숙희는 새삼스럽게 남편의 눈치를 살폈다.
운진은 아내를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다.
   "어떡해, 자기?" 숙희는 남편에게 혹 아이디어가 있나 해서 물었다.
   "당신이 나에게 묻는 거라면, 방법은 있지."
   운진은 숙희의 빨강색 셀폰을 쥐고는 주소록을 주루룩 훑었다. 
그리고는 셀폰을 귀에다 갖다댔다. "Jerry? Woody. I need to talk to you. (제리? 우디. 얘기 좀 하자.)"
그 길로 운진이 제레미를 만나러 나갔다. 
같이 나가려는 숙희더러 집에 있으라 하고.
숙희는 온갖 상상을 하며 운진이 돌아오기를 고대했다.
혹시 둘이 어떤 지난 얘기를 묻고 듣는 것은 아닌지.
그래서 좋아져 가려는 부부 사이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그런데 운진은 술기가 약간 들어간 기색으로 돌아왔다. 
기분좋은 표정을 하면서.
숙희는 남편 운진이 제레미와 만나고 와서 내놓은 아이디어대로 부부가 가진 주식을 알트가 제시한 값에 동의하지 않고 주식시장에 내다가 전량 매도한다는 소문이 돌게 했다. 
물론 그녀가 사들였을 당시 보다 몇배 뛴 값에. 무리수를 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알트는 다른 이와 합병이나 매입 흥정을 벌여야 한다. 
더 많은 금액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르고. 
아니면, 새 구입자가 누구든 안 팔려할 지도 모른다.
   [남편놈의 아이디어일 거라고?]
   알트가 인상을 있는대로 썼다. [그 놈, 바보라며?]
오라이언 뱅크에서 새 제안이 나왔다. 현 시세보다 주당 1불씩 더 지불하기로. 
십만주이면 십만불이고 백만주이면 백만불을 더 받는 것이다. 종잇값에 불과했던 그 회사의 주식이 두달 만에 몇불짜리로 둔갑한 것이다. 쑤가 천만주를 소유했었다면 그 가치가...
문제는 쑤가 만들어 놓은 작업이 실제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계속 남아서 경영을 해야 했다. 그래서 제레미가 새 회사의 중역진에 눌러 앉은 것이다. 
그는 되려 쑤를 용서하기로 했다고.
그러나 제레미가 과연 쑤의 작업을 지속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제레미가 조언을 요청하려고 쑤에게 전화통화를 시도했을 때, 당연히 그녀의 남편이 중간에서 차단했다.
우디란 자가 시키는 대로 안 하고 앞으로 또 통화를 시도하면 '가만 안 두겠다'며 끝에다 욕을 붙였다.
   [넌 때가 올 때까지 그 자리나 지켜!]
우디의 그 말을 듣고 난 후 제레미는 여자친구 대나를 찾았다.
   "You said that hurt you? (그게 널 아프게 한다고?)"
   대나는 냉담했다. [넌 쑤를 동양 여자라서 무시한 것도 있고, 너의 게으름이 널 그렇게 만든 거야.]
   "..."
   [네가 말을 잘 했다면, 쑤가 너한테 돈만 빌려주었을 텐데.]
대나의 그 말에 제레미는 땅이 꺼져라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