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가 혼자 나갈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딸들이 집에 있고, 아니면, 둘이 꼭 붙어 다닌다는 보고를 접한 알트는 속이 상했다.
쑤가 혼자 노출되는 적이 없는 것이다. 그는 개리에게 전화를 하려다 그만 두는 짓을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아직 월래스가 움직이지 않나?]
개리가 책상 위에 놓인 종이를 뒤집어서 프린트 된 내용을 훑었다. [당신의 사람 하나로 하여금 챌리를 보호하도록 하시요.]
개리가 부하에게 명령쪼가 아닌 부탁쪼로 말한 것은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이 목을 매는 챌리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난 저녁을 정말 오랫만에 아들과 마주했는데...
챌리가 배고프다고 차이니스 음식을 시켜 먹자 제안했고.
주니어가 저희들 것만 시키려다가 생전 안 하던 짓으로 가족들을 둘러봤다.
Anyone wants some chinese 하고.
애비게일이 제일 먼저 here 하고는 새우 섬씽을 언급했다.
개리부부는 우물쭈물 하다가 아무 거나 하고 일임했다.
챌리가 전화로 주욱 주문하고 주니어가 두말 않고 차를 몰고 가서 주문한 음식을 핔엎해 왔고.
덕분에 그 집 식구들이 비록 동양 음식이지만 한 식탁에 둘러앉은 기적이 벌어졌던 것이다.
대화란 것이 단절된 집안에 챌리라는 동양 여인이 드나들면서 아들의 음성이 들리기 시작했고.
이젠 아들이 웃음소리도 낸다.
그리고 남의 말이라면, 특히 아비의 말이라면 무조건 싫어하고 보던 아들이 여자친구와 무슨 의논을 하는지 제법 심각하게 대화하고 열심히 듣는 자세를 보였을 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챌리의 계모를 보호해 주는 것 뿐...'
개리는 그렇게 다짐했다. '챌리가 좋으면 좋을수록 주니어도 좋으니까.'
물론 그들은 의논 내용을 아버지라 해서 시니어에게 밝히지 않았다. 그래도 시니어는 아들의 달라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풀린다. 게다가 두번째 아내에게서 태어난 딸이 챌리와 어울리고 드디어 브라더와 얘기하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하며, 시니어는 챌리에게서 풍기는 재주를 감탄한다.
'아, 시스터가 있어서 나이 어린 여자애를 다룰 줄 안다고...'
[돈의 이동에 대한 결재를 은행측에서 요구합니다, 썰.]
개리는 앞으로 밀려와 멎는 서류를 얼른 집었다. "Is that right?"
[내 이름을 걸고 결재함세.]
개리가 읽어보지도 않고 하단에 서명부터 했다.
그가 그 서류를 심복이자 비서인 자에게 직접 집어주었다. [나 은퇴하면 자네는 뭘 할텐가? 이 자리를 맡지?]
그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노, 썰!]
[자네는 내가 두 얼굴이라 밉지?]
"I understand you, Sir! (당신을 이해합니다!)"
"Junior talked to me last night at dinner table. (주니어가 어젯밤 저녁 식탁에서 나에게 말을 했다.)"
그렇게 말하는 육십대 백인 남자의 눈에 이슬이 비쳤다. [그의 엄마가 사라진 이 후 최초로 나를 대디라고 부르면서...]
개리의 앉은 자세를 묵묵히 내려다 보는 애론의 눈에도 이슬이 비쳤다.
[내가 내 자리와 목숨을 걸고 쑤를 보호해 주는 이유를... 이젠 알겠지?]
"I already figured that out. (나는 이미 간파하고 있었소.)"
"Challie is a good girl. She always smiles at me and asks me how I am. (챌리는 좋은 소녀야. 그녀는 나에게 늘 미소를 하고 나에게 어떠냐고 묻지.)"
[나도 주니어가 달라지는 것을 봅니다. 쑤를 버지니아로 보낸 것을 발견했을 때 그가 보쓰에게 전화로 대드는 것을 봤습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누가 시켜서가 아니더라고.]
개리가 비서의 손에 들린 서류를 가리켰다. [퍀스나 메일로 보내지 말고, 그걸 자네가 직접 그 은행에 가져다 주고 오지? 바로 처리되게.]
"예스!"
[그리고 알트에게서 전화가 오면, 나는 비지네쓰 출장 갔다고 둘러대 주게.]
[알트가 전화를 할까요?]
"He's a big whiner. (그는 심한 불평장이야.)"
[쑤가 떠나고 더 하는 것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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