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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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6. 05:16

   경찰들의 질문에 수키는 대답해야 했는데 그녀는 남편 말대로 아는 바 없다고 응했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에게는 다 밝혔다.
땡쓰기빙 데이 전날, 바로 그 날 아담이 집 앞까지 와서 쑤에게 전화를 계속 하기도 했고.
그가 아예 집 현관문을 노크해서 아이들이 문 열고 모두 내다보기도 했다는 사실을 밝혀야 했다. 
   "간뎅이들이 아예 부었구만!"
   우디가 거친 말로 내뱉고는 돌아섰다. "나 없는 때에 많이들 찾아오고 했는 모양인데, 그래! 그럼, 그렇지!"
수키는 미리 눈치채고 우디의 옷소매를 움켜 쥐었다. "어디 가는데, 자기!"
우디가 아내의 손을 좋게 풀었다.
수키가 다시 잡으려는데, 우디가 뒤로 물러섰다. "봤어? 애들이 그 날 낯선 남자가 당신을 찾아온 것을 직접 보고 알았으면서도 나한테 말 안 하는 거... 걔들이 그 정도야."
   "더 얘기할께, 어디 가지 마, 자기."
   "애담새끼가 집 앞에서 당한 모습으로 발견된 것도 완전 돌게 생겼구마는, 집 앞에서 전화해. 그리고 아예 문을 두드렸어. 뭐 하는 거야, 한숙희씨!"
우디가 홱 돌아섰다.
   "자기!"
   수키는 이 순간 저 남자를 놓쳐서 보내면 마지막이라는 공포가 몰려왔다. "제발!"
수키는 애담을 꼭 안은 채 우디의 앞을 가로막았다.
경찰들이 먼 발치서 서로 보고 민망한 듯한 얼굴 표정들을 지었다.
우디는 그래도 남들이 보는 앞에서 가족을 망신주는 것은 뭣 하다 싶어서 아내를 향해 돌아섰다. 
   "일단 나 좀... 아니, 들어가자구."
   "응!" 수키가 반가워서 우디의 팔소매를 얼른 잡았다.
우디가 경찰들을 향해 섰다. "Like I said, I'm not going anywhere but staying home. Knock on the door any time you guys need to see me. (내가 말했듯, 나는 아무 데도 안 가고 집에만 있을 거요. 당신네들이 나를 만날 필요가 있는 아무 때건 문을 두드리시요.)"
경찰 둘이 손을 대강 흔들어 보이고 각자의 차를 향해 걸어갔다.
   숙희는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소파에 가서 눕듯 앉는 운진의 곁에 바짝 붙었다.
   "아담이 그 날 우리집 문 두드린 사실을 자기한테 말 안 한 거... 용서해줘."
   "용서고 뭐고가 어디 있나, 이 사람아!"
   "난 자기가 애들한테 얘기 듣고 이제나 저제나 화를 내며 묻나... 기다렸어."
   "그런 점이 당신의 나쁜 점이요."
   "무슨 말이든 달갑게 들을께."
   "내가 얘기했을텐데... 우리 애들은 큰 피해가 아닌 일 같은 것은, 말을 잘 안 한다고."
   "아니면, 날 감싸주느라 쉬쉬했는지도..."
운진이 눈 가에 웃음을 띄웠다. "그렇게 봅시다. 그랬을 지도 모르니까..."
   "아담 살리는데, 돈, 얼마 들어?"
   "그래?" 운진의 얼굴이 피었다.
   "나는 아담이 제일 먼저 죽어줬으면 하는데... 자기 말대로인 거 같아."
   "한숙희씨, 쪼금... 한발 늦으셨네요."
   "아담 죽었어?"
   "애담 죽었든 말든, 아마 지금, 알트가 우리 잡으러 오고 있을걸?"
   "우리를?"
   "결국 나는 말장난 한 놈 밖에 안 됐으니까."
   "응?"
   숙희는 입술을 달짝거리다가 말했다. "자기가 정말... 알트랑 딜 했어?"
운진이 길게 앉은 자세로 숙희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알트가 자기랑 딜을 했냐구."
   "남자들에 하도 치여서 안 믿는다 치고... 남편 말도 못 믿나?"
   "못 믿는다는 게 아니라..."
   "내, 이번까지만 말하고, 앞으로는 더 이상 말 않겠소."
   "뭔데?" 숙희는 속으로 약간 떨며 남편에게 더 다가갔다.
   "반 돌려주고 반이라도 킾 하잔 말이 안 믿겼소?"
   "반..." 숙희의 혀끝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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