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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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6. 05:12

   알트가 웃었다.
   [내가 말했듯 당신은 남편이지만 쑤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네.]
   [정말. 미안하오. 큰소리만 치고 실행을 못해서.]
   "I know, I know, Woody. Thanks anyway! (알지, 알지, 우디. 어쨌든 고맙소!)"
알트는 우디와의 통화를 마치자마자 심복들을 불렀다.
   [이 자가 농간이다. 당장 처치하라! 그리고 쑤 그 년을 잡아오라!]
   알트가 책상 위에다 세어보지도 않은 돈뭉치를 던졌다. [우디란 새끼를 처치하고 쑤를 잡아오는 자가 이 돈의 임자다!]
돈의 위력. 세 명이 동시에 후닥닥 달려나갔다.
반면, 경호원 수퍼바이저급인 자는 천천히 걸어나갔다.
   애론만 횡재한 것이다. 
그는 손 안 대고 코 푼 격으로 개리의 어카운트를 해킹해서 돈을 빼돌려주고는 40 밀리언이란 돈을 거머쥐었다.
게다가 애론이 원하지도 않았는데 개리가 분기별 평점 분석에서 애론에게 A를 세개 주었다.
당연히 개리가 정년 퇴직하면 애론이 그 자리도 물려받도록.
   '고양이새끼가 아니라 사자새끼를 키우고 있었어!'
개리는 오늘도 그 말을 되뇌었다. '내가 애론을 너무 믿고 노출한 거지...'
개리는 더 늦기 전에 우디랑 화해해야겠다는 생각에 셀폰을 찾았다.

   운진이 집에 바로 안들어가고 이리저리 방황하는데...
제레미가 쑤에게 경고한 대로 랠프가 연락을 취해왔다.
   '결국 죠세핀 너는 나에게 돌아오게 되어 있는 운명이라며.'
   "Don't call me Jo! (나를 죠라고 부르지 마!)"
쑤는 비명에 가깝게 소리쳤다. '이 이는 왜 아직도 안 들어오는 거야!'
   [돈 다 갖고 오지? 내가 입을 열면 너는 돈이건 남편이건 아이이건 다 소용없어지는데?]
   [나는 널 잊고 산지 오래야!]
   [노, 노, 노! 너는 날 평생 잊을 수가 없지. 내가 네 체리(처녀)를 터뜨린 첫번째 남자인데. 네 가슴에다 굵은 펜으로 내 이름을 남긴 남자인데.] 
랠프가 흐흐흐 하고 웃었다.
수키는 셀폰을 아예 꺼버렸다.
그녀의 두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사정없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이게 소위 말하는 팔자인가?'
그녀는 집 전화로 남편에게 연락을 취했다. "어디야? 왜 아직 안 들어와?"
   "당신 목소리가 왜 그래?"
   "응?"
   숙희는 잠긴 목청을 큰 기침으로 가다듬었다. "자다 깨서 잠겼나봐."
   "자다 깬 목소리하고 다른데 그래."
   "밥 해놓을께 얼른 들어와."
   "당신이 밥을 한다구?"
   "밥만... 히히."
   "희한하군. 그 지경에서도 웃음이 나오니... 지금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하여튼 말이요, 나 당신한테 질렸소."
남편은 일방적으로 통화를 끊었다.
   어쨌거나 운진은 귀가해서 숙희가 밥물도 제대로 못 맞추고 지어놓은 밥에다 반찬 몇가지를 곁들여서 저녁을 했다.
그리고 그는 초저녁부터 아예 지하실로 내려갔다. 
술 마시기를 또 시작하는 것이었다.
숙희는 쫓아내려가서 돈에 대해 말하고 싶은 마음만 굴뚝같고 정작 몸은 움직이지않았다.
그 날 숙희가 그러기만 했더라도 사태는 아주 쉽게 넘어갔을텐데도.
운진은 숙희가 결혼을 빙자해서 마구잡이로 빼앗은 돈을 헤아려봤다.
거기에는 가게들을 판 돈도 들어가지만 그가 영아에게 준 가게에서 그 동안 나왔을 렌트비도 들었다.
거기에는 이 집을 살 때 다운하면서 들어간 돈도 포함되었다.
그러나 그는 결혼식 때 하객들이 와서 주고 간 축의금은 따지지 않기로 했다. 왜.
그 돈은 그녀를 보러 와서 놓고 간 돈이기 때문에.
그리고 신랑측의 축의금은 물어 보는 게 창피일 것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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