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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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0. 04:12

   숙희는 손에 보물단지처럼 쥐고 사는 셀폰이 정작 부르르 떨자 기겁을 했다.
   '애기 놀랐겠다!'
그녀는 한손으로 배를 만지며 다른 손으로 셀폰을 들여다봤다. 우디다! "자기!"
   "당신 돈 지금 하나도 안 남았지."
   "그걸! 자기가 어떻게 알어!" 숙희는 당장 흥분했다.
   "땡쓰기빙 날 다 빠져나갔지?"
   "응! 자기가 그걸 어떻게 알어? 아담이야?"
   "애담은 아냐."
   "아담은 아냐? 자기가 그것도 알어?"
   "알았으니까, 당신은 문 꼭 걸어잠그고. 만일 누가 들어오려는 기척이 나면 무조건 경찰 불러. 어차피 이제 그 집에는 갈 사람이 아무도 없을 거니까."
   "나 지금 집에 못 들어가고 있어, 자기. 자기 안 와?"
   "나? 내 걱정은 말고. 당신 괜찮을 거야. 집에 들어가라고."
운진은 형사가 못 알아들아면서도 귀 기울이는 꼴이 보기 싫어서 통화를 끊었다. 
   "What's wrong with you, man? (왜 그러나, 이사람아?)"
운진은 형사건 뭐건 '맨' 이라고 부르며 불쾌함을 나타냈다.
그 때서야 형사가 무안한 얼굴을 했다. [애담에 대해서 말하는 걸 들었소.]
   [애담이 저 지경으로 누웠는데, 언제 당했는지는 몰라도 돈 빼 내간 놈은 아닌 것 같다는 얘기요.]
   [누가 돈을 콘추롤 하는 거요, 그럼?]
   [누군가가 원격으로 하고 있소.]
   [아하!] 
흑인 형사가 고개를 크게 끄떡거렸다.
운진은 형사에게 또 보자는 손짓을 하고 돌아섰다.
   '수키에게서 돈이 사라졌으니 그 돈이 원하는 놈 손에 들어간 게 아니면, 여태 노렸던 새끼가 수키에게 해꼬지를 하겠군.'
운진은 밤길을 운전하며 이런저런 장면들을 그려봤다. '내가 집을 비우니까 제일 먼저 찾아온 놈이 애담. 그런데 애담은 어디서 왕창 깨졌다... 완전히 살벌하구만!'
운진은 운전하면서 셀폰을 끄집어 냈다.
그리고 알트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새끼는 보마나마 돼지겠지?'
   [헬로?] 알트가 제법 점잖게 나왔다.
   "Hey, fat man! What's up, fat man? (헤이, 뚱뚱아! 좀 어떠냐, 뚱뚱아?)"
   "Is this Woody? (우디인가?)"
   [예, 맨!]
   [땡쓰기빙이 지나자마자 전화를 하는군? 약속은 철저하네.]
   "Do me a favor. (부탁 좀 들어주라.)"
   "What is it? (뭔데?)"
   [형사가 나한테 쑤의 은행 어카운티에서 돈이 빠져 나간 것을 프린트 해서 보여주었는데, 그것에 대해서 알아봐 줄래?]
   "What?" 
   알트는 신음에 가까웠다. "How do you know?"
   "You got a fax machine, man? (퍀쓰 머신 가지고 있나?)"
   [뭣 때문에?]
   [이걸 너한테 퍀쓰로 보내줄께. 그래서 네가 볼 수 있도록.]
   "I believe you. I believe you. (널 믿는다. 널 믿을께.)"
   [누구 짓이라고 생각하냐?]
   [알아봐야지. 그녀는 어떤가?]
   [두 가지 기분이겠지. 돈이 없어졌으니 두려움도 없어졌겠고. 아니면, 더 두려워하던가.]
   [그녀가 사기 치는 게 아니라면... 두려워할 이유가 없겠지.]
   "From you, you fuck! (너로부터, 이 씹쌔야!)"
운진은 대놓고 욕을 한 후 통화를 끊었다. '이젠 내 앞에 나타나겠지?' 
그는 통화 분위기로 알트는 아니라고 단정지었다.
그렇다면 와이어로 움직일 수 있는 자는 개리 뿐이다. 
그 동안 개리가 그 여자에게로 돈이 모이게 한 거야.
그리고 때가 되니, 즉 남편이란 자가 집을 떠나니 모이게 한 돈을 싹 빼돌리고 그 여자는 횡령죄를 받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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