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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남편은 내가 주는 테이프를 부숴버렸지만, 나한테 다른 원본이 있기 때문에 복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
   제레미가 이제는 쑤에게 대놓고 전화해서 던진 말이었다. [알트도 복사를 원하고.]
   [나쁜 놈들!]
   [그래? 백개쯤 만들어야겠는데? 아니면 아예 인터넷에다 올려줄까?]
   [너의 밥줄을 살려 주었더니 고작 알트의 앞잡이가 되어 나한테 이러니?]
   [테이프를 안 갖다 바치면 이번에는 내가 죽거든.]
   [고마워 해라. 내 테이프가 네 목숨을 좌우하는 것에 대해.]
   [시간 나면 같이 볼까? 추억도 되살릴 겸?]
   [쓰레기 같은 놈들!]
   [이건 아나? 곧 제프의 재산이 공매 처분되는데, 제프의 집 안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너의 테이프들이 발견되면... 그 때 가서는 어떻게 할래?]
허걱!
숙희는 숨이 막혔다. '그 생각을 내가 왜 못했지!'
제프의 집에 쌓여있을 수십개의 테이프들은 온통 쑤와 제프 그리고 간혹 파티에서 원 나잇 스탠드로 몸을 섞었던 남자들과의 셐스 장면을 녹화한 것들이다.
제프가 그 중 가장 볼만한 씬들을 따로 편집해서 친구들에게 배포했고, 쑤 그녀도 가끔씩 자신의 셐스 비데오를 보며 흥분을 돋구고 극에 달하는 올가즘을 쫓았었던 것이다.
   '그런 것들이 지금 이 싯점에 불거지면. 그래서 우디의 손에 들어가게 되면. 그와의 재결합은 영영 무산되는 거잖아! 그런데 제레미가 주는 테이프를 그이가 부쉈다고?'
숙희는 아무래도 제레미를 직접 찾아서 어떻게 마무리 해봐야겠다고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제레미더러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니, 그가 집으로 오라고 했다.
그래서 쑤는 만삭인 몸을 이끌고, 겁도 없이 제레미를 만나러 갔다.
알트에게 보복을 당하고 나서 제레미가 달라졌는지 알아보려는 것이었다.
그녀는 제레미의 안내를 받아 집 안으로 들어서다가 가슴 철렁한 광경을 목격했다.
제레미가 완전 고의적으로... 
쑤가 제프와 섹스를 한 장면들을 몹시 저질이지만 얼굴들은 나오게 찍은 문제의 그 테이프를 틀어놓은 것이다.
   '나쁜 놈!'
쑤는 겉으로 내색않고 속으로 이를 갈았다. '얼마나 카피들을 했으면 화면이 저래!'
제레미가 쑤의 얼굴이 정면으로 나온 장면에서 정지시켰다.
쑤는 창으로 얼굴을 돌려 화면을 외면했다.
   "Are you happy with your husband now? (이제 남편과 행복하신가?)"
   제레미가 화면을 다시 재생시키며 볼륨을 올렸다. "Nice moaning. (근사한 신음이군.)"
쑤가 아마도 제프와인듯, 뒤로 자세를 취한 성교에서 교성을 올리고 있는 장면이다.
제레미가 리못 콘추롤로 화면을 빠르게 보냈다.
그리고 화면은 검은 테 안경을 쓴 남자가 쑤를 정상위로 섹스하는 장면에서 재생되었다. 애담 갠지스.
허걱!
숙희는 가슴이 정지하는 줄 알았다.
   '바로 저 장면이 사진으로 인쇄되었나? 개리가 나를 심문할 때 폴더에 넣어서 보여주었던 스틸 사진 장면과 똑같잖아! 그래서 내가 아담에게 전화했잖아.'
그렇다면 개리에게나 아니면 다른 이에게 저 테이프가 들어가 있어서 필요한 장면을 사진으로 빼내면 밖에다가 얼마든지 유포할 수 있다...
   [아담도 똑같은 테이프를 가지고 있어?] 쑤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What does it matter now? (이제 그게 무슨 상관인데?)"
   "What do you mean? (무슨 뜻인데?)"
   [이제는 알트에게 다 굴복하지 않으면 그가 활화산처럼 죄다 폭발시킬 거야. 제일 먼저 너에 대해 온 천하에 알릴테지.]
   [팦한테는... 더 많은 돈이 돌아가게 했는데도?]
   [그는 네가 가진 돈을 더 원하지. 지금 네가 수작부리는 작업은 애피타이저 수준?]
   "..."
   [에프티씨에 올라가지도 못하는 스몰 작업 갖고 알트를 닥치게 하려고?]
   제레미가 테이프 재생을 껐다. [암만해도 애담이 너 때문에 당했을 거야...]
   "What about Ahdam(아담)!"
   "Why do you call him Ahdam(아담)! He's Adam(애담)! Are you du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