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이라 매상이 팍 오르고 일찍 손님이 끊어졌다.
아홉시쯤에 문을 닫아 걸고, 영아가 부득부득 밥 같이 먹자고 우디를 붙들었다.
"애들은 아홉시면 칼 같이 자. 폴 아빠는 아예... 죽었구."
"폴 아빠... 아직 안 죽었는데?"
"..."
영아가 잠시 혼동된 얼굴을 했다가 이내 웃었다. "아아! 역시 형부는!"
영아가 우디를 가게 뒷방으로 끌었다.
그 방에는 작은 탁자가 중앙에 놓였고, 그 위에는 신문지로 덮어놓은 저녁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영아가 그 신문지를 접어서 치웠다.
그 밑에는 그래도 제법 신경 쓴듯 반찬 두어가지가 가지런히 놓였다.
"찌게만 덥히면 돼. 형부, 손 씻고 와. 얼른!"
영아가 형부라면서 감히 그의 엉덩이를 툭툭 쳤다. "오, 역시 형부 히프는... 좋다!"
"처제 많이 변했군. 이젠 애엄마라 그래?"
둘이 소주를 곁들여서 저녁을 먹고.
이층에 식구들이 다 잠들었나 한번 더 확인하고 내려온 영아에게서는 분냄새가 났다. 그녀는 치마 차림이었다.
둘은 가게 뒷방 바닥에 밬스를 두 겹으로 깔고, 그 위에 마주보고 누워서 겉으로 애무를 시작했다. 그런데 조금만 움직여도 밬스에서 스치는 소리가 났다.
결국 운진은 영아의 팬티 밖으로 거기까지만 손을 댔다가 치웠다. "미안해."
허나 영아의 그 곳은 이미 팬티를 밖까지 펑 적시고 있었다.
"아이고오! 형부, 간이 고만 해서, 참 나아... 괜찮다는데두." 영아가 운진을 다시 끌었다.
운진은 될대로 되라 하는 심정으로 영아를 다시 안았다.
두 사람은 또 불륜을 저지르면서, 그러니까 요철 맞추는 그걸 하면서 입도 쉬지 않았다.
"우리 사이,... 그리 정답지, 않어."
"으음! 왜애, 또오..."
"내가 늘 형부를, 그리워 하며, 사니까."
"그러면, 안 되잖아!"
"아무래도 형부가, 나 첫정이잖어. 내 순결을 드렸는데, 쉽게 잊혀지겠어? 형부는, 저를 까맣게 다 잊으셨나 봐?"
"꼭... 그렇지는 않아. 가끔... 나도 생각해."
"형록씨는 늘 각오하고 산대. 내가... 언제고, 형부한테, 가겠다고 하면, 보내야 한다고."
"그러면, 안 돼! 노..."
"약속이었거든. 나 형록씨한테 올 때 약속 받았어. 나 보내 달라 하면 보내주기로. 언제고. 내 마음이 그래. 세상이 허락만 한다면, 형부의 뒷전에서, 기다리며 사는 여자로도, 난 행복할 거 같애. 형부가 가끔, 들여다 봐주기만 한다면."
"그러지 마. 형록이와 잘 살아야, 모두가 서로, 맘이 편치."
"형록씨... 의외로 속이 굉장히 좁아. 겉으로 허우대는 멀쩡한데, 어려서부터 형한테 늘, 눌려 살았다며. 그리고, 혼인 신고만 했어도 내가 와이픈데... 나한테 속을 안 줘."
"더 살다 보면 차차, 나아지겠지."
두 불륜남녀는 체위를 바꿔서 계속했다.
"이 가게도 결국, 형부가 나랑, 폴 보고 마련해 준 거라고... 여차하면 빈 손으로 나갈 각오가 늘 되어 있다나 어쨌다나. 결국은 형부가, 처제를, 아직 사랑하니까, 이렇게 몇십만불 하는 리꺼 스토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장만해 준 거라며... 그것도 거저로."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겠군. 실은... 처제가... 폴을 낳아서 기르니까아. 편하게 살아 달라고 한 거지. 진짜로 말하라면, 나는 이 가게, 꼴도 보기싫어."
"알지, 왜 그러시는지. 그나저나 형부... 정말 이혼해?"
"이혼..."
우디는 자신의 마음을 견주어 보았다. "그러고 싶어."
영아가 몸을 바로 뉘였다. "왜?"
"지금 여자...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해."
"돈 같은 거 갖고 자꾸 속여?"
"아니. 남자 관계가 너무 복잡해. 나랑 결혼하고도."
"어떡해. 형부 불쌍해서... 울 언니두 그랬는데."
"헤헤헤. 내 팔잔가 봐."
둘은 그리고 가만히 정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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