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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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2. 01:32

   '우리가 이혼할 것처럼 소문나니까, 가장 먼저 개리가 당신 은행에서 돈 빼내가고, 애담은 알트에 의해서 거의 죽을 정도까지 폭행을 당했지.'
   '애담은 회생하기 힘들고, 그런다 해도 사람 구실 못 할걸...'
   '알트가 제프가 당신을 캘리포니아로 빼돌렸다고 금융사기로 고발해서 감옥에 가게 한 것은 약과요.'
숙희는 남편의 설명을 들으며 그녀 특유의 습관대로 일단 부인하고 본다.
   "자기가 안다고 하는 그 말들이 어쩌면 다 안 맞을 지도 몰라."
그녀의 그 말이 끝나자마자 운진이 셀폰을 꺼냈다.

   운서가 와서 남동생과 함께 숙희와 옥신각신했다.
핏덩이지만 애담을 데려가겠다고.
   "미쳤나 봐, 이 인간들이!" 숙희의 입에서 그 말이 튀어 나왔다.
그 순간.
짝!
숙희의 뺨에 운진의 손이 갔다. 
   "뚫린 입이라고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냐!"
   운진의 입에서 노도 같은 어투가 튀어 나갔다. "너 혼자 죽으라잖아! 내 새끼 눈도 못 떠보고 쌩죽음 당하는 거 못 보겠다고!"
숙희는 뺨따귀 맞은 것도, 너란 칭호를 또 받은 것도 도저히 못 받아주겠어서 남편에게 대들려는데, 운서가 그 틈에 애담을 냉큼 빼앗아 안고는 문으로 향했다.
   "내 애기 내 놔!" 숙희가 운서를 뒤쫓으려는데, 운진이 그녀를 발을 걸었다.
   "보자보자 하니 이 여자 진짜 개판이구만! 하긴 막 살아온 출신이 어디 가나?"
숙희는 반미끄럼질로 리빙룸 카펫을 짚고 일어섰다. "와앗! 막 사, 살아와?"
   "김정애가 당신을 딱 한마디로 표현합디다. 두자... 걸레."
   "왓?"
   "알트는 당신을 호어, 창녀라 불렀고."
   "왓?"
운진이 숙희를 가로막고 섰다. "누이. 애기 데리고 가슈. 이 여자는 내가 알아서 하고 뒤따라 갈테니."
   "안 돼! 내 애기야!"
숙희가 운서를 따라가려는데, 운진이 숙희의 팔을 꽉 잡아 세웠다.
   "투 빌리언 끌어안고 흐뭇해 하다가 혼자 가라니까! 애꿎은 새생명이 빛도 보기 전에 더럽고 치사한 엄마 때문에 죽는 거 당하게 하지 말고!"
   "말, 말 조심해!"
   "나도 너 같은 여자 몸 함부로 굴려서 끌어모은 돈, 일전도 싫으니까, 혼자 돈 신나게 세면서 잘 살라구."
운서는 이미 문을 열었다.
   '안 돼!'
숙희는 입에서 헛바람만 나갔다. '안 돼!'
숙희가 졸도해서 주저앉는 것을 보고, 운진이 그녀의 다리를 넘어서 갔다.
   "갑시다, 누님!"
숙희가 운진의 다리를 붙잡았다. "안 돼! 가지 마!"
   "놔, 이거!"
   "가지 마! 하라는 대로 다 할께. 가지 마!"
   "돈이 뭐가 그리 탐나서. 한번 죽으면 그만인 목숨이라도 억울하게는 죽지 말아야지."
   "그럴께. 자기가 하라는 대로 할께. 제발... 제발, 가지만 말아줘. 잘못했어. 용서해줘."
   "정말이야?"
   "응! 살고 싶어."
   "정말이지?"
   "응!"
   숙희는 남편의 다리에 매달려서 콧물 눈물 흘려가며 펑펑 울었다. 처절하게. "정말이야."
운진이 앉으며 숙희를 봤다. "참, 딱한 사람이네..."
   "말만 해. 하라는 대로 할게."
   "대답은 다 나왔잖소!"
   "아기만은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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