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키는 완전히 젖은 모습으로 들어서는 남편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이번에도 수키가 그의 품 안에 안겼다. "나 무서워서 혼났어, 자기!"
"왜애... 식사는?"
우디는 평온해 보였다. "나 없더라도 식사는 챙겨 먹어야지, 이 사람아."
"자기가 나갔는데 밥이 넘어가?"
그가 뒤로 감추었던 팔을 앞으로 하니 먹을 것으로 보이는 시장 봉다리가 들렸다.
"지금 먹는 게 중요하니, 자기는?"
수키가 우디의 볼을 두 손으로 잡고 아주 진하고 긴 키쓰를 했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이제부터는 나 혼자 놔두고 아무 데도 가지 마! 나 미칠 것 같애!"
"밥 먹읍시다." 우디가 수키를 안은 채 부엌쪽으로 밀었다.
수키는 저도 모르게 솟구치는 희열에 못 이겨서 남편을 연신 키쓰했다.
"자기한테는 얼른 봐서 모르는 어떤 매력이 있다?"
수키가 음식을 부지런히 먹으며 말했다. "사람들이 자기한테 실수를 참 많이 해."
"하라 그래."
"하지이! 그래 놓고는 나중에 저들 꾀에 스스로 빠져서는 자기한테 꼼짝... 못 하는 결과를 낳고... 스스로의 함정에 빠져서 자기보고 도와달라 하지."
"과찬은!..."
"정말이야. 나도 그 중에 하나잖니? 흐흐."
"당신이 나한테 실수한 게 뭐 있나? 내가 늘 실수하지."
"근데... 내 보이스메일... 안 들어봤니, 자기?"
그제서야 우디가 바지주머니를 탁탁 쳤다. "어? 내 셀폰이 어디 갔지?"
"와아아! 내 상기됐던 감정이 대번에 무너진다... 내가 아주... 기찬 고백을 거기다 남겼는데 왜 가만 있나 했더니..."
"무슨 고백?"
"반복은 안 해. 전화에다는 했는데, 자기 얼굴을 보니까..."
수키가 눈웃음을 쳤다. "사랑한다구 그랬다, 왜?"
"와우!"
우디가 하던 포크질을 멈추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섰다. "당장 들어봐야지!"
"아니, 여기서 직접 듣고 뭘 또 당장 들어보냐?"
"아냐. 전화에다 고백한 거는 틀림없이 감정이 실려 있을 거야."
"지금 한 거는 뭐구?"
"지금은 그냥 전하는 말이구."
"것 봐! 자기는 참 특이해. 사람 감정을 정확히 분별한다니까? 맞다... 지금은 그냥 옮긴 것 뿐이고, 아까는 진짜 눈물 나도록 고백했다."
"부인."
우디가 수키의 옆으로 왔다. "키쓰를 해도 되겠습니까?"
수키가 눈을 흘겼다가 굳었다.
"자기 지금 그거... 자기가 나한테 최초로 키쓰하자고 하는 것인 거... 아니? 우리가 처음 만났던 때 이 후로도... 결혼하고 나서도. 자기가 먼저 키쓰하잔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우디가 수키의 입술 옆에 뭐가 묻은 것을 혀 끝으로 핥아 먹었다.
"에유! 더럽게! 돌았나 봐!" 수키가 질겁을 했다.
우디가 입맛을 두어번 다셔서 제 딴에는 깨끗이 하고는 서서히 얼굴을 가져갔다.
수키가 그의 눈을 보다가 눈을 감았다.
우디는 새삼 아내의 입술이 참 예쁘다는 것을 실감했다.
주로 어두울 때 애무하며 입술이 문드러지도록 하는 키쓰는 욕정만 북돋아 줄 뿐, 또 오럴을 행할 때와 달리 환한 곳에서 탐하려는 아내의 입술은 의외로 속살처럼 부드럽고 따뜻했다.
키쓰가 점점 오래도록 이어지자, 수키는 손에 쥐었던 포크를 살며시 놓고, 우디의 머리를 살짝 잡았다.
우디의 입술이 수키의 입술을 열리게 하고, 혀가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수키는 이 때 남편의 혀 침입이 성행위 때의 것과 질적으로 다름을 느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의 혀를 입 안 깊숙히 들어오도록 유도하고 그 놈을 살짝 물었다.
못 나가도록 하려고.
다시는 집을 나간다든지 하는 짓을 못하도록 하려고. '잡았다, 이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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