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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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3. 02:52

   근 한달이 소리없이 흐르고.
경찰이 용의자에 대한 우디의 재확인 협조를 부탁한 날이 돌아왔는데.
우디를 형록의 가게 안에서 찔렀던 범인의 배후가 전혀 엉뚱한 데서 드러났다.
제프가 앞으로의 형량 흥정을 신청하며, 진범이 누구라고 자백한 것이다로.
쑤를 차지하기 위해 청부폭행을 시켰다고. 
그 범죄행위에 대한 검사의 구형형량이 징역 10년 정도. 
제프가 부정폭리 혐의로 받을 형량이 20년. 벌금 물고 플리 바겐으로 하면 10년. 하지만 증거부족.
그러면 검사들은 살인미수건으로 종결시키기 위해 흥정 테이블에 나올 것이다. 용의자가 있으니.
정작 우디를 칼로 찌른 자는 살인미수로 어쩌면 종신형을 받을지도.
   '역시 제프였어?' 
   수키는 죄책감에 남편을 제대로 대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시킨 것도 아니고, 알고 있었던 것도 아니지만 제프가 연정에 우러나서 우디를 처치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그녀를 몸둘 바 모르게 한 것이다.
   "자기... 용서하려 하거나 흥정에 동의하지 마."
   수키는 그 말을 힘들게 표현했다. "제프... 나오지 안 하게."
우디는 아내를 물끄러미 바라다보기만 했다. 이 여자가 참... 희한하네. 정말 모르나?

   이 날이 공판날이었다.
우디 혼자서 법원에 가고 수키는 하루 종일 죽을 심정으로 벽시계만 눈으로 들볶았다.
네 시간 정도 지난 후, 수키는 재판이 다 끝났으려니 해서 남편의 셀폰 번호를 눌렀다.
그의 셀폰은 아예 꺼져있는 상태였다.
   "자기... 나 궁금해서 미치겠어... 메세지 듣는대로 전화 줘?"
   그리고 수키는 평생 사용하지 않았던 단어를 입 밖으로 내었다. "운진씨, 사랑해..."
재판은 네 시간도 넘게 끌다가 휴정이 선포되었다.
제프가 그의 형량흥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폭력청부에 대해 증언하지 않겠다고 버티었다.
검사들과 판사가 회의에 회의를 거듭하고 나서, 우디를 따로 불렀다.
우디는, 만일 제프의 잔꾀에 넘어가는 검사들이 살인미수건 해결에 대한 공로만 얻으려고 푸쉬(push)한다면, 그래서 아내의 악몽이 재현된다면, 그 여파가 어디까지일지 그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그 여파가 간신히 재연합한 결혼생활에 미칠 영향도 생각했다.
그래서 우디가 제프를 가리키며 내뱉은 말.
   [너도 나도 네가 나의 피습건에 대해서 관여없다는 것을 안다.]
그의 말에 검사보다 더 경악한 것은 제프였다.
범인이 제프를 시킨 자로 지목하고, 제프도 시켰다고 시인했는데, 정작 피해자가 범인이 아니라고 간단하게 부정하니, 수사는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You got life, buddy! (너는 종신형이다!)"
   검사가 다시 붙들려 들어가는 제프의 등 뒤에다 대고 고개를 저었다. "I told you not to underestimate oriental. (내가 동양인들을 과소 평가하지 말랬지.)"
또 한 명의 검사가 우디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정말 용의자가 범인 같지 않으냐' 고.
   [노! 그는 아닙니다.]
   [그럼, 혹시 누군지 압니까?]
   [이제는 기억이 나지않습니다. But he's not it.]
우디는 누가 그랬다는 것을 때가 될 때까지 끝끝내 말하지 않을 작정인 것이다.
   우디는 법원을 나와 아무 생각 없이 차를 몰고 다녔다.
그가 찬기를 느끼고 정신을 차린 때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고, 그가 주위를 인식한 곳은 영란의 뼛가루를 물에 흩뿌렸던 다리 밑 공원이었다. 
그는 정신만 빼놓으면 이 곳으로 오는 자신이 이상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마치 영란의 귀신이 그를 물에 빠뜨리려고 유인하는 건지.
영란과 살았을 때는 골치 아픈 일이 많았었지만 생명에 위협을 받은 적은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는 그래도 행복한 나날들이었다. 적어도 영란의 부정 행위를 알기 전까지는.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가도 술을 마시고 한숨 자고 나면 잊곤 했다.
   '영아와 정말 달아났었어야 했어... 아주 멀리. 아예 한국으로...'
   그랬었다면 지금쯤 둘이는 새로운 아이를 아주 많이 낳고 열심히 살고 있었을 텐데.
지금이라도 다 때려치고 영아랑 달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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