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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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3. 02:53

   애담을 젖 먹이고 크립에 뉘인 후 숙희는 옷 갈아입으러 욕실로 들어갔다.
운진이 변기에다 소변을 보고 있다가 장난을 했다. 
오줌 나오는 고추를 흔드는.
   "어이구? 왜 이러셔?"
   숙희가 셔츠를 벗었다. 그랬더니 아기 수유에 유리하라고 젖을 밑에서만 받쳐주는 브래지어가 나타나고 유달리 크고 까만 색의 유두가 나왔다. "뭘 보셔?"
   "제프를 나오게 하면 일이 참 쉽게 끝나겠는데." 운진이 바자마 바지를 올렸다.
얼굴에 크림을 바르던 숙희의 동작이 멎었다. 
   "제프가 나오면 나를 협공한다 해놓고는?"
   "제프로 하여금 개리가 훔쳐간 돈에 든 제 돈을 찾게 충동하는 거지."
   "제프가 난 상관 안 한다 할 거라며."
   "얘기하는 거지. 개리가 수작 부려서 제프 너 줄 돈 그리로 갔다고."
   "난 무슨 말인지 이해가 얼른 안 간다, 자기. 먼저는 제프를 나오게 해서 날 힘들게 할 거라더니, 이젠 또 제프를 나오게 해서 어떻게 한다니..."
   "제프한테... 아직도 당신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 있다면... 당신을 돕겠지."
숙희가 운진을 홱 돌아다봤다. "그게 날 괴롭히는 거고, 알트가 그걸 노리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해?"
운진이 그 말을 남기고 욕실을 나갔다.
숙희는 크림을 한 손 가득 퍼서는 팔을 늘어뜨렸다. '무슨 소리야, 대체?'

   "같은 제프를 놓고, 알트가 나오게 하면, 제프는 당신의 적이 되는 거고. 우리가 나오게 하면 제프는 우리에게 은혜를 갚으려 하겠지."
   운진이 아까부터 숙희를 이해시키고 있었다. "이래저래 개리는 제프가 나오는 걸 환영하지않지."
   "나도인데."
   "흠... 제프 나오게 해서 당신을 한번 시험해 봐?"
   "뭐라구?"
   "제프가 나오면, 당신 흔들릴 걸?"
   "뭐야?"
   "진짜 괜찮은 친구 같던데. 나는 발뒤꿈치도 못따라갈 정도로..."
   "겉만 보고 그러지 마. 그래. 자기가 그렇게 말하니, 나 솔직히 말한다?"
   "해."
   "처음엔 몰랐는데... 자기랑 이제 삼년 조금 넘게 사는 건데... 자기가... 내가 알고 지냈던 남자들 중... 최고야."
   "그래?" 
운진의 눈가에 웃음기가 서렸다.
   "물론 내가 결혼한 남자이기도 하며. 살면서 자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뭐랄까... 에이, 말할께! 자기가 두려워져."
   "나쁜 남편이라 이건가?"
   "흥! 그래! 어이구!"
   숙희가 운진의 가슴을 살짝 쥐어박았다. "날 아주 갖고 놀아요. 어쨌든 자기가 나한테 전혀 관심도 안 주구, 나 혼자 끙끙 앓고 다니건말건 쳐다도 안 볼 때는 정말, 내가 설 땅이 어디냐, 진짜 서러웠었는데. 일 처리해 주는 거 보니 놀라웠어."
   "당신도 제 삼자가 되어서 보면 해답이 금방 나오지."
   "제 삼자?"
   "당신 하는 대로 내버려 두면 결국 돈이 모두 개리에게 모이고. 맨 마지막에 개리를 치는 자가 돈을 다 갖는 거지."
   "알트는?"
   "알트는... 생각보다 통이 좁던데? 여자나 울리는 쪼다."
숙희는 저도 모르게 운진의 가슴을 살짝 꼬집으려했다. "점점 모를 남자야."
   "지 모가지가 간당간당한 놈이 뭘... 그러니 돈이나 챙겨서 달아나려고 안달하겠지."
   "그래 놓고 자기랑 손 잡재?" 
   "우리가 이혼하려던 사이니까."
   "우리 이혼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서?"
   "내가 당신한테 앙갚음할 걸 이용하자는 거였겠지."
허걱!
숙희는 또 남편에게 달겨들었다. "그, 어느 누구보다, 자기가 날 어떻게 하려고 들면, 난 진짜...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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