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리의 출생의 비밀이 어찌 말이 나오는 도중 그만 주니어에게 밝혀졌는데.
그런데 개리 주니어가 의외로 실망하거나 변색하지않고 도리어 지금의 부모는 보통 사람들이 아니라고 극구 칭찬했다고.
특히 아빠를 무지 칭찬했다고.
또 특히 지금의 새엄마는 엄밀히 말해서 챌리와 전혀 연관이 없는 데도...
"엄마가 나 부모니까, 나를 같이 있게 하구... 결혼?... 해서 잘 살게 하구."
챌리가 정작 아빠보다는 새엄마에게 치댔다. "엄마가 진짜 나 엄마이면, 진짜 좋은데."
"엄마면 다 엄마인 거야." 우디가 말했다.
수키가 챌리의 등을 쓰다듬어 주다가 가볍게 안았다.
"내가 원래는 굉장히 차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는데... 결국 아빠한테 졌잖니."
"져? 어떻게요?" 챌리가 몸을 세웠다.
"니 아빠는 좀... 특이해.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부드러운 것 같으면서도... 속에 뼈가 있어. 무슨 말이지, 자기? 내가 해 놓고도 모르겠다."
"대충 넘어가시요. 나도 우리 말이 차차 잊혀져 가는 중이니까."
"하여간... 자식을 낳아보면 안단다. 내 몸을 찢고 나오는데, 어찌 안 귀하겠니?"
숙희의 그 말에 운진과 챌리는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개리 주니어가 밤 늦게 아이스크림을 한 통 사가지고 들렀다.
여태 오버타임을 하느라 저녁도 못 먹고 왔다며 남의 집 부엌을 뒤졌다. 그래서 챌리가 아빠와 같이 비록 프로즌(frozen) 된 것이지만 이탤리언 스타일의 요리 하나를 데워서 내 놓았다.
주니어가 맑은 와인 한잔을 곁들여서 그게 무슨 별미인 양 소리도 요란하게 먹어치웠다.
식사를 마친 후, 주니어는 주로 장인인 우디와 대화를 많이 했다. 세계 정세에 대해 분석하는 일을 하는지라 주니어가 설명해 주는 미래는 무척 어두웠다.
"Don't buy anything. Don't start anything. You have money? Just keep it. (아무 것도 사지 마시요. 아무 일도 시작하지 마시요. 돈을 가지고 있으면? 그냥 가지고 있으시요.)"
주니어가 단어 하나하나마다 강조해서 말했다. "Good thing you sold the company. (회사를 판 것은 잘한 일이요.)"
우디는 수키가 마지막까지 고수하려다가 포기한 방탄차 회사를 말하는 줄 알았다.
지금 중동 전쟁에서는 반군 폭도들의 길가에 장치한 폭탄과 수류탄 공격에 미군들이 하루에도 몇명씩 죽어가고 있다. 미군 전용 차량인 허머(hummer)는 생명 보호에 아무런 혜택을 주지 못 하고, 조그만 폭탄 한발에도 산산조각이 났다.
거의 매일 엿가락처럼 휘어버린 차량 잔해를 뉴스에서 보도하더니, 어느 날부터인가 국방성의 통제로 인해 일제히 사라졌다. 심지어 전사해서 본국으로 후송되는 군인의 관들을 찍지도 보도하지도 못 하게 막았다.
국민들은 추상적인 보도만 듣고 보며 전쟁이 언제나 끝날래나, 그것만 우려하게 되었다.
동남 아시아의 몇몇 국가에서 한 두명이 독재한다고 경멸하던 미국은 아예 메스콤에게 무엇을 보도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숫제 견본을 나누어 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뉴 욬 포스트를 보던 엘에이 타임즈를 보던 전쟁에 관한 기사는 심지어 자료에서 틀린 철잣법까지도 똑같았다.
국민들은 매스콤을 욕하며 차차 뉴스페이퍼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 공화당 정부는 심지어 아마츄어들이 인터넷에다 전쟁에 관한 동영상을 올리는 것 조차 그 웹매스터에게 명령해서 삭제 조치하도록 했다. 버티면...
국토안보부에서 그 웹사이트 자체를 차단시켰다.
중국이 지진 피해 상황을 세계에 숨기기 위해 중국내 '유툽(Youtube)' 사이트를 한동안 차단한 것과 전혀 다를 바 없었다.
"We've got to impeach President! (대통령을 탄핵해야만 합니다!)"
주니어가 흥분했다.
챌리도 국방성 내부에서 다 알고도 쉬쉬하므로 말은 못하고, 고개만 끄떡였다.
어쨌거나 챌리는 마음이 불안할 때나 혹간 전해 듣는 전사자 숫자가 너무 많을 때는 비록 친부모가 아닐 망정 이 집을 쪼르르 찾아와서는 위안을 얻고 간다.
부모는 꼭 핏줄을 주고 받아서만 부모가 아닌 것이다.
내 애든 아니든 핏덩이를 받아 키워주는 부모도 있는 것이다.
나이 순서대로 하자면 에밀리가 먼저이다.
쑤는 펜실배니아 주의 앨런타운을 뜨면서 에밀리를 고모네다 맡겼다.
그 후 그녀는 돈이 생기고 시간 나면 한밤중에 얼른 들러서 고모의 손에 쥐어주곤 했다. 그러다가 미친 짓에 휘말리기 시작하며 아예 발을 끊었고 여태 뻔뻔하게 살아오고 있다.
챌리는 친아빠 아니지만 철 들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잘 살아오고 있다.
또 폴은 형록이 받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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