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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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4. 00:51

   그래서 수키는 남편을 흔들리게 할 장애물은 미리미리 치워놓자고 정애를 또 만나고 있었다. 
   "돈도 주었잖니. 이 정도로 말할 때 우리 그 이에게서 영원히 떨어져라. 너하고 내가 이럴 사이가 아니잖아."
   "너는 너의 문젯점을 참 모르는구나." 정애가 비웃는 듯한 웃음을 날렸다.
   "뭐라구? 무슨 문젯점!"
   "넌 마치 내가 네 남편에게 달라붙어서 어떻게 하는 것처럼 말하는데, 실제로는 그게 아니거든? 네 남편이 날 찾아오는 거지?"
   "어쨌거나 이제부터는 우리 그이하고 만나지 말란 말야!"
   "알았어. 알았으니까 네 그이나 잘 감시해. 날 또 찾아오는 건 내가 뭐라 안 해."
   "얘가 정말! 너 한국에서부터 내가 만나는 남자마다 따라다니며 방해를 하더니..."
   "아아, 얘가 또 그 얘길... 그럼, 너 지금이라도 한국 나가서 만나 봐."
   "뭐가 어째고 어째?"
   수키가 언성을 높이지만 어째 죽어 들어가는 기색이다. "너랑... 딸 낳고 아들도 낳은..."
   "너는 아직도 내가 그 선배를 빼앗았다고 생각하지?"
   "네가 그 날... 내 대신 나가지만 않았어도."
수키는 말을 하다 말고 머리를 흔들었다. '내가 왜 이래!'
   "넌 여기서도 네 남자에게서 똑같은 대우를 받는구나."
   "뭐라구?"
   "우리 애들 아빠도 그랬듯이, 네 지금의 남편도 너한테 질려 있을 거야."
   "질려 있다구?"
   "너의 그 독선과 비굴함에."
   '독선? 비굴? 내가 무슨... 기가 막혀서!'
수키는 말문이 막혔다. "어쨌든... 우리... 다시 합쳤어!"
   "내가 보내주었으니까."
   "거짓말 하지 마! 니가 무슨 내 남편을 보내주고말고 해!"
   "네 남편도 거짓말장이야."
   "흥!"
   "이혼하면 위자료 받는 데서 나 돈 더 준다 해놓고선, 돌아가서 살어?"
   "이혼하면... 이혼하면?"
   "너 내가 입만 열면 그대로 매장되는 거 알지?"
거기서 수키는 오기가 생겼다. "해라?"
   "그래?"
   "해! 뭘 입을 여는지 모르겠지만, 해!"
숙희는 죽기 아니면 까무라치기 또는 이판사판이었다.
   그러나 집으로 돌아오는 수키는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독선과 비굴이란 단어들이 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지지않았다.
그이가 정애에게 이혼하면 돈을 더 준다고 했다는 말이 천둥처럼 되풀이 되어 들려왔다.
남자들이 질려 한다는 말이 가슴을 때렸다.
   '그러나 정애 너한테는 돈 더 못줘!'
숙희는 정애가 일하는 데를 찾아가서 불을 질러버릴까 하는 분노가 솟았다. '기집애 확 타 죽으라고!'
숙희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애담 젖부터 먹이려고 욕실로 손 씻으러 들어갔다. 
   "자기이! 자기이?"
운진은 그 부름소리에 갓난애를 곁에 뉘이고 자다가 깼다.
그녀가 바지 주머니에 꽂고 다니는 셀폰이 진동했다.
그녀는 손의 물기를 다 딲고 나서 셀폰을 꺼내봤다. '개리!'
남편의 말이 옳았다. 
개리가 드디어 연락을 하는구나!
그녀는 셀폰을 남편에게 넘겨주고 애담에게 젖부터 물렸다.
내내 자던 애담이 그제서야 잊었다가 생각났다는 듯이 엄마의 젖을 맹렬히 빨아댔다.
운진은 아내가 던져준 그녀의 셀폰을 들여다 봤다. "개리네?"
   "개리가 제일 먼저 전화할 거라고 자기가 말했잖아."
   "돈 보관이 탈 났구만?"
   "그럼, 내 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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