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pt.4 8-8x078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4. 00:51

   우디는 챌리 생부를 만나고 있었다. 
영호가 꼬시고 꼬셔서 어느 공터까지 나오게 했다고.
   "내 집에 들어와서 뒤진 덕분에 식구들 셀폰 번호를 알아가지고는 장난하는구나?"
   "그냥... 넘어가자구요, 들." 곁에 같이 있는 영호가 조바심을 냈다.
챌리의 생부 신가가 눈 가에 웃음끼를 가득 실었다. "여편네가 밖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테 무슨 할 말이 있다고."
   "그러는 넌 알어?"
   "너? 아니, 이... 어디다가." 
신가가 말은 불쾌하다고 내뱉지만, 가만히 서서 노려보는 우디에게서 형용 못할 분위기를 느꼈다.
   "말해라. 날 왜 찌르려 했는지. 혼자 한 짓 아니지?"
   "내가 뭐, 뭘 해?"
   "영호야. 어떻게 할까?"
   우디가 옛처남을 쳐다봤다. "그냥 넘어가면 안 될 것 같지?"
영호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절절 매었다.
순간적이었다.
우디의 발이 신가의 목을 가격했다. 
컥! 소리와 함께 신가가 목을 쥐고 선 채로 나가 넘어졌다.
우디가 쫓아가서는 신가의 명치에다 구둣발을 얹었다. "죽을래, 아니면 불래?"
신가가 숨도 못쉬고 익익익 소리만 간신히 냈다.
영호가 우디의 팔을 붙잡았다. "매형. 우리가 잠시 돈에 눈이 어두워서 죽을 죄를..."
   "누가 시켰냐니까!"
신가의 안색이 흑색으로 변하려 했다.
   "못대? 누가 시켜서 날 찔렀냐니까!"
   "저기, 있어요. 아효, 말하면 죽는데."
   "말해서 그자들한테 죽으나 말 안 해서 나한테 죽으나 너희들 죽는 건 매일반이다!"
신가의 팔이 늘어지려하기 시작했다.
   "오라이언 은행 회장요!" 영호가 그 말을 내뱉고는 우디의 발을 치우게 했다. 
   "확실하지!"
   "네!"
   "영호 너는 잠시 피해 있어. 걔네들 눈에 띄였다가는 죽는다."
   "그렇잖아도 돈 게워낼 거예요."
   "걔네들이 돈 돌려달래냐? 너희들을 없애버리지."
   "우린 그냥 들러리로..."
   "날 찌른 놈 백인 놈이지!"
   "아마 그럴 거예요."
신가가 간신히 호흡을 되찾았다. "너, 너, 왜 다 말해."
   "아무래면 매형 편을 들지, 형 편을 들거 같애?" 영호가 일어섰다.
그 때 운진의 오른발이 영호의 가슴을 정통으로 걷어찼다. "너도 똑같은 놈이야!"
   어이쿠! 
   영호가 엉덩방아를 찧으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날, 날 왜, 왜!"
영호가 괴로운지 윽윽거리며 땅을 굴렀다.
   "사우쓰 캐롤라이나에 한 모텔을 잡아주마. 거기 내려가서 숨어 지내라."
   "거긴 또, 왜... 윽!" 영호가 여전히 상을 찡그리면서 운진을 살펴봤다.
   "여기 신가놈과는 절대 만나지 마라. 같이 다니다간 같이 죽는다."
   "누구한테!" 영호가 깜짝 놀라며 일어섰다.
   "너희들을 들러리로 삼은 자한테."
   "오라이언 뱅크 회장요?"
   "어리석은 놈들. 세상이 어떤지 알지도 못하면서 돈을 넙적 받아 먹고 하란다고 해? 돈 게워내 봐야 그 놈들 받지도 않고, 입을 벌렸으니 아마... 크킥!"
   운진이 손으로 목 자르는 시늉을 보이고는 돌아섰다. "빨리 움직이는 게 좋을 거다."
영호는 신가를 흘끔흘끔 보며 뒷걸음질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영호는 정말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달아났다.

'[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4 8-10x080  (1) 2024.09.24
pt.4 8-9x079  (3) 2024.09.24
pt.4 8-7x077  (1) 2024.09.24
pt.4 8-6x076  (3) 2024.09.24
pt.4 8-5x075  (1) 2024.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