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진은 영호가 다급하게 내뱉은 말이 사실이라고 믿는다.
'뱅크 회장요!' 하고.
사람은 급할 때 진실을 불게 마련이다.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거짓말을 생각해 내고 남으로 하여금 믿도록 꾸미는 것이다.
'역시 알트 월래스 씹쌔가 날 죽이려고 그랬단 말이지!'
'그렇다면 그 놈이 수키를 어떻게 한 놈들 중에 가장 못된 놈이겠군.'
'회장 정도면 수키를 애첩 정도로 아꼈을 수도 있겠군. 그걸 나한테 보내야 했던 심정?'
'흐흐흐! 씨팔! 그 심정 내가 알 바냐?'
'보자! 이건 아내를 위한 것이 아니다. 나를 감히 해치려고 들었어? 좃 같은 씹쌔끼들이 날 건드려? 어차피 한번 살고 마는 인생이다.'
'지긋지긋한 놈의 세상! 미국이나 한국이나 좆 같기는 매일반이네!'
운진은 뭐 먹을 걸 사야한다면서 찾아가려던 음식점을 자꾸 지나쳤다.
되돌아서 오면 또 지나치고.
또 유 턴해서 오다가 깜빡 놓치고.
'그래도 아내인데... 내가 지켜줘야겠지?'
'새끼가 여자로 수키를 자꾸 보채는 건지. 아니면, 돈 때문에 그러는 건지...'
'여자로 그리고 돈으로. 그렇게 둘 다 때문이겠지?'
그러한 잡념 때문에 운진은 음식점 입구를 놓치고 또 놓치고 지났다.
그래서 다음 골목에서 무조건 돌아나오자고 조금 신경질적으로 개스 페달을 밟았는데.
실은 아까부터 어떤 차 한대가 덩달아서 똑같은 코스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광경이 골목 하나에 숨어서 과속 차량을 노리는 카운티 경찰의 눈에 띄였다.
운진의 실버색 벤즈가 골목에서 돌아나오니 쫓아 다니던 차가 당황한 나머지 이중 황색선을 넘어 유 턴을 시도했다.
삐융!
그런 소리와 함께 백색 경찰차가 골목에서 나왔다.
그 백차는 음식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운진의 벤즈를 놔두고 차선을 가로막고 유 턴을 하려는 흑색 차량을 가로 막았다.
자연 양쪽 차선의 차량이 전부 감속하고.
운진은 그런 사실을 모른 채 차를 주차시키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그는 들어가서야 안의 사람들이 바깥을 구경하는 바람에 뒤돌아다봤다.
그의 눈에 이상스레 익숙한 검정색 차가 들어왔다.
알트의 부하 운전자는 경찰에게 불법 좌회전 시도로 티켓을 발부받았다.
억울하면 45일 후로 찍힌 법원 출두 날짜에 나오라고.
그들은 경찰에게 굽실거리며 얼른 달라고 되려 서둘렀다.
그런 것을 그냥 넘어갈 경찰이 아니었다.
경찰차 한대가 더 달려왔다.
퇴근 무렵의 4차선 도로의 양쪽 중앙선이 막히고, 길은 꽉 밀리고 말았다.
네 명의 장정이 차에서 모두 내렸다.
그제서야 우디는 눈치챘다.
우디는 테크아웃으로 시킨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이었고, 그는 눈웃음을 치며 셀폰을 꺼냈다.
[알트? 흐흐흐!]
우디는 부하들이 하나씩 검사 당하는 장면을 사진찍어서 전송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했다. [네 멘들이 경찰에 잡혀서 조사받고 있다. 입들이 무거워야 할텐데...]
[으으음!] 알트가 끓는 소리를 냈다.
"You wanna fucking see me? (나를 씨발 보기 원하냐?)"
[너를? 널 보기 원하지는 않는데.]
[내 아내 털끝도 건드리지 마라. 다 밝혀서 너... 끝나게 해줄테니까. 앉아서 기다려라!]
[너 자꾸 이러면 다치는데.]
[내가 말했지. 너를 그 자리에 앉게 해 준 쑤가 너를 벌거숭이(naked)로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흥! I don't belive this..."
[First of all, 제프를 나오게 하자. 또 얘기하자.]
"You think you can do that? (네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Not me! You know who can. (난 아니지! 누가 할 수 있는지 넌 알잖아.)"
"Who!" 알트는 바보처럼 그렇게 묻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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