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남편 운진이 팔을 어깨에 두르는대로 내버려두고 가만히 있다가 손을 서서히 움직여서 그의 허리를 안았다.
자연 그녀의 상반신이 그의 품으로 기대어졌다. "무슨 생각해, 자기?"
"그냥... 이것, 저것... 이놈, 저놈."
숙희는 그가 전혀 아무렇지도 않게 놈이라고 말하니 쿡 웃었다. "어떤 거 그리고 누구?"
"당신이 어떻게 하면 행복을 찾을 지, 그런 생각."
숙희의 머리가 들려졌다. "나 자기랑 있으면서 행복한데?"
"그러니까 더 행복할 수 있는 길..."
"그 다음엔 누구? 놈이니까 맨이네?" 숙희는 머리를 남편의 가슴에 도로 기댔다.
"당신을 자꾸 울리는 놈."
"..."
숙희는 다 울고 난 뒤인데도 남편의 말을 듣는 순간 목에 도로 메어왔다. "단수가 아닌데? 놈 하나가 아니라 여러 명놈."
"그 놈들의 순서를 아직도 매기는 중..."
"일번 타자가 챌리 생부라며?"
"걔가 요즘도 당신한테 전화 걸고 그러나?"
"아니."
"그래? 흠... 물러선 건지. 그래서 조용한 건지..."
운진은 그 다음말을 속으로 했다. '알트에게 변을 당해서 무소식인지.'
"아담은 저절로 정리되는 거야, 자기?"
"좀... 결국 경찰이 손을 대나 봐..."
운진은 병원비도 수사경비에서 담당한다는 말을 하지않았다. "또 날 얼마나 귀찮게 할래나. 아는 대로 다 말해달라고."
"자기가 어디까지 알아서?"
"내 차에 날아오듯 부딪친 거 외에는, 뭐..."
운진은 애담을 놓고 알트와 흥정했던 내용이 숙희 때문에 박살난 기억이 되살아났다. "그 때 기회가 좋았는데."
숙희가 안다는 듯이 바로 반응을 보였다. "다시 말해보면 안 돼?"
"더 달라 하겠지."
"얼마를 더?"
"정말 알고 싶어서 묻는 거요. 아니면, 어림있는 소리였나 보려고 묻는 거요?"
"그, 그냐앙..." 숙희가 어울리지않게 어리광 비슷히 넘어갔다.
"그 때 흥정이 되었으면, 당신 가진 돈 하고 애담한테서 찾은 돈 하고 제프한테 있는 나머지 돈 합쳐서 될 수 있었는데..."
"어, 그래..."
"제프가..."
운진은 제프가 나머지 돈 들어있는 은행정보를 손바닥에 적어주었던 일을 말할 뻔 하다가 입을 얼른 다물었다.
그리고 제프가 위임장도 만들어서 넘겨준 내막도 말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돈이 이 여자에게 모이는 것을 조금이나마 지연시켜보자는 거지...'
"그럼, 그 때 그 돈들이 약 얼마 정도까지 될 수 있었는데?"
"여깃돈으로 일억불?"
"그... 래? 가만 있어 봐, 자기?"
"다 지난 일이야. 뒤늦게 계산 맞춰봐야 배 떠났어."
'알트를 내가 만나서 말해보려구.'
숙희는 그 말이 하마터면 입 밖으로 나갈 뻔 했다. '아유우... 나도, 참, 큰일날 소릴!'
알트에게 그만한 금액이면 제레미의 회사를 넘겨주겠느냐고 물으려 간다는 자체가 돈을 고스란히 바치겠다는 항복일 뿐인데. 하지만 그녀는 꾀쟁이였다.
"근데에! 왜 말을 하다 말어?"
"돈 더 나올 데가 또 있나?"
"없... 지. 자기가 본 게 다지. 나도..." 숙희는 말을 더듬었다.
"결국 다리 째지고 싶은가 보지?"
"왓?"
"아니면, 놈들이 그 칲인가를 찾느라 당신 온 몸이 칼로 난자 당해도 좋은가 보지?"
"왓?"
"정말 그 칲에 대해서 우리 애들만 아나?"
"..."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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