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pt.4|18-3x173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30. 02:06

   정작 우디는 수키를 많이 걱정하는 태도를 나타냈다.
   [...그래서 내가 이혼을 못합니다, 닥터.]
   [당신이 집만 비우면 집에 남자가 오는군요, 그렇죠?]
   [그런데 그 남자들이 하나같이 좋은 뜻으로 오는 게 아닙니다. 다 그녀를 괴롭히러 옵니다. 그것은 옛애인이나 일 관계 남자나 할 것 없이 모두 그녀를 어떻게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보시요.]
   [첫째로 그녀의 옛 상사... 증거 없는 상태에서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겠지만, 내가 여러 차례 피습 당한 것이... 연관되어 있는 것 같소. 증거가 없다고 말했지만.]
   [경찰에 도움을 청했습니까?]
   [그 정도는 아니고... 현재 알기로 그녀와 깊은 관계까지 갔었던 자들이 하나같이 안 좋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겁니다.]
닥터가 전혀 예기치 않았던 얘기를 우디에게서 듣고는 난처해 했다. [그녀가 이혼해서는 안 된다(not supposed to divorce)라고 강조한 이유를 알 것 같군요. 그녀는 이혼하는 순간... 곤경에 빠지는 군요. 그것을 당신은 압니까?]
   [내가 강조하면, 내가 이혼 당할까 봐 그녀에게 말 잘 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모르긴 해도... 그녀는 이상하게 배워왔습니다.]
   [그래요.] 
   우디는 조금 웃었다. "Someone gave her big influence. (누군가가 그녀에게 큰 영향을 주었군요.)"
   "The way she talks... The way she acts... Strange. (말하는 것. 행동하는 것. 이상해.)"
   닥터가 한참을 생각하는 눈치였다. [해결책은 하나요. 그녀가 하고 싶어하는 대로 내버려 두는 것. 그래서 그녀가 실패를 당해야 그제서야 남편을 알고 돌아오던가 말던가...]
   [그런데 그 내버려 두라는 주문이(order) 굉장히 위험하니 이걸 어쩌죠?]
   [그 정도일까요?]
   [상대는... 사람의 생명을 우습게 여기는 악마들입니다. 문자적으로도, 상징적으로도.]
   "She knows, too? (그녀도 압니까)"
   [모르긴 해도 아마 맛보았을 겁니다. 그래서 저렇게 두려워하고 공포에 젖기도 하죠. 그러니 내가 곁에 있어주면 하고 우기는데 그녀의 거짓말과 비겁함에 자꾸 실망합니다.]
   "I don't blame you, Woody. (무리가 아니죠, 우디.)"

   닥터가 우디와 수키 둘을 불러놓고 일차 상담의 결론을 밝혔다. 
   [처음 두 사람이 만났을 때 생긴 일에 대해서, 우선, 서로 밝히지 않은 사실을 의논하십시요. 예를 들겠습니다.]
쑤. 당신의 남편은 당신이 어떤 경로로 그에게 접근해서 청혼하고, 살기 시작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아직도 회의적입니다.
우디. 당신은 그녀의 비밀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서 괴롭힐 마음에서 잠자코 있는 거라면 당장 중단하십시요. 차라리 그것을 이혼의 사유에 넣을 망정 밝힐 건 밝히십시요.   
쑤. 당신은 당신의 입으로 말했습니다. 당신의 남편이 싫어하고 좋아하는 것을 잘 안다고. 그러면, 앞으로는 그가 싫어하는 것은 하지 말고, 그가 좋아하는 것을 하십시요.
우디. 당신은 그녀가 두려워 하는 상대와 그 이유를 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것이 이혼의 사유가 될 지언정 막아줄 수 있다면 막아줄 수 있는 만큼 그녀를 도우시요.
우디는 닥터가 말할 때마다 얼른얼른 수긍하고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수키는 여전히 비협조적이고 미온적이었다.
   '이건 내가 바란 게 아냐! 이러면 내가, 내가 우디와 계속 살아야 한다는 거잖아.'
   '하! 조금만 더 참으면 계획대로 다 되어 뜰 수 있는데!'
   '아담이야 지 자식이니까 알아서 받아 키우겠지.'
   '아담에게서 찾은 돈을 내놓게 하려면... 천상 셐스로 다뤄야 하겠지?'
그녀와 한번만이라도 셐스를 해 본 사내들은 하나 같이 넋이 나갔다.
과연 그런 셐스 기교가 남편에게 발휘되어 먹혀 들어갈 지.
둘은 닥터가 가도 좋소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곳을 나왔다.
   "우리 상담 받아보기 잘 했다, 그치?"
   수키는 남편의 팔짱을 꼭 잡았다. "이제 자기 고백할 일들만 남았네?"
우디가 팔을 뺐다. "당신은 계속 그렇게 사시요."
   "왜 그래, 또?"
   "나는 김정애씨와 동침했다고 고백한 것 외에 당신한테 고백할 일이 없소!"
   "난, 그러면?..."
외박하고 들어와서 정액 묻은 빤쓰만 갈아입고 또 뛰쳐나간 것에 대해 일언반구 해명이 없잖소! 운진은 속으로 외쳤다.

'[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pt.4|18-5x175  (9) 2024.09.30
pt.4|18-4x174  (1) 2024.09.30
pt.4|18-2x172  (0) 2024.09.30
pt.4|18-1x171 현실과 비현실의 동이점들  (0) 2024.09.30
pt.4|17-10x170  (0) 2024.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