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수키가 인터넷 뉴스를 열고 지난 스토리들을 이리저리 뒤지다가 한 페이지에서 멈췄다.
"우디?"
우디는 근처에 있으면서 안 보는 척 하고 있다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This is me. (이것이 나야.)"
수키가 전에 그녀도 한번 입건된 적 있었던 보도 사진을 짚었다. "나 입건될 때."
우디는 수키가 손가락으로 짚은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근데 여기 이 사람 이름이...'
그가 사진 밑에 붙은 설명을 보려는 찰라 페이지가 바뀌었다.
그리고 수키가 여기저기 뒤져서는 볼티모어 지방 신문의 웹 페이지를 찾았다.
거기서 지난 기사를 한참 뒤져서는 'An asian man attacked (한 아시안 남자 피습당하다)' 라는 제목을 끌어냈다. 물론 당시 우디의 사진은 수키가 보도진에게 거부해서 실리지 않았다.
기사 끄트머리께에 가서 읽으니, 'robbery motivated (강도가 동기였다)' 로 끝났다. 그리고 홈레스 맨이란 더러운 얼굴의 백인 남자 사진이 실렸다.
"He followed you to the store and attacked you. (그가 자기를 가게로 따라와서는 자기를 공격했어.)"
"He took the car, too? (그가 차도 가져갔어?)"
운진은 속으로 웃었다. "How did he start the car? (그가 차를 어떻게 시동걸었다고?)"
"차는... 이 범인이 건드리지... 않았다는데. 차는... 자기가 말했듯이..."
"상금은 그럼, 누가 탔는데?"
"범인을 불심 검문에서 붙잡은 볼티모어 폴리스맨이 탔대지?"
운진은 여전히 속으로 흥흥거리고 웃었다.
수키가 모니터에 뜬 창을 닫았다. "이제 이해가 가?"
"글쎄..."
우디는 대답 대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알 것도 같구... 모르겠네."
"참! 자기 약 먹을 시간!"
수키가 의자를 밀고 일어섰다. "지금 약 먹고, 여섯시간 후면 밤 열시네? 그 때 우리 둘이 술 한잔 해."
"아니. 약과 술을 섞지않겠어."
"그러... 던지." 숙희가 컴퓨터를 껐다.
운진은 아내의 뒤를 따랐다.
그는 곧 수키가 준 물과 약을 먹고, 시키는 대로 소파에 가서 누웠다.
수키가 그의 머리맡으로 가서 다리 베개를 해 주었다. "아담은 좀 전에 젖 먹었으니까, 잘 거야. 자기 내 다리 베고 자. 내가 재워줄께."
우디는 그제서야 머리에 무게를 실었다.
닥터가 처방해 준 약은 안정제로써 먹으면 약 서너시간 이상을 잔다.
그 닥터를 찾아가서 정신 상담을 받은지 이제 사흘째, 우디는 약 먹으라면 두말 않고 받아서 먹고, 자라 하면 군소리 없이 누워서 잔다.
그는 차차 꿈을 꾸지않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비록 짧은 잠이라도 푹 잘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점점 또렷해져가는 장면들을 기억하려고 한다.
똑같은 경찰을 꿈에서 반복적으로 본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 경찰이 아마도 제프의 집이라고 하며 데리고 들어가는 데에서 늘 잠이 깼다.
늘 똑같은 문 앞에서 눈이 떠졌다.
'나한테 있는 위임장을 앞세우고, 또 한번 찾아가 봐?"
우디는 이 날도 똑같은 장면을 보나 하고 사뭇 기대되는 마음으로 잠을 청했다.
멀리 언덕 위에 웅장하게 세워져 있는 하얀 저택.
늘 같은 경찰차가 앞서서 드라이브웨이를 올라간다.
우디는 이 날도 그 집의 현관문 앞에서 저도 모르게 눈이 떠졌다.
'진짜 이상하네, 이거?'
실제 상황에서 들어가 봤던 집을 꿈에서 보는데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는 것이다.
대신 그는 약간 언덕진 곳에 있는 이층 집을 봤다.
그 집에서 거의 벌거벗은 차림의 수키가 나와 풀 위에 떨어진 신문을 집는데 커다란 유방이 다 들여다 보였다.
여긴 제프의 집이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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