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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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10. 1. 01:12

   제레미는 알트가 쑤를 집으로 찾아가서 뱅크를 도우라 하라는 명령을 거부하고 있었다.
   "You are a brave man, Jerry! (간뎅이가 부었구만, 제리!)"
   알트가 호통쳤다. [왜지? 왜 안 가겠다고 거부하는 거지?]
   "I just don't want to. (그냥 하기 싫소.)"
알트가 제레미를 노려봤다. [내 명령을 거역하면 어떻게 되는 걸 알면서?]
   [알트! 얼마 전만 해도 쑤가 손대는 것을 싫다고 하더니, 오늘 변해서 나를 시키는 이유가 뭐요?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 하나도 없는데.]
   [그러는 넌 대책이 있나 본데? 회사가 문을 닫게 되는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으니 말야. 다른 데에 취직이라도 하나?]
   "노..."
   [제리... 쑤랑 무슨 플랜 짜나?]
   "노!"
   제리는 저도 모르게 소리치고 눈길을 돌렸다. 
그렇잖아도 쑤가 요랬다 조랬다 하면서 자꾸 딴 소리를 하는 통에 울화도 솟고 실망도 되는데. [그녀는 돈을 찾는대로 혼자서 다 먹으려 하고 있소.]
   [제리, 너 이용당했구나! 바보!]
   "She used me for what. (그녀가 나를 뭐에다가 이용을 해.)"
   "Shield... (막음도구)"
   [나를 앞막음거리로 이용했다고?]
   [지금은 애담이 없으니까... 너를 앞가림으로 이용하고, 아마 다른 회계사를 물색하고 있겠지. 그런 것도 모르면서 감히 쑤와 어쩐다고 자만하나?]
   "I was not cocky! I'm not a cocky person. Watch your words, man... (나는 교만하지 않았어! 나는 교만한 사람이 아냐. 말조심 하시게.)" 제레미가 발끈 했다.
알트가 눈웃음을 띄었다. [쑤랑 자 본 적 있나?]
   "..." 제레미가 외면했다.
   "Have you? (있나?)"
   "It's not important. (그런 건 중요하지 않소.)"
   [우우우! 시이... 없는가 보네. 아, 아쉽다!]
   [체!]
   [어쩐지 너는 쑤에게 안 내놓는다 했지.]
   "왓?"
   [쑤랑 한번만 자 보면... 저절로 다 갖다 바친다.]
   [흥!] 
제레미가 코웃음치며 외면했다.
   "No wonder Sue's not moving. Your consulting business is going down the hole. (어쩐지 쑤가 안 움직인다 했지. 네 컨설팅 회사는 구멍으로 들어가고 마네.)"

   제레미는 집 근처 스탠드바에서 술을 기울였다.
   '말로 익히 들어 그녀가 어떤 여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첫 시도에서 거절 당하고 나니 재차 덤벼볼 용기가 나야지...'
   '파트너로 같이 작업한 놈은 시도해 본 모양이었다가...'
   '그 댓가는...'
제레미는 글래쓰를 기울이며 코로 한숨을 내쉬었다. '아까운 삼십대 사내의 자살.'
   '대체 쑤의 비결이 뭘까... 왜 수 많은 남자들이 그녀와 얽히기만 하면 헤어나지 못하면서 사업이 망할지라도 돈을 바쳐가며 목을 메는가.'
   "땡쓰!" 
제레미는 글래쓰를 내려놓고 일어섰다.
바텐더가 다른 글래쓰를 수건으로 문지르며 통째로 들어보였다. "굳 나잍!"
그러면서 바텐더가 제레미에게 어느 한 방향을 가리켰는데...
제레미가 미처 못알아차리고 몸을 돌이켰다.
산더미 만한 그림자 두 개가 제레미의 앞을 가로막았다. 
   "Yo!"
그 저음의 호칭이 제레미의 귀에 들린 마지막 소리였다.
제레미는 몸 두어군데에 강한 충격을 받고 눈이 감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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