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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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9. 29. 04:59

   숙희는 지하실의 난장판을 거의 다 치워서야 남편이 깨어난 것을 알았다.
   "와아! 청소가 의외로 힘드네?"
   그녀는 속마음과 달리 남편에게 미소를 보냈다. "내가 그렇게 말했구만, 어제 술 많이 했나 봐? 이젠 나이도 있는데."
운진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움직였다. "개리가 왜 전화했는데?"
   "으응... 아이, 뭐라고 해야하지?"
   "나한테 한 걸 당신이 받나?"
   "응? 오오, 그, 그냥 어쩌다 보니... 자기 안 일어나길래."
   "왜... 여자한테서 전화 오나 해서?"
운진이 그 말을 내뱉듯 하고는 문으로 향했다.
그는 말을 아무렇게나 던지지만 그녀의 심장을 충분히 쑤셔댔다.
   운진은 샤워를 마치고 부엌으로 왔다.
숙희가 보라고 텔레비젼을 켜 놓았는데, 그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그는 냉장고 안을 들여다 보다가 문을 탕 닫았다.
   "덩킨 도너츠라도 다녀올께, 당신 뭐 할 거요?"
   "나 같이 갈래! 응?"
숙희의 같잖은 아양에 운진이 픽 웃으며 눈을 흘겼다. "그러든지."
   "나 바지만 갈아입으면 돼!"
숙희는 안고 있던 애담을 남편에게 넘기고 계단을 향해 달려갔다.
   그래서 부부가 아이를 데리고, 렠서스를 몰고 집을 비웠는데.
그들의 차가 두번째 꺾어져서 시야에서 사라진 직 후, 수 많은 보도 차량들이 골목으로 몰려들어왔다.

   우디는 도너츠를 두개째 먹으면서 비로소 알았다.
도너츠 가게에서 틀어놓은 텔레비젼을 보고.
삼십분만 더 있으면 뉴 욬 증시가 오픈하는데, 그 때 오라이언 뱅크의 주식이 얼마까지 떨어져 있을 지 온 세상이 숨 죽이고 기다린다는 것을.
   "당신도 알았소?"
   우디는 그제서야 아내가 선글래스로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난 잘 안 하던 사람이 아침부터 웬 선글래슨가 했네..."
현황 중계로 우디와 수키의 집이 화면에 나왔다.
우디가 턱짓으로 저걸 보라고 신호했다.
수키는 베이글을 입에 물며 얼굴을 돌려서 텔레비젼을 봤다. "우리 집이네?"
   "우리 오늘 집에는 다 들어갔네."
   "그러네."
   "마누랄 잘 두니까, 이런 모험도 당하네?"
   "뭐?"
   "어디 가서 숨어있지, 그나저나..."
   "가겠지, 뭐... 남의 빈 집 두드리다가..."
   "그래서 알트가 나한테 전화로 잠시 피한다고 그랬구만."
   "뭐?"
우디는 셀폰을 찾다가 아내를 넘겨다 봤다.
수키가 제 셀폰을 주었다. "누구한테 전화 걸려구?"
   "개리."
   "근데 만일에라도 보면 어떡하려구 이름을 그렇게 넣어?"
   "뭐?" 
   우디가 눈으로만 웃었다. "당신은 어떻게 넣었나 보자."
말은 그래도 우디가 개리의 번호를 찾아서 눌렀다. "Who's idea is that? (저거 누구의 아이디어요?)"
   "Eagle Financial Group."
   "What do they want?"
   [미국의 동부. The whole east.]
우디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을 영어로 옮기지 못함이 아쉬웠다. "With Clover?"
   "No!... With her. Your wife."
   [그러면서 클로버를 부활시켜... It doesn't make any s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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