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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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4. 03:00

   숙희는 운진의 쌍스런 면이 몹시 못마땅하다.
그녀는 화원에 도착할 때까지 창 밖만 내다봤다.
이미 어두워진 터라 운진이 앞장 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가 불을 다 켰다. "피곤하실텐데, 일찍 쉬세요."
   "운진씨!" 숙희의 어조가 강했다.
   "녜."
   "운진씨, 무슨 깡패예요?"
   "황한테 한 것 갖고 그러세요?"
   "그게 무슨 행동예요?"
   "그럴 이유가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넘어갈 수 있는 것을. 무슨..."
   "걔네들이 제 사촌동생 병선이를 돌림빵 놨어요."
   "돌림빵이라뇨?" 숙희는 모르는 단어이지만 안 좋은 말 같다. 
   "몰매를 줬다구요."
   "아까 그 네 사람이, 요?"
   "비겁한 놈들."
   "..."
   "담부턴 숙희씨 보는 앞에서 안 그럴께요."
   "내가 안 보는 데서라도 그러지 말지?"
   "녜."
숙희가 기름 안 친 기계나 로보트처럼 힘들게 두 팔을 올려서 운진을 안았다. 

   "난 못 봤지만 운진씨가 아빠랑 온 두 남자를 때려줬다는 거..."
   "전 안 그럴려고 하는데, 세상이 자꾸... 건드리네요."
   "그래도 참을 수 있는 상황이면 넘어가."
   "녜."
   "이젠 내가 있잖아."
   "녜."
   "가. 오늘, 어제 즐거웠어."
   "그런 의미에서, 뽀뽀..."
   "어이그! 혼내줄 걸 참으니까, 또 까분다!"
숙희가 동작으로는 그의 팔뚝을 툭 쳤지만.
둘은 아주 긴 키쓰를 했다.

   성렬은 미스터 오와 같이 있던 미쓰 한의 모습이 눈 앞에 떠올라 미친다.
한국 여인치고 큰 키에 몸매도 죽이는...
   그자 벌써 몇 여자째야.
성렬은 그자가 피아노 반주자로부터 간혹 같이 왔었던 키 작은 여자로 그리고 이제 미쓰 한과 어울린다는 사실에 환장하려 한다. 비결이 뭐지? 심심하면 여잘 바꿔.
   화원.
   화원 하면서 돈을 잘 버나.
   아니면, 아까처럼 거칠게 구니까 그게 매력이라 그러나.
성렬은 미스터 전이 도망치는대로 쫓아가서 화원까지 갔다가 미스터 오한테 손 한번 못 써보고 땅바닥에 나가 떨어진 것만 생각하면 지금도 창피하다.
그리고 레스토랑에서 말 한마디 쪽 못 쓴 것도 부끄럽다.
성렬은 최영란을 두어번 접근해 봤다가 찬바람 맞은 것도 서운하다.
왕년에 그 집에서의 저녁 초대에서도 영란은 미스터 오한테 노골적으로 대한 것을 모두가 봤다.
   뭐가 있지?
   아닌 말로... 그걸... 잘 하나?
   그렇다면, 미쓰 한 같이 잘 뻗은 몸매도... 미스터 오가... 이미 먹었어?
성렬은 질투도 안 난다. 꾼인가...
   그래서 여자들이 그자한테 한번 걸리면 쪽도 못쓰나? 
   아니면. 아까처럼 깡다구 있게 나가니 여자들이 좋아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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