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운진에게 남 캐롤라이나 주를 다녀와야 할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글에서 떨궈 버리듯 팔려는 지사를 직접 가서 보고 필요한 사진도 찍고 한다며.
"샬롯트 본사에는 사람이 없대요?"
"있지."
"거기서 그런 것도 안 해 준대요?"
"그래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그래야 매물을 자신있게 소개하니까..."
"하루면 됩니까?"
"하루? 글쎄?"
"언제가 좋은데요?"
"그... 아무래도 사람들이 근무할 때... 주중엔데..."
"회사에다 말하세요."
"왜? 뭘?"
"여기... 누님이랑 혜정이한테 맡기고 하루 만에 다녀옵시다."
"운진씨, 가게?"
"아무래도 제가 곁에 따라 다녀야 맘이 놓이죠!"
"어..."
숙희는 운진이 쓸데없이 언성을 높이지만, 기분이 좋다. "그리고 나한테서 뭐 원할 건데?"
"뽀뽀... 아니면, 밥이나."
"앗! 그, 밥 타령 또 나와?"
"그럼, 제가 포기한 줄 알았습니까?"
"선 보고는 무슨 염치로!"
"그거야... 이미 말했죠. 밥 싫으면 뽀뽀나 해 주시던지."
"안 해 준다 하면?"
"못 가는 거죠."
"어? 왜 못 가?"
"피앙세가 못 가게 하니까요!"
"어..."
숙희는 다 결정 난 걸로 마음이 놓인다. "은근히 독재적인데?"
"독재란 말, 함부로 하지 마십쇼. 듣기만 해도 이가 갈립니다."
"나, 생각 다시 할까 보네? 벌써부터 운진씨 맘대루 날, 하려고 하는 거 보니까. 나중에 겨, 결혼하게 되면 재미 없을 것 같은데?"
"내 여자 되기까지는 감시 잘 해야죠."
"내 여자? 그런 말 함부로 하지 마?"
"숙희씨가 절 못 믿고 의심한다면, 저도 숙희씨를 의심하는 겁니다."
"어?"
운진이 숙희의 손을 잡고 당겼다.
"어? 왜 이래?" 숙희는 반항하는 척 하며 끌려갔다.
운진이 숙희를 더 끌어다가, 그러니까 앉았던 자세에서 그에게 거의 엎드리는 형국이 되도록까지 잡아 당겼다. 그리고 그가 아주 과감하게 그녀의 양볼을 잡고 키쓰를 했다.
숙희는 일단 그를 밀어냈다. "한번 허락하니까, 막 해?"
"가만 보니까 안 되겠어." 그가 그녀를 또 잡아 당겼다.
숙희는 일단 뒤로 빼는 시늉을 했다.
그랬더니 운진이 아예 그녀를 뒤로 눕게 하며 위에서 덮쳤다.
"어? 왜 이래?"
숙희는 그의 눈을 찾았다.
그녀는 그의 눈에 짐승끼가 들어있나 걱정이 들었다. "내가 원한다 할 때는 점잖빼더니?"
"키쓰만 하자는데, 무슨 말이 많습니까!"
그가 위에서 그녀의 입술을 덥쳤다.
숙희는 그의 다음 동작이 뭘까 조심하다가 그의 머리를 손으로 잡았다. "지금은 안 해."
"저둡니다."
"참고 기다려 줘."
"그러니까 까불지 말란 말입니다."
"알았다니까?" 숙희는 그렇게 말하면서 속으로는 은근히 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