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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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0. 09:22

   이 날이 화요일.
영진은 소파에 앉아서 눈은 켜놓기만 한 텔레비젼에 가 있고 귀는 부엌에 가 있다.
그가 누구랑 통화를 하는데 잘 안 들린다. 그가 간혹 신경질적으로 말하는 걸로 미루어 그녀로 하여금 혹 진짜 파이널을 망쳤나 하고 점점 더 걱정되게 한다.
   만일 파이널을 망쳐서 졸업 못 한다고 화를 내면...
영진은 라면 먹고 난 입을 혀와 입술로 자꾸 딲는다. '오늘 내가 뽀뽀해줄까?'
그가 수화기를 탁 소리나게 걸었다.
그 바람에 영진은 깜짝 놀랬다. 
   진짜 화났나 봐...
그녀는 앉은 자세를 옴추렸다. 어휴. 딴 때는 안 저랬는데, 진짜 화났나 보다.
그녀는 문으로 막 달려가서 달아나는 상상을 했다.
   내가 뽀뽀해 준다고 화 풀 계제가 아닌가 본데.
영진은 용기를 내어 부엌 쪽을 향했다. "저기, 운진씨."
   "잠깐만요!" 그가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영진은 목을 얼른 옴추렸다. "네..."
그가 이내 나왔다. "미스 킴."
   "네!"
   "제가 버지니아를 좀 가 볼 일이 있어요."
   "아, 그러세요. 그럼, 저 갈께요."
   "미안해요. 모처럼 만에 오셨는데."
   "아이, 아니예요. 바쁘신 줄 모르고 와서 죄송해요."
영진은 백을 얼른얼른 챙겼다.
운진이 가만히 서서 보다가 문으로 갔다.
   "그러면, 이번 주일날, 교회에 못 오세요?"
   "가죠."
   "네. 그럼, 혹 주일날, 뵐께요."
   "녜."
운진이 문을 열어서 잡았다.
바람이 횅 하고 들어왔다.
영진은 숨이 탁 막히면서 저도 모르게 운진의 등 뒤로 얼굴을 숨겼다.
그녀는 걷잡을 수 없이 기침을 시작했다. 막 토할 정도로.
운진이 문을 얼른 닫았다.
그녀는 목에 가래가 걸려서 으으거리며 숨을 못쉬었다.
   "캭 해요, 칵!" 운진이 영진을 어떻게 만질 수 없어 당황했다.
영진이 백을 놓치고 윽윽하며 숨 막혀 했다. 숨이 들어가기만 하고 나오질 않는다.
그녀의 눈이 커지며 운진을 보려고 애썼다. 
그녀가 뒤로 물러나며 비틀거렸다.
   "칵! 해 봐요!"
운진은 군대 생각이 났다. 흔들면 안 된다!
운진은 주저하지 않고 다음 행동으로 옮겼다.
그는 그녀의 입을 입으로 덮쳤다. 그리고 그는 숨을 힘주어 불어넣었다.
영진이 운진의 옷 깃을 움켜쥐고 때리려 했다.
운진은 그녀의 입을 최대한 힘으로 빨았다.
   마치 그녀의 혀가 빠져 나오도록.
그녀가 운진을 밀어내려고 버둥거렸다.
운진은 입김을 불어 넣었다 빨아냈다 하며 그녀의 배나 가슴을 마구 눌렀다.
영진의 눈이 화등잔 만해지며 운진의 앞섶을 움겨쥐고 때렸다. 
그러다가 그녀는 웩 하며 뒤로 몰러났다. 아니. 
그녀는 뒤로 엉덩방아를 찧으며 주저앉았다.
그녀의 목구명에서 입 안으로 가래가 올라왔다.
그녀는 창피해서 쓰레기통이 있을 부엌으로 달아났다.
그녀는 이유야 어떻든 운진에게 강렬한 키쓰를 빼앗긴 꼴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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