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13-1x121 청년회 수양회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6. 07:46

청년회 수양회

   숙희가 무슨 생각에선지 거리를 빙빙 돌아다니다가 화원으로 오니 하워드의 것으로 보이는 비엠더블유 승용차가 운진의 추렄 옆에 나란히 세워져 있다.
허걱!
숙희는 돌발적으로 화원을 그냥 지나치려 했다.
그러다가 그녀는 무얼 봤다.
화원 뒷뜰로 통하는 길에 두 남자가 서로 마주 보고 서 있는 것이었다.
하워드로 보이는 몸체는 등을 보이고 운진이 앞 모습을 보이고 있다.
숙희는 혼다 차의 브레이크를 급히 밟으며 핸들을 꺾었다.
그녀가 차를 세우고 내려서 다시 보니 두 남자는 다투는 것은 아니었다.
운진은 두 팔을 앞으로 굳게 두른 채 고개를 끄떡이며 듣고 있는 품이다.
하워드는 모숀도 크게 무얼 한참 말하고 있다.
숙희는 운진과 눈길을 마주치려고 이리저리 움직였다.
운진이 눈짓과 텃짓으로, 하워드 모르게, 그녀더러 보이지 말라 하는 것 같았다.
숙희는 매장으로 들어가는 문을 당겼다가 잠긴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녀가 차로 도로 가는데.
   "오케이!"
   "땡쓰!" 
두 남자가 헤어지는 인사를 나누었다.
숙희는 얼른 돌아섰다. 누가 먼저 나오나 보려고.
하워드가 먼저 나왔다. "하이, 쑤!"
   "헤이!" 
수키는 노골적으로 불쾌한 낯을 했다. 쑤가 아니라니끼!
하워드가 약간 민망해 하는 웃음끼를 보였다.
   "와이 유 히어!"
   "I just wanted to talk to you. (당신과 그냥 얘기하고 싶어서.)"
   "For what! (뭣 때문에!)"
   [당신이 팔고자 하는 어카운트를...]
   [아니! 나는 당신을 알아요. 당신은 내가 내 피앙세와 저녁을 한다 하니까, 확인 차 여기를 기억하고 쫓아 온 거야. 그에게 무슨 거짓말을 했죠?]
   "..." 하워드가 뭐라 하려는데 운진이 와서 숙희를 가만히 안았다.
   "이런 것 갖고 고소할 수도 없고." 숙희는 화가 난다.
하워드가 운진에게 쓴웃음을 보이고 제 차를 향했다. 
그의 육중하게 보이는 차가 사방 깜빡이와 함께 삐삑 소리를 냈다.
   "저 사람이 와서 뭐라 그래?" 숙희는 저도 모르게 운진에게 소리쳤다. 
그런 반응은 민감할 때 나타나는 것인데, 그녀 자신도 왜 그랬는지 모른다.
혹 뭔가 찔리는 것이 있는지.
하워드의 차가 화원 앞길을 아주 시원한 스피드로 떠나갔다.
   "숙희씨가 어떤 은행에다가 이글의 브랜치 구매 의사 타진 내용의 퍀스를 쳤어요?"
   "몇 군데에다가. 왜?"
   "그 중 한군데가 하워드가 주로 언더라이터로 거래하는 데인데, 거기서 하워드에게 좀 더 알아봐달라는 부탁을 했대요."
   "어떤... 뱅크? 여러 군데라..."
   "제이로 시작하던데요?"
   "제이? 오! 주피터 뱅코포레이숀!"
   숙희는 반색했다가 금새 수그러들었다. "근데, 하워드가?"
   "하워드가 그 은행에다가 쑤를 지가 아주 잘 안다고 했답니다. 직접 만나 얘기해서 구체적인 내용도 듣고, 괜찮으면 매각 의사를 타진한다고."
   "세상이... 참 꼬이네?"
   "왜요. 하워드와 연관지어지면 안 되는 일이라도 있어서요?"
   "없어, 그런 거!" 펄쩍 뛰는 숙희의 얼굴이 빨개졌다.
운진의 한 눈가에 잔 경련이 일었다. 되게 민감하네?
   "일이 참 꼬이네..." 숙희는 신경질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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