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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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6. 07:52

   "그냥 운진이 하는 대로 내버려 두지."
   운진부가 결국 한마디 했다. "그렇게 놀라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소?"
   "근데, 그 기집애는 안 돼요!"
   "..."
   "출신도 모르는 기집애를 어떻게 며느리로 받아들여요."
   "그만하라니까!"
결국 오씨가 약간 언성을 높혔고 운진모는 뭐라고 중얼거리며 수그러들었다. "소리는 왜 질러요?"
   "그래도 아들놈이 사귀는 여잔데, 어떻게 단 한번도 저녁 초대를 안 한단 말이요."
   "저녁 초대를 왜 해요! 그건... 인정한다는 건데."
   "운서 말이, 둘이 엔간해서는 안 헤어질 거라 하잖소."
   "에휴..."
   "당신 이런 말 들으면 숨 넘어가겠지만, 정 아니면 둘이 당신 눈에 흙 들어갈 때까지 기다린답디다. 운진이 고집을 모르고 이러는 거요?"
   "그 놈의 자식이, 증말! 미쳐도 단단히 미쳤네?"
   "그렇다는 말이야."
   "그 기집애 생긴 거나 그런 건 괜찮게 여기지만... 출신이."
   "아, 출신에 대해서 알아봤어?" 오씨가 소리를 꽥 질렀다. 
운서가 모친의 팔을 잡아 당겼다. "엄마, 그만 하셔."
   "아니, 늬 아버진 왜 저렇게 쌍지팡이를 짚고 나서서 두둔하시니?"
   "그만 해요, 엄마."
   "무슨 와이로를 잡수셨나..."
오씨가 에잇 하고 신경질적인 외침을 내고는 나가려 했다.
   "어디 가요, 또!"
   "집구석이라고 여편네가 순 고집불통!"
오씨가 입은 옷 차림 그대로 차 열쇠만 챙겨서 나갔다.
   "늬 아버지 어디 가시니?"
   "엄마 자꾸 이러다가는 아들 잃는 것 뿐만 아니라 엄마 남편도 잃어."
   "뭐야?"
   "아버지 운진이가 다시 들어오시라 하니까, 아들한테 면목없어서 들어오셨는데, 엄마가 자꾸 이러면 또 나가신단 말야. 엄마, 그 나이에 이혼할 거야?"
   "뭐야?"
   "아버지는 아들 편이구. 그러니 당연히 아들이 좋다 하는 여자는 무조건 찬성이구. 아들도 또 아버지 편이니까. 엄마가 자꾸 아버지랑 말썽 나면, 엄마 편 들어줄 자식 없어요."
   "넌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어, 이것아!"
   "맞어... 남자 두번이나 갈아친 년이니까. 하지만, 운진이는 오씨 집안 대를 이어갈..."
   "그러니까, 내가 더 난리 아니니, 이것아!"
   "그나마 운진이가 맘 잡고 숙희랑 잘 해 보려고 하는 거, 건드리지 말아요."
   "너 그 기집애한테서 와이로 먹었니?"
   "울 엄마 나중에 어떻게 감당하려고 자꾸 이러실까..."

운진은 누이로부터 부모가 결국 언쟁을 나누었다는 말을 들었다.
   아버지를 자꾸 나가시게 하면 곤란한데...
운진은 아버지가 밖으로 돌 때 만났던 여인을 안다. '두 분은 지금이라도...'
아들의 염려대로 오씨는 어느 그로서리 하는 여인네에게 갔다.
오씨가 전에 집을 나가 있던 동안 지내던 곳이다.
그 여인은 남편이 한국에서 안 들어오고 이따끔씩 와서는 애들에게 돈만 주고 훌쩍 간다고.
   "애들 공부만 마치면, 난 훌쩍 떠나 버릴 거예요. 오 선생님도 버리고."
   "같이 갑시다."
   "에게게?"
   "마누라가 살면 살수록 정나미 떨어져."
   "오 선생님이 추라블이신가?"
   "아들이 사귀는 여자를 반대부터 하고 나오니,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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