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15-1x141 돌아 온 그들의 여름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3. 03:32

돌아 온 그들의 여름

   숙희는 새로 일하는 은행의 출퇴근이 용이함에 만족한다.
그녀가 집에서 출근하는 길은 한적하다. 왜.
반대편 찻길이 즉 남행길이 워싱톤 디 씨쪽으로 출근하는 차량으로 밀린다. 그리고 퇴근할 때는 그녀가 아침에 탔던 길이 디 씨에서 나오는 즉 북행길이 차량으로 밀리고 그녀는 한적한 도로를 따라 귀가한다.
그리고 그녀가 일하는 은행에는 한국인들이 제법 드나들어서 우리 말로의 업무 처리할 때가 종종 있으며 그것이 그 은행의 감독관들 눈에 띄었다.
그 한국인들은 주로 괜찮은 부류들이다.
숙희는 부근 동네가 최근 들어 급속히 발전하는 중산층 이상임을 나중에 알았다.
그리고 그녀는 아파트에서 만났던 이들에 대한 기억이 옅어져 갔다.
   운진은 남자 하나를 더 두고 화원 일로 분주하다.
운진의 누이가 앜세사리 가게를 그만 두고 동생네 가게의 캐쉬어로 일한다.
   "어이, 박! 물을 그렇게 주면 꽃이 부서지지!" 운진이 친구가 된 일꾼에서 소리친다.
   "소나기에도 거뜬한 꽃들이 이까짓 호스 물에 꺾이냐?"
   "흩어져서 오는 비하고 뭉텅뭉텅 퍼붇는 호스하고 같냐?"
   "아따, 거, 되게 말 많네."
오운진과 박철용 둘은 나이 터울도 맞고 해서 친구가 되었다.
화원은 늦은 봄으로 접어들며 거름흙도 들여놓았다. 
그러다 보니 꽃만 파는 화원이 아니라 차차 종합원예 가게로 번창한다.
   "네가 지니라고 부르는 그 아가씨가 양품점 그만 두고, 내가 앜세사리 가게 그만 두고 나서 그 냥반 비지네스가 사양길이란다. 어쩌니." 
   운서가 지나는 말로 들려준 소식이다. "교회 반주는 어디서 나이 든 여자를 초빙해 왔는데 별도로 남아서 연습시키고 하는 것에 불만이라던가... 해서 갔나 보더라."
운진은 어차피 성가대 뿐만 아니라 교회 자체에 관심을 끈 상태라서 누이의 말에 건성으로 아 그래요 했을 뿐이다. 
   지니 본 지도 좀 됐네...
   병선이새끼랑 만나나?
그렇게 모두에게 오월이 왔다.

   병선은 이혼했다는 옛 여자 친구를 놓고 매일 술을 푼다. 
그는 그렇다고 그녀를 연락하거나 만나는 것도 아니다. 그냥 혼자서 술로 분한 마음을 다스리는데, 전에 종종 어울렸던 사촌형은 이제 가게가 바쁘다는 핑게로 말도 못 붙이게 한다. 
   "차라리 네 자신을 바쁘게 돌려라. 그러면 잡생각이 머리에 들어올 여유가 없다." 
   사촌형이 병선에게 들려준 충고이다. "오줌 누고 꼬추 내려다 볼 시간 없어봐라. 어디 여자 생각하고 술 타령할 겨를이 있나."
병선은 사촌형이 진희랑 다시 진행할 건가만 궁금하다.
   "진희씬... 양품점 일 그만 둔 이후로 동네를 아예 떴는지 교회 반주도 그만두고 소식도 없다며?"
운진의 떠보는 그 말에 병선은 속이 들킨 것 같아 우물쭈물거렸다.
   "스태디움에서 졸업식을 하면, 자리표를 받어, 성?"
   병선이 뜸을 들이다가 하는 말이다. "그 넓은 데에 그냥들 가서 앉나."
   "너 바쁜데, 뭘..."
   "그래도 성 졸업식 하는데 가봐야지."
   "그나저나 너도 성가대 안 나가냐?"
   "벌써 안 나간지 오래 됐지?"
   "그러다 개판 되겠다."
   "성 말마따나 나 하나 안 나간다고..."
   "그리고 너... 클래쓰는 나랑 등록만 하고 만 거냐?"
   "..."
   "사람이 뭐든 끈기가 좀 있어라... 뭐든."
   "..."
운진은 지니가 올 때가 됐는데 하며 길을 기웃거렸다.
병선도 눈치채고 길을 기웃거렸다. 
게다가 철용도 나와서 기웃거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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