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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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3. 03:34

   진희는 꼭 알고자 한 것은 아니었는데... 
아주 우연한 기회에 수영도 한국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소식을 다른 이를 통해서 들었다.
   "내 친구네 그 집이 원래 한국에서 빚 많이 지고 미국으로 도망 이민 온 케이스거든요."
   진희가 박과 밥을 같이 먹으며 하는 말이다. "그래서 영진이가 한국 할머니네 집에 나갔다가 못 들어오고 붙잡혔는지."
박이란 친구는 진희에 대해 한가지 염두 외에는 없기 때문에 그녀가 재잘거리면 응 그래요 아 네에 하고 맞장구치며 그저 스킨슆의 챈스만 노린다.
사실 진희는 그런 말이 미스타 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것인데.
   박은 일 나와서 운진에게 전하기는 커녕 진희와 벌써 세번이나 만났다는 것 조차 침묵이다.
그가 보건데 운진은 진희에게 관심을 끈 것 같다.
박은 영주권이 없기 때문에 어떤 시민권자 여자를 만나서 결혼하게 되면 금새 영주권 신청자격을 얻을 수 있지만 영주권자와라면 2년 이상 기다려야 영주권을 신청할 자격이 생기기 때문에...
사실 말 한마디라도 건네지는 여자가 있으면 덤비고 본다.
진희는 아직 영주권자이다.
그래서 박이 진희의 환심을 사려고 운진에게 가불을 신청하는데.
   "이런 일 하면서 가불이 어딨냐!" 하고, 운진이 한마디로 일축했다.
   "급히 쓸 데가 있어서."
   "가불 줬다가 그 날로 잠적해 버리면."
   "아이, 친구지간에 내가 그러겠어?"
   "우리가 친구야?"
   "친구지, 그럼. 아냐, 그럼?"
   "친구라 여기는 거면, 가불 같은 거 더욱 하지 마."
   "아이. 꼭 좀 필요한대."
   "안 돼!"
박은 금새 시무룩해져서 돌아섰다.
   "야! 뭐에 필요한데."
   "말 안 해. 됐어."
운진은 혹 지니한테 수작부리는데 필요하느냐고 물으려다 말았다. 
지니, 병선이하고 완전히 끝난 거가 아니지 싶은데... 
병선이가 저번 때 술김에 여기서 지니를 '먹으려다' 잘 안 된 이후로 둘이 서먹서먹해진 것이지 둘이 완전히 끝나지 않았을 걸?
   운진은 괜히 안 좋은 싸움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할 것 같아 고개를 저었다. 
지니가 박한테 친절하게 대한다면...
그건 다른 뜻일 텐데...
그러다가 운진은 문자적으로 머리를 세차게 털어서 잡념을 털어버렸다. 
헷! 설마!
그럴 때 운진은 저녁에라도 개를 줄에 매어 잡고 화원 뒷산으로 해서 한바퀴 뛴다.
그러다 그는 더 넓은 공원 같은 데라도 데려가자 했다.

   숙희는 화창한 오월의 마지막 일요일날 개를 혼다 차에 태우고 늘 지나다니며 보아두기만 했던 공원으로 갔다. 
그녀는 차에서 내리기 전에 다른 이들도 개를 데리고 왔나 하고 자세히 둘러봤다. 
간혹 어떤 공원은 동물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비싸게 보이는 애완용 개를 데리고 부지런히 지나가는 백인 여자를 보고는 아 괜찮구나 하고 차에서 내렸다.
이것저것 섞인 똥개일 망정 개는 그래도 영특해서 하루 종일 방 안에 갇혀서도 소리를 안 낸다고. 
그러다가 주인이 퇴근해서 일단 밖으로 데리고 나가면 그제서야 참았던 오줌과 똥을 한참 눈다고.
숙희는 개를 안아서 내려놓고는 아 참 만일을 생각해서 샤핑 봉다리 하고 차로 돌아서다가 그만 개줄을 미끄러뜨렸다.
그런데 집 앞에서 가끔 그러면 어디로 내빼지않고 조금씩 가던 개가 뭘 봤는지 아니면 줄이 따라올 줄 알고 그랬는지 캥 하고는 한방향으로 쏜살같이 달아났다. 
   "바둑아아! 거기 서어!"
숙희는 개를 쫓아가야 하는데 차 문을 또 열어놓은 채로 뛸 수는 없다. 
그녀가 차 문을 닫고 돌아서니 개는 아무 데고 보이지 않았다.
숙희는 이 놈의 개가 결국 똥개네 하며 일단 개가 달려갔을 방향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숙기가 없어 개를 부르지 못하고 부지런히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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