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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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6. 05:10

   "집에서 저더러 한국 나가 누구랑 선 보고 결혼하래요."
   숙희가 결국 말을 시작했다. "공희 엄마의 먼 친척 중에..."
   "나가지 마세요!" 
운진이 사뭇 퉁명스럽게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또? 그런 게 무슨 유행이야? 영진씨에 이어...
   "네?" 숙희는 조금 놀랬다.
   "조금만 기다리시라구요."
   "기다리라면... 오운진씨를요?"
   "녜!"
   "오운진씨를... 기다리면요?"
   "제가 아직... 현재 확실한 일거리 없이 자리를 못 잡았는데요. 곧 뭔가 확정되고 시작하게 되면, 한숙희씨한테 프로포즈 할 예정이었어요."
   "나한테 프로포즈를요?"
   "녜!"
   "그런 건 나한테 먼저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아, 프로포즈 해서 거절당하면 그 때 가서 딴 데 알아보는 거죠!"
   "..."
   숙희는 어둠 속이지만 운진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화나셨어요?"
   "일차 프로포즈는, 노 네요?"
   "그러네요."
   "아직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니까?... 알았습니다!"
   "오운진씨. 남자분이... 그렇게 잘 삐쳐요?"
   "외동아들이라 그래요."
   "외동아들이시구나, 정말, 그러고 보니."
   "이래뵈도 삼대 독잡니다."
   "잌!"
   숙희가 목을 옴추렸다. "누군지 그 집 며느리 아들 못 낳으면 소박맞겠다."
   "..."
   운진은 어둠 속이지만 숙희의 얼굴을 자세히 살폈다. "좀, 풀리셨어요?"
   "..."
   숙희는 대답에 뜸을 들였다. "다시... 집을 나와야겠어요. 힘들더라도."
운진은 화원 건물을 돌아다봤다.
그가 그 자세로 한참 있으니 숙희도 돌아다봤다. "누가 있어요?"
   "아뇨." 운진이 몸을 바로 했다.
   진짜. 암만 삼촌이라지만, 씨발, 너무 하잖아. 하랬다 뺏았다, 장난도 아니고.
숙희가 먼저 일어섰다.
   "집으로 가시게요?"
   "아까는 너무 화가 나서..."
   "지금이라도 어디 떠나려면 떠나죠?"
숙희가 희미한 여광에 운진의 얼굴을 자세히 보려 했다. "정말요?"
   "지금 저한테 돈이 좀 있는데. 사실, 화원을 삼촌이 저한테 돈 받고 팔았거든요? 저는 그 가게 판 돈이었고. 근데, 삼촌이 다시 와서는 저렇게 눌러 앉는 거예요."
   "..."
   "지금 제가 부모님이랑 들어가서 사는 집이 삼촌네꺼였는데. 삼촌이 제 어머니로부터 돈을 많이 빌렸어요. 그래서 그 집을 그냥 넘겨 받은 걸로 아는데."
   "..."
   "내일 얘기 좀 해봐야겠어요. 돈을 도로 내놓던지. 아니면, 화원을 비우고 나가던지."
   "집도 넘겼는데... 화원 마저 내놓으면 가실 데가..."
   "제 어머니 말이 삼촌이 이번에 한국 나갔다가 들어오면서, 아마, 돈을 가질러 왔을 거래요. 그런데, 저렇게 꾀를 부리는 거라고."
숙희는 속으로 나쁜 사람이네 하고 화가 났다.
   "저의 어머니가 오빠지만 평생을 꾀부리는 걸로 살았다고 난립니다."
   운진은 들리라고 안채를 향해 말했다. "완전 잔머리!"
숙희는 상대가 누군 지 모르지만 그리고 잔머리란 단어가 안 좋지만 덩달아 안채 방향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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