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땡쓰기빙 데이를 아무 데고 못 가고 모텔 방 안에서만 뭉개는데.
그런 날도 오픈하는 차이니스 캐리아웃에다가 새우 종류의 음식을 배달시켜서 먹었는데.
어둑해질 무렵 방 밖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끊이질 않는 것이다.
그리고 담배 연기가 문 틈으로 빼곡히 스며든다.
그녀는 그냥 딴 방의 사람들이 추운 데도 나와서 담배를 피우나. 그런데 하필이면 왜 내 방 앞에서 피우나 하고 괴로워 하다가 이상한 예감이 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소리 안 나게 살금살금 움직여서 커튼의 자연적인 틈으로 밖으로 살폈다.
허걱!
서너명은 족히 됨직한 백인 사내들이 바깥 게다가 그녀의 하늘색 혼다 승용차에 한 놈이 걸터앉고 나머지들은 아예 벽에 기대고 문 앞에 서고 하면서 떠드는데.
그들은 담배 연기를 일부러 문 방향으로 내뿜으며.
그들은 문도 보고 어떤 자가 창문을 직통으로 보는 것이다.
숙희는 얼른 피했다.
그들은 마치 그녀의 방을 겨냥하고 죽 치는 것 같았다.
하하하하!
예, 맨! 쒸엣!
숙희는 이번에는 다른 쪽의 커튼 틈으로 밖으로 살폈다.
어쩐 일일까.
모텔 주차장에는 차가 하나도 없다.
오직 그녀의 차만 문 앞에 세워져 있는데, 이번에는 두 놈이 후드 위에 올라앉았다. 이건 남의 차를 찌그러뜨리려거나 나쁜 습관처럼 남의 차에 기대는 것과 다르다.
쿵!
누가 창문 틀에 몸을 부딪는 소리이다.
하하하하!
스탚, 맨!
쿵!
이번에는 문에 부딪치는 소리이다.
하하하하!
컴 온, 맨!
"Get in there, motherfucker! (그 안으로 들어가라, 씹쌔야!)"
허걱!
숙희는 벽 코너에 몸을 쑤셔 넣었다.
그녀는 목만 빼어서 문의 체인이 잠겼나 보려 했다.
쿵!
탕탕탕!
이번에는 창문에 뭐가 부딪고 문을 두드린다.
하하하하!
히히히히!
갑자기 밖이 조용해졌다.
숙희는 코너에서 몸을 빼내어 커튼 뒤로 갔다. 그리고 커튼 틈으로 밖을 살펴보려다가.
허걱!
그녀는 기절할 듯이 놀랬다.
어떤 놈이 아예 눈을 창에 대고 들여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스프링처럼 뒤로 튕겨 섰다.
예, 맨! 비치 이즈 얼론!
왓치!
숙희는 문 입구에 놓여진 가방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그 안에서 스니커를 꺼내어 신었다. 일전 불사할 각오이다.
운진씨가 날 건강하라고 비싼 약을 먹여 주었는데, 너깟 놈들을 겁낼쏘냐!
쿵!
쿵!
문이 결국 밀려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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