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2-1x011 와이 마이 피앙세 올 더 타임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6. 27. 01:31

와이 마이 피앙세 올 더 타임

   숙희는 캘 은행의 갑작스런 불실 경영을 분석한 결과 보고를 상사에게 제출했다.
캘 은행은 이민자들의 잡초처럼 억척스러운 노동력과 미국에서 크레딧을 쌓아가고 싶어하는 욕망으로 비행기 융자를 철저히 갚아 나가는 것을 눈 여겨본 다른 은행이나 항공사들이 차차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캘 은행은 지나친 경쟁을 의식한 나머지 미국 이민자들 중 타은행들이 기피하는 부류인 동유럽 계통의 이민자들에게도 FNPL 융자금을 풀었다.
그 지방 출신의 이민자들 중 일부는 미국에 도착하는 즉시 처음 신고한 거주지를 바꾸고 잠적하기도 한다.
동 유럽인들은 아시아 이민자들처럼 빈 손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에 들어오자마자 친척들 내지는 같은 부류들에 의해서 주로 택시 사업에 뛰어든다.
탴시 사업은 현찰이기 때문에 세입 보고도 기피한다.
그들은 자연 미국 내에서 수입이 전혀 없다고 월 불입금을 무시한다.
그들은 그깟 비행기 값을 갚지않아서 생기는 신용 불량 따위를 콧방귀도 안 뀐다.
그래서 캘 은행은 선량하고 융자금 상환에 목을 메는 아시안 이민자들의 FNPL 융자금 이자를 높혔는데.
그것을 숙희가 지적해서 곧 그러한 융자 제도가 철퇴를 맞으리라고 소견을 붙였던 것이다.
당연히 캘 은행에서 숙희가 몸 담은 회사로 항의 서한이 날아왔고.
숙희는 은연 중에 상사로부터 지나치다는 압력을 받아 오던 중.
운진과 술을 하면서 하소연을 했더니 그가 터뜨리고 나한테 오라는 말에 힘 입어 과감히 상사에게 모든 분석 결과를 넘겼던 것이다.
   숙희는 근신 내지는 감봉 내지는 파면을 각오하며, 상사로부터의 호출을 기다렸다.
그 날은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
숙희는 화원으로 돌아와서 본격적인 꽃 장사의 첫날을 목격했다.
숙희는 운서를 발견하자마자 달려가서 안았다. "언니이!"
   "퇴근하는 거야?" 운서가 숙희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
숙희는 이어서 운진을 찾아 나섰다. 어딨니?
이 넓디넓은 밭을 다 돌아다녀 봐야 찾나?
운진은 어떤 셐숀 끝에서 히스패닠 계통의 일꾼들과 일에 대해 의논하다가 숙희를 맞았다.

그녀는 그가 시간 나기를 기다렸다가 회사에서의 걱정거리를 털어놨다.
   "기다려 봐요."
그가 숙희의 걱정을 듣고 한 말이다.
   "기다리면?"
   "숙희씨 분석이 옳았으면, 그들이 수그러들테고. 숙희씨 보고가 틀렸으면, 숙희씨는 원래 부서로 돌아가던가... 아니면."
   "아니면, 뭐?"
   "다 접고... 저한테 시집 오시던가."
숙희가 운진의 어깨를 때렸다. "혹시 날 골탕 먹이려고 부추긴 거 아냐? 그래서, 내가 실수로 인해 파면 당하면 날 꼼짝없이 여기 살게 하려고? 맞지!"
   "어이, 시이... 모가지나 당해라."
숙희가 운진의 어깨를 또 때렸다. "똑바로 말해? 맞지!"
   "괜찮을 거예요."
   운진이 아프지도 않은 어깨를 살살 만졌다. "난 좋은 일 하고 매 맞네." 
   "내 분석이 맞고, 상황이 사실이거든. 캘 뱅크는 욕심이 지나쳐서 티켓 끊는 이민자들한테 무조건 융자를 주었거든. 상대가 누구든."
   "하지만, 그 융자에는 보증인이나 담보가 있었을 거 아녜요?"
   "없었어."
   "그러면, 뭐... 그 은행이, 욕심이 배 밖에 나와서 무리하다가 당하는 거네, 뭐."
   "그 욕심이 배 밖에 나왔다는 말을 영어로 어떻게 해?"
   "그걸 저한테 묻습니까?"
숙희가 운진의 어깨를 또 때렸다. "말해주면 안되냐?" 
   "아줌마 이러시다 습관 되시겠네."
   "아줌마?" 숙희의 손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진짜 아줌마 되시면 더 하시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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