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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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6. 27. 01:34

   숙희는 거의 일주일 만에 캘 뱅크 어카운트를 다른 이에게 넘기고, 대신 남 캐롤라이나 주에서 '북행'을 꿈꾸는 어떤 융자업체를 맡으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 업체는 주로 농업자들에게 중장비 융자를 주도해서 톡톡히 재미본 회사라고 했다.
그러나 8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이 세계 최대의 농업 국가에서 중국에게 차차 밀리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사라지는 농지의 상태를 볼 때, 그 융자회사는 다른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자연 도태될 위험성을 다분히 안은 처지이다.
게다가 미국 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농기구 중장비 제조 회사인 '사슴' 마크의 회사도 사양길에 접어 들었다는 마당에...
숙희가 그 대상들을 조사하고 분석한다는 것은 자칫 잘못 했다가는 저조한 비지네스의 책임을 뒤집어 쓸 위험성이 다분한 것이다...
   "중국은 값싼 노동력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 해요. 심지어 맼도날즈나 버거킹에서 애들 대상으로 창조해 낸 키즈 밀(kid's meal)에 딸려 나오는 장난감들..."
   운진의 설명이다. "미국이 중국에다가 장난감들을 구십구전 미만으로 만들라고 시키는데. 그 값에 장난감이 만들어져서 들어오거든요."
   "..."
   "게다가 이젠 한국의 재벌 회사 중공업에서 중장비를 생산하는데..."
숙희는 운진의 말에 토대를 두고 남 캐롤라이나 주의 이글이라는 융자 회사에다가 전문을 띄워 보냈다. 아시아의 코리아에서 생산하는 중장비 융자를 컨시더 즉 염두에 두라고.
그녀에게 즉각 반응이 왔다. 
그깟 세계 지도에도 없는 나라에서 만들어내는 물건을 누가 사겠느냐고.
컨시더 할 가치도 없다고.
숙희는 작은 분노를 껐다.
   두고 봐라! 
   코리안의 작은 고추가 맵다는 진리를 곧 알게 될테니.
운진이 덧붙여 말하기 시작했다.
   "한국산 자동차가 미국에다 차를 팔려고 소개를 했는데, 미국 보험 연합에서 형편없는 차종으로 판정을 내렸더군요."
   운진이 숙희에게 와인을 권하며 하는 말이다. "그래서 캐나다로 들어갔대요."
   "체! 서울 거리에 돌아다니는 탴시들이 거의 거기서 만든 차들인데."
   "캐나다에서 인정 받고 미국으로 거꾸로 들어오죠..."
숙희는 운진의 그 정보를 자동차 융자금 업체에다 전통을 때렸다.
반응은 전무였다.
한국산 자동차를 융자해 줄 은행이 없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이 교만한 미국이 아차 하고 뉘우칠 때가 옵니다."
   "하지만 미국은 워낙에 크니까."
   "천구백 십년에 일본이 조선을 합병할 때, 그 배후에 미국이 있었던 것을 알죠?"
   "응?"
   "미국은 일일히 태평양을 건너와야 하니까, 중국을 들어가려면... 그러니, 아시아 대륙의 관문인 일본에다가 조선 기술부터 시작해서 자동차제조 기술을 전수한 거죠."
   "그런 말은... 하긴, 여긴 미국이니까."
   "그래서 일본이 미국 꼭두각씨 역할로 조선을 처들어 간 거죠."
   "나 학교 다닐 때 역사 제일 싫어했어!"
숙희는 운진의 입술을 덥쳐 버렸다.
운진이 알아듣고 그녀를 안고 넘어갔다. "미국은 바보예요."
숙희는 운진의 입술을 마구 부벼댔다.

숙희는 그 후로 안전 위주로 넘어갔다.
분석 대상들의 헛점이 나타나면 그 부분에다 물음표를 달아서 상사에게 보고했다.
그러면 그녀의 상사가 그 물음표 친 부분을 가지고 그녀를 이해시키고 격려를 했다.
숙희는 그러면서 세상을 배워 나갔다.
   운진이 옳았던 것이다.
   남의 약점만 들춰낼 것이 아니라 나 보다 더 힘 있는 이에게 넘기는 것이다. 자연히 숙희는 좋은 문제점을 찾아내지만 그 해결책을 고위층에다 의뢰할 줄 아는 충실한 직원이 된 것이다.
그녀의 상사는 어떤 분석결과를 발표하면 쑤의 작업임을 늘 인용했다.
그리고 숙희는 늘 운진과 의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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