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가 캘 뱅크를 놓고 절절 매었을 때, 회사에서 다른 에이전트에게로 넘기고 대신 받은 중장비 융자 회사에 대해서는 아웃라인도 못 잡고 운진에게 투정이나 부리는데.
그리고.
'점점 더 힘든 일을 시키고, 종래에 가서는' 도태시킨다는 운진의 말이 그녀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뱅뱅 도는데.
숙희에게 상사로부터 느닷없이 남부 지방으로 출장을 내려 오겠느냐는 제의가 들어왔다.
중장비 융자 회사에서 직접 회동을 하잔다고.
그가 출장을 가서는 여사원에 대해서 자랑을 많이 했더니 만나자는 것이라고.
그리고 내려오면 내려오는 김에 남 캐롤라이나 주의 본사를 탐방하자고.
"I think they want you to take care of their account. Only by you. (그들은 당신이 그들의 어카운트를 관리해 주기를 원하는 것 같소. 오직 당신에 의해서만.)"
그녀는 피앙세와 의논하고 답변하겠다고 대답했다.
와이 피앙세 피앙세 올 더 타임...
그녀의 상사나 동료들의 반응이었다.
"원래 그럽니까? 자기네 어카운트를 담당하는 직원을 직접 보자 하는 것이?"
"말은 들었는데... 아무리 그래도 난 여잔데 혼자 출장을 어떻게..."
"혼자 출장가면 무슨 문제가 있소?"
"그냥... 안 갈래."
숙희는 몸을 소파에 깊숙히 숨겼다.
"일에 자신이 없어서 그럽니까?"
"그런 건 아니지이!"
"그럼. 뭐가 문젭니까?"
"..."
숙희는 랠프의 얘기를 하고 싶다. 드링크에다 약을 탄 적이 있는 세상에서의 삶에 대해...
그리고 지금 출장 오겠느냐고 부르는 상사가 얼마 전 약간 이상한 제스처로 다가왔었다. 소위 문제도 아닌 문제였는데, 그가 그걸 처리해주면 무슨 댓가나 상이 그녀로부터 나오느냐고.
숙희는 운진에게서 나오는 반응을 이해한다.
그는 다르니까.
그는 숙희가 술기운에 그가 사랑스럽게 보여서 덤벼들어도 참으라고 달래니까.
다음날.
숙희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정상적으로 출근했다.
열시쯤 그녀의 방에 있는 퍀스밀리로 뭔가가 들어왔다.
숙희는 밑으로 늘어지는 떠멀페이퍼의 로고부터 봤다.
E-A-G-L-E... 이글?
그녀는 그 페이퍼를 잡아서 다 나온 다음 잡아챘다. "이글에서 나한테 직접 퍀스가 와?"
그녀는 퍀스 내용을 읽자마자 화원으로 전화를 걸었다.
운서언니가 잠깐만 기다리라 해 놓고는 마냥이다.
숙희는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바쁜 소음을 듣다가 끊었다.
그녀는 퍀스 내용을 또 한번 읽었다.
그 때 그녀의 책상의 전화가 벨소라를 내었다.
그녀는 스피커폰 단추를 눌렀다. "예스?"
"히즈 네임 이스 우디?" 안내 여자의 말이다.
"우디?"
숙희는 묘한 기분이다. "헬로?"
"녜. 전화왔다는 말은 들었는데, 마침 딜리버리가 들어와서."
"오, 이름을 우디로?"
"누구라 전하냐는데... 마땅히 댈 이름이 없어서."
"좋네. 우디. 우디."
"흐흐."
"오, 참! 이번에는 이글에서 직접 퍀스가 왔네? 미팅을 가지고 싶다고?"
"뭐가 문젭니까?"
"나 보고 혼자 가라구?"
"아, 그게 문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