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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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2. 12:30

   수키는 일주일을 기다리다가 대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I already sent it, Sookie? (이미 보냈는데, 수키?)"
   대나는 대나대로 연락 없는 수키에게 조금 서운해 있던 참이라고. [장난 아니고 진정이었는데...]
숙희는 공희를 족쳤다.
   엄마가... 
스물 한살의 처녀가 언니에게 혼나고 어린애처럼 울었다.
수키는 대나에게 전화를 다시 걸었다.
그리고 그녀는 대나가 만나자는 장소를 향해 떠났다. 
   대나가 수키에게 들려준 이야기에 의하면 어플리케이숀은 형식적이라는 것. [제레미가 부친의 기업을 물려 받는데, 상속세를 물어야 하니까, 취직해서 승진하는 식으로...]
수키는 대나가 다시 얻어온 어플리케이숀을 다 기입하고 주었다.
그리고 그 길로 제레미를 보러 차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같이 갔다.
제레미는 퇴근도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착한 성격 답게 그저 대나의 눈치만 봤다.
백인 여자들 특유의 안차빠짐을 잔뜩 가진 대나에 의해 두 여자는 같은 부서, 즉 투자 상담 부서로 임명받고 즉시 추레이닝에 들어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나는 수키를 취직시켜주기 위해 다른 회사를 마다한 것이다.
   두 여인은 교통이 편리하고 각종 상점들이 많아 여러 모로 살기에 적합하고 게다가 상업 지역으로 인구가 제법 모인 펜실배니아 주 랭캐스터 시에다 둘이 있을 아파트를 알아봤다.
방은 한달을 기다려야 했다.
그 동안 대나네 집에 같이 기거하며 출퇴근하기로 약속하고.
두 친구는 일단 헤어졌는데.

이튿날 대나로부터 갑자기 보류하란다는 연락이 왔다.
   "Jerry said Ralph is back in old department. (제리 말이 랠프가 옛부서로 돌아왔대.)"
그리고 랠프가 무슨 눈치를 챘는지 수키 즉 조의 안부를 물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랠프가 제레미에게 친구 좋다는 게 뭐냐면서 조의 보직을 저와 같은 데로 부탁했다는 것.
말로는 랠프가 반성했고 조에게 사과하고 싶다 한다지만 제레미의 말에 의하면.
   [비록 어려서부터 엘레멘터리(초등학교), 미들 스쿨 그리고 하이 스쿨까지 같이 다녔지만.]
   제레미가 대나에게 한 말이다. "Sometimes, somehow he's not trustworthy. (가끔, 어쨌거나 그는 신임적이 아니다.)"
그래서 졸업 파티를 한다고 모두 초대 받았을 때, 제레미가 랠프의 동양 여성에 대한 수작이 뭘까 하고 주시하다가 약을 쓰는 것을 보고 미수에 그치도록 방해했다는 것.
   "Then, you choose either me or your not-trustworthy-friend! (그렇다면, 너는 나 또는 너의 믿지 못할 친구 중에 택하라!)"
   대나가 제레미에게 퍼부운 폭탄 선언이다. [만일 친구 랠프를 택하면, 너와 나는 영원히 끝이다!]
수키는 대나가 저들과 같은 백인 인종이면서 동양인 친구에게 끝까지 선의를 베푸는데 너무 고맙다. 그러나 수키는 대나를 말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일이 필요하고, 랠프만 잘 피하면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수키는 대나의 연락을 기다리기로 하고, 일단 부친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대나에게서는 연락이 안 왔다. 수키는 전화하고픈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아무래도 백인들은 끼리끼리일 것 같다는 생각에 참고 보냈다.

그 동안 숙희는 부친의 가게에 나가서 메일로 날아오는 각종 악세사리 팜플렛을 공부했다. 
그리고 한씨가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서는 뉴 욬으로 물건을 떼러 가기로 했다.
   "니가 찍은 것들 사오긴 사오는데, 만일 안 팔리기나 하면 너..."
   한씨가 딸에게 주먹을 들어보였다. "하루 만에 다녀올께."
그렇게 하고 한씨는 닷지 밴을 몰고 떠났다.
가게에 남은 숙희는 수화기를 몇번이나 잡았다 놨다 했는지 모른다.
   아무래도 제레미는 나 때문에 대나를 잃지 않을 게 뻔하지. 
당연하지! 게다가 랠프가 앨런타운 본사로 다시 돌아왔다는 것도 수상해. 둘이 어려서부터 단짝이었고, 칼리지도 같이 다녔는데 나 때문에 그런 우정을 끊을 리도 없지. 
결론은, 백인은 백인 편이다.
그녀는 제레미가 랠프의 청을 들어주려고 취직자리도 마련한 것으로 짐작했다.
그녀는 랠프를 잘못 사귀었다가는 안 좋을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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