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희는 전혀 손님이 없어서 그냥 일찍 닫고 들어갈까 하고 망설이는데.
동생은 진희란 손위 친구 따라 나가서는 함흥차사다.
그래도 내 차로 왔으니 집에 갈 걱정해서라도 오겠지 하고 있는데.
숙희의 무심코 내다보는 시선에 한 낡아빠진 핔엎 추렄이 샤핑 센터 주차장으로 들어와서는 크게 유-턴하는 것이 들어왔다.
틴(teen)!
그녀는 혼자 흉을 봤다. 애비가 누군지, 너두!
그런데 그 추렄에서 공희가 먼저 힘들게 내리고 진희가 잇따라 내리는 것이었다.
추렄 문이 닫히기 전에 잠깐 보인 운전석에는 이십대의 남자가 앉았다. 그의 피부가 완전 까만 걸로 보아 여름 동안 썬탠을 제법 많이 한 모양이다.
바닷가라도 놀러갔던 모양이구나...
숙희는 괜히 부러운 생각이 든다. 에잇! 내년에는 꼭 가 봐야지.
공희와 진희가 서로 헤어지는 손인사를 한다.
추렄은 엔진 공회전을 두어번 크게 하더니 요란하게 그것도 엔진 부서지는 소리를 내며, 게다가 머플러에서 파란 연기를 내뿜으며 출발했다.
숙희는 그냥 코리안 중에도 저런 망나니가 있나 하고 혼자 실소했다.
공희가 가겟문도 힘차게 열어젖히고 들어섰다.
"짜쟌!"
공희가 한 손에 들린 비닐 봉지를 쳐들어 보였다. "이게 뭐게, 언니?"
"뭔데? 너 어디 갔다 오는 건데?"
공희가 풀어 보이는 것은 얄궂은 여자용 장식들이다.
"그 오빠가 팔고 남은 거 우리 가게에 갖다 팔라고 준 거야."
"아까 그 추렄 모는 이가 이런 거 도매해?"
"아니이! 디 씨에서 벤더 하는데에, 센스가 좋아서 늘 히트품을 먼저 친대."
"그럼, 혹시. 먼저 링 준 사람이야?"
"링? 무슨 링?"
"넌 모르지, 참. 그런 거 있었어."
공희가 가게 전화기로 쪼르르 갔다.
그리고 어디다 능숙하게 전화를 걸었다.
"진희언니? 먼저, 그 미스타 오 아저씨가 우리 링 줬어?"
공희가 수화기를 내려놨다. "그 미스타 오 아저씨가 아빠한테 링 줬대."
"자기나 팔지, 왜 줬대니?"
숙희는 궁금했던 점이 풀리는 기분이다. "돈도 안 받고."
"늘 그런대. 맨날 뉴 욬 가서 최신 유행하는 것들만 가져다 싹 팔고는 남들이 따라 하면 그 아저씨는 또 다른 거 갖다 팔고."
"남들은 바보야? 왜 따라만 해."
"남들은 뭐가 뭔지. 팔릴지 안 팔릴지 두려운데, 그 아저씨는 척척 갖다가 잘 판대."
"그렇대?"
숙희는 그냥 물건에 호기심이 간다. "이것두 돈 안 줬어?"
"진희언니 친구 영진언니라고 있는데에. 그 언니가 미스타 오 아저씨더러 달래 갖고오, 진희언니 반 주구 나 반 주구."
"그 영진언닌가가... 그 미스타 온가 하고... 뭔데?"
숙희는 저 자신도 별 일이라고 놀랜다. 내가 언제부터 남의 일에 흥미를! 참, 내!
"영진언니, 이번에 칼리지 파크 유엠으로 추렌스퍼 하고. 그 미스타 오 아저씨는 커뮤니티 칼리지 다니고. 근데 둘이 굉장히 친한가 봐."
"너는 가게 나온지 얼마 안 됐으면서도 언제 그런 걸 다 알았어?"
"원래는 진희언니가 그 미스타 오 아저씨랑 나갔었는데, 영진언니가 가로챘대."
"별!"
숙희는 마치 삼류 삼각관계 소설을 읽는 기분이다. "이래서 한국 사람들 많은 데가 싫어."
"근데에. 이유는 모르겠는데에. 진희언니가 영진언니한테 미스타 오 아저씨를 뺏기고도 무슨 약점이 있는지 암말도 못하고 되려 영진언니 앞에서 절절 기던데?"
"알았어." 숙희는 동생이 가져온 것을 한쪽으로 치웠다.
"내 보기엔 그 미스타 오 아저씨가 진희언니랑 어울리던데."
"그만 해."
"이런 걸 두고 양다리라고 해, 언니?"
'[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4-6x036 (0) | 2024.07.13 |
---|---|
4-5x035 (0) | 2024.07.13 |
4-3x033 (0) | 2024.07.13 |
4-2x032 (0) | 2024.07.13 |
4-1x031 한숙희 (1) | 2024.07.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