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숙희는 하워드에게 전화를 또 걸었고.
그가 나오라는 약속 장소를 향해 혼다 차를 몰았다.
그리고 그녀는 그가 오라한 장소를 밖에서 보고는 아연실색했다.
그녀가 주소로만 찾아간 그 곳은 어디서 이름도 듣도 보도 못한 모텔이었다. 그녀는 하워드의 은색 비엠더블유가 모텔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작은 분노가 일었다.
하워드에게가 아닌...
그녀 자신에게.
내가 그렇게 값싸게 보이나.
그런데 운진씨는 나를 그처럼 받들어 주나.
그녀는 혼다 차를 위험할 정도로 돌려서 그 곳을 떠났다. 나를 왜 전부들 싸게 취급하는 거야!
숙희는 화원으로 돌아와서 추렄이 여전히 안 보임을 알았다.
운서가 일꾼들을 데리고 문을 닫고 있었다.
숙희는 운서에게 달려갔다. "언니! 운진씨 어디 있어요?"
"걔 화날 때마다 잘 그러듯, 어디 저도 모르는 데 막 달리고 있겠지."
"운진씨 돌아올 때까지, 저, 여기 있어도 되죠?"
"오늘이야 내가 얼렁뚱땅 일 하는 사람들 데리고 넘어갔는데 만일 내일부터 바빠지기 시작하면."
"어차피 저 노니까, 도울께요."
"숙희."
운서가 숙희의 손을 가만히 잡았다. "운진이랑 뭐가 틀어져서 이러는 거면..."
"가르쳐 주세요!"
"정말 기다릴 수 있어?"
"기다릴 거예요. 아뇨. 기다려야 해요."
"만일... 운진이가 돌아오면. 먼저 대화하자고 덤비지 말지?"
"네. 그러구요?"
"걔한테는 변명이나 거짓말 같은 거 하지 마."
"네..."
"설령, 숙희가 정말 운진이와 헤어져야 하는 일을 저질렀어도 운진이를 놓치고 싶지 않으면, 그 일을 무마하려고 말을 꾸면대서 이어나가지 말고..."
"네?... 네."
"그냥... 잘못했다고. 접어달라고. 다시 하자고... 그렇게만 말해."
"오해할 일이... 없어요..."
"이상한 전화껀에 대해서도 말 안 했잖아."
"네..."
"그리고 우리 운진이와 그만 헤어지고 싶으면 바로 말해."
"아니예요! 아니예요!"
운진은 삼일이 지나도록 화원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화원 물건들은 팔리기만 할 뿐 어디다 어떻게 주문하는지 아무도 몰라 텅텅 비어가기만 했다.
숙희가 배달 영수증들을 이리저리 뒤져서 혹 여긴가 하고 연락한 곳이 펜실배니아 농장이었다.
거기서 처음에는 낯선 여인이 메릴랜드에 있는 화원이라고 하면서 이것저것 물으니 답변을 회피하다가 숙희가 천상 미스터 오의 피앙세라고 말하니.
그 날 저녁으로 평소 주문하는 양 정도의 꽃들이 배달되어져 왔다.
운서가 금고를 열어서 대금을 지불했다.
그리고 숙희는 일꾼들이 와서 전하는 대로 필요한 것들을 영수증에서 거래처를 찾아 연락했다.
그렇게 두 주가 후딱 지나갔다.
"대체 어딜 갔을까요, 언니?"
"모르지. 어디, 저 남쪽으로 한바퀴 휘휘 도는지."
"나중에 가정을 가지고도 이러면 곤란한데..."
"그건 숙희도 마찬가지 아냐? 오해 살 일이 있었으면 바로 풀었어야지."
"연락이 안..."
"말고!... 오해가 생겼으면 바로 풀었어야 한다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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