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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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5. 10:58

   숙희가 내놓는 주급의 금액을 보고 공희모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입이 찢어진다.
   "너 봉금 인상 받았니?"
   "오버 타임을 많이 했어요."
   "으응. 그래. 배고프지!"
   공희모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숙희에게 사뭇 굽신거린다. "아이고, 우리 큰딸 이쁘다."
돈 때문이다.
   가게는 한씨가 돈이 필요해서 누굴 꼬셔서 동업식으로 끌어들였는데, 그 자가 속았다면서 돈 당장 안 빼주면 고소하거나 가게를 압수하겠다고 나왔다. 
그리고 그 동업자가 매일의 매상을 몽땅 압수한다.
그래서 숙희가 두 주마다 타오는 주급이 생활비로 몽땅 들어간다.
이제 그 가게는 곧 문을 닫거나 급히 팔려야 한다.
그 말이 아주 우연한 기회에 운진의 귀에 들어갔다. 아니. 
진희가 영진에게 해 준 말이다. 
그리고 영진이 진희에게서 들은 말을 운진에게 전한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가짜 귀고리를 하나, 뭐."
   운진이 한 첫 말이다. "그러지 말고 50프로 정도는 진짜 가까운 거로 바꾸지."
그 말이 이번엔 거꾸로 해서 그 가게의 공희에게 들어갔다. 그러나 공희는 한마디로 무시했다.
그렇게 그 말 내용들이 왔다 가기로 근 두 주가 걸렸다. 
   이번에 숙희가 타온 주급은 금액이 조금 적었다.
   "니가 뺐니?"
   공희모가 쌍심지를 돋구었다. "니 용돈 미리 뺀거냐구, 이년아."
   "아니요. 저번 주에는 오버 타임이 얼마 없었어요. 그리고 앞으로는 오버 타임이 줄어요."
   "너, 이년, 시방 내가 무식하다고 거짓말 하고 있지?"
   "아닙니다, 어머니."
   "이것 갖고 앞으로 두 주를 어떻게 살란 말이니?"
   "아버지도 버시잖아요."
   "그 가게는 니가 망쳐놔서 곧 닫는다."
   "네?"
   "니년이 다 망쳐놓고 손 떼었잖아!"
   "제가 그만둔 지 얼마짼데요."
   "니가 망쳐놓은 거 아버지랑 공희가 살려보려고 하다가 빚도 지고 해서 곧 닫는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니가 우리 식구 먹여 살려라. 그 책임으로."
   "그건 사실이 아니예요, 어머니."
   "그럼, 우리가 니깟년한테 거짓말을 하니?" 
   "가게는 전부터 물건을 바꿔야 생존한다고 누누히 말씀드렸는데, 아버지가 들은 척도 안 하셨어요. 한국사람들은 돈 모아서 진짜 보석을 하지, 가짜를 안 하거든요."
   "니가 어느 놈팽이한테서 어디 얄궂은 것들을 받아다가 팔았다며. 어디서 싸구려를. 그래서 우리 가게가 망한 거야, 이년아! 이년이 어디서!"
   "네?"
   숙희는 억장이 무너지고 너무 억울해서 숨이 막힌다. "그건 사실이 아니예요, 어머니."
   "하여튼 이 돈 갖고는 생활비도 모자라니까, 나한테 개스비나 점심값 달래지 마라."
   "네?"
공희모는 또 악독한 계모로 변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운진이 한씨의 가게에 나타났다. "이 가게 내놓으셨다면서요?"
   "오! 미스타 오!"
   한씨는 운진을 보면서 통빡을 굴린다. "가게를 내놓은 게 아니라, 동업자를 구하고 있다네."
   "아, 녜에!"
   운진은 픽 웃어주고 돌아섰다. "어디 장님이나 찾아보시던지."
한씨가 미스터 오를 붙잡으려 했다. "이 봐! 내 말 좀 들어 봐!"
   "씨발, 냥, 콱! 한국에서 작살내 버릴 거 숙희 땜에 살려줬더니 이게 어디서 개통빡을!" 운진이 이를 보였다.
한씨는 어디서 듣고 본 장면 같아 몸이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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