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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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16. 09:20

   운진은 수영으로부터 동생이 부모로부터 이유없이 또 금족령을 받았다는 말을 전해듣고는 깊이 오래 생각할 것도 없이 알았습니다 미안합니다 하고 말았다.
수영도 구태여 부가적인 말을 하지않았다.
   그리고 모두에게 가을이 깊어갔는데.
운진의 영진에 대한 생각은 생각으로만 끝났다.
그것은 비단 그의 성격이 냉정함 때문은 아니었다. 그는 냉정함과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는 그녀에게 하드 타임(hard time)을 주게 된 것이 못내 미안해서였다.
   우리가 결혼할 것도 아니지만, 뭔가 그 쪽 어르신들에게 못 마땅한가 보지...
그렇다고 그는 새로운 여자를 찾아서 데이트 할까 하고 찾는 것도 아니었다.
운진은 비지네스 판 돈을 일년 안에 재투자하지 않으면 세금 문다는 말을 병선으로부터 듣고는 화원하는 삼촌을 찾아갔다.
그리고 삼촌과 조카는 땅 소유권을 한 변호사 두고 팔고 샀다.
   "그럼, 이번에 잔뜩 주문 들어온 폰탄가 하는 것부터 너꺼네?"
   "포인세티아요."
   "좌우지간. 그럼, 우리는 아예 이번 크리스마스 때 귀국할란다."
   "그 때가 비행기 값 제일 비쌀 때래요."
   "그러면... 연말을 보내고 갈까?"
   "정말 가시게요..."
   "왜. 가지 마?"
   "아무래도 여자애 혼자..."
   "니네 집에 방이 또 없지?"
   "방은 쓰리 베드룸인데, 하나는 스토리지(storage)로 쓰이잖아요."
   "그럼, 같은 데다가 방을 따로 얻어줄까?"
그 아이디어는 운진모에게서 반대가 나왔다.
   내가 이 나이에 청소일 다니면서 밥해먹기도 벅찬데 조카년까지 딸리다니 하고.
그리고 어떤 뾰족한 수 없이 시간은 흐르는데.

   어느 날 영진이 그 장로 교회에 나타났다.
운진은 처음에는 그녀를 못 알아봤다.
진희가 그녀의 손을 끌고 와서 마주 해서야 알았다.
   "어! 왜 이래요!"
   운진은 보기에 얼굴이 반쪽이 된 영진의 손을 잡았다. "어디 아팠어요?"
영진이 말없이 고개만 끄떡였다.
   "어디가 아픈데요?"
영진이 고개를 저었다.
진희가 성가대 연습실로 대원들이 오는 소리가 들려오자 두 사람을 반주자실로 밀어넣었다.
운진은 영진을 의자에 앉혀놓고 연습실로 나갔다.
   영진이는요...
진희가 입술로만 말했다. 쟤 혼자 놔두면 안 된대요.
운진은 바로 옆방인 반주자실에서 뭐 어떨까 하고 흘낏 보기만 했다.
그 날도 발성 연습부터 하고, 세번 아멘 그리고 새로운 기도송을 연습했다.
운진은 처음부터 음정을 잡아서 베이스 팀은 단번에 통과했다.
쏘프라노와 메조 쏘프라노 팀들도 단번에 통과했다.
역시 테너 팀이 문제였다. 
성렬이 자꾸 삐꺽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지휘자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지고.
성가대장의 헛기침 소리가 연발하고.
진희가 더 이상 피아노 못 두드리겠다고 일어섰다.
하는 수 없이 운진이 피아노 앞에 앉았다. 그리고 성렬에게 따로 부르도록 건반을 두드렸다.
그리고 반주자용 악보에다가 특별히 어떤 한 음을 그려 넣었다. 테너 파트에게 그 단음이 나오면 다음 음을 잡도록 운진이 고안한 것이다.
진희가 두 팔을 앞으로 가슴을 안은 채 오운진을 찬찬히 살펴봤다. "그거 뭔데?"
   "반음 내려서 살짝 쳐주면 제 음을 잡던데..." 운진은 진희의 눈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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