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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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7. 2. 10:49

   "How much does your company pay you for this? (이런 걸로 당신의 회사는 당신에게 얼마를 월급 줍니까?)"
잠깐의 정회 후 다시 모였을 때, 항공사 중역 하나가 숙희에게 물은 말이다.
그녀의 보쓰가 고개를 저었다.
   마치 '히어 위 고 어게인' 하듯이.
   소위 또 시작이군!
숙희가 이글 파이넨셜을 신랄하게 분석했을 때, 이글도 처음에는 반발했다가 나중에 가서 그녀의 영입을 원했다.
   "Enough to live in this world. (이 세상에서 살만큼 충분히.)"
   "유 원트 모어?" 같은 중역이 또 말했다.
순간 숙희는 운진의 충고 한마디가 떠올랐다.
그것은 숙희의 고질병 하나를 지적한 충고였다.
   '능력을 알아주는 것 같으면, 더욱 겸손합시다.'
   "I'm fine. I'm happy with this company. Thank you very much. (나는 좋아요. 나는 지금의 회사와 행복합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숙희는 겸손히 인사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보쓰. Can I be excused?"
그녀의 보쓰가 일순 당황하는 것 같더니 이내 평정을 되찾았다. 
   "Sure! See you at the office in the morning. (슈어! 아침에 사무실에서 보자구.)" 
그가 아주 점잖게 그러라는 손짓도 했다.
그녀가 회의실을 나서는데.
그녀의 등 뒤로 완벽이라는 단어가 들려왔고 날카롭다는 단어도 들려왔다.

   숙희는 화원에 돌아와서 운진이 그 때까지 퇴근않고 기다리고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그가 중탕으로 데워주는 약을 받아 먹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를 가만히 안았다.
   "무슨 일 있었소?"
   "이번 항공사 분석에서도... 또 오겠느녜."
   "또 직선적으로 파헤친 것 아니요?"
   "그렇게 밖에 못하느냐고 한 것 외에는..."
   "또 반발을 유도한 이차 컨퍼런스에... 기가 막힌 제안... 두 가지 중에 한 선택."
   "..." 숙희는 그의 그 말에 암말않고 안은 것을 풀지 않았다.
   "항공사는 노조가 굉장히 파워 있는 것을, 알죠?"
   "..."
   "노조 건드리면... 여기도 한국처럼 재미없을텐데."
   운진이 그녀의 포옹을 가만히 뜯어서 풀었다. "아무래도 그 회사가 숙희씨를 다시 불러들인 첫째 이유가 이글에서 유독 숙희씨를 원한다는 것 외에... 이런 식으로 앞에 내세워서..."
숙희는 몸이 굳어진 사람처럼 꼼짝을 못한다.
운진이 냉장고에서 반찬들을 꺼내 식탁에 놓기 시작했다.
   나랑 같이 저녁 먹으려는 건가?
숙희는 아직 가지고 있는 백을 소파에다 놓았다. "나 손 씻고 올께?"
그리고 그녀는 밥만 차려주고 가려는 운진을 붙들었다.
   같이 밥 먹자 하고.
   "혼자 먹는 식사가 참 괴로워."
그가 암말않고 보온밥통에서 밥 하나를 더 떠왔다.
   "그 회사가 우선은 좋은 머리를 많이 잃었고... 개스(gasoline) 조달 같은 것은 입찰로 조금이라도 싸게 사려고들 난린데, 그 회사만 유독 제일 비싼 것을 고집하더라구."
   "보나마나 뒤로 무슨 인맥이 연결되어 있겠죠... 끼리끼리."
   "아아... 그런가 보구나아..." 
   "그런 관계를 애날리스트라 해서 깰 수 있나요?"
   "Of course not! 천만에다. 체!"
   "만일 숙희씨의 분석을 철저히 믿는다면 저들끼리 싸우겠죠. 플러스 마이너스 5 프로 갖고."
   "잘 해야 이븐이거든."
   "요즘철에 이븐이면 잘 하는 거예요."
   "근데 욕심이 배 밖에 나왔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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