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1

pt.1 18-1x171 하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16. 00:36

하늘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

   2주에 한번씩 학교 공부가 꼭 밀리지 않으면 엄마를 찾아 볼 수 있다는 이혼 판결 때문에 그걸 지키러 챌리가 동생을 태우고 왔다가 엄마가 사람이 들어온 것도 모르고 마치 미친 여자의 형상으로 울고 있는 것을 보고, 딸 둘은 돌아섰다. 
킴벌리는 밖에 나와 우는데 챌리는 속이 후련해졌다. 이제야 엄마가 뉘우치나 보다고, 챌리의 얼어붙었던 마음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주머니에서 셀폰을 꺼내 아빠의 가게로 전화를 했다.
   “응, 그래, 챌리야. 엄만 어떠시대?”
   “엄마 울어요.”
   “너 보자마자 우시대?”
   “아뇨. 혼자 우는데 좀 달라요.”
   “다르다니? 그게 무슨 뜻이지?”
   “그냥 우는 게 아니구, 하여튼 좀 달라요.”
   “무슨 말인지 모르겠구나.”
   “어떻게 지금 말로 표현은 못 하는데요, 리그렛(후회)? 그거 하고 있어요.”
   “그렇게 보이대?”
   “네.”
   “그래. 다행이구나.”
   “지금 집 밖인데요. 어떻게 해요?” 
   “오, 엄마가 우는 거 보고 싶지 않구나? 그래서 밖에 있니?”
   “Some like that. (그렇게 볼 수도 있어요.)”
   “키미는?”
   “키미는 내 옆에서 울어요.”
   “쩟! 그럼, 오늘은 그냥 올래?”
   “네.” 
챌리는 셀폰을 접어 주머니에 넣고 동생을 차로 인도했다.
갑자기 킴벌리가 말릴 새도 없이 집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챌리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었다. 동생의 뒤를 따라 들어가서 엄마의 얼굴을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들었다. 
엄마가 아직도 울면...
잠시 후 안에서 킴벌리의 톤 높은 앙칼짐이 연이었다.
   ‘오 마이 가앗! 쟤 또 시작이구나!’ 
챌리는 가슴이 철렁하고 내려 앉았다. ‘킴벌리의 밷 진(나쁜 유래)인 분노가 터지면 아무도 건드릴 수 없는데, 저 안에 들어가서 기여코 터졌나 보다! 어떡하나...’
챌리는 다시 아빠의 가게로 전화를 했다. “Dad! She started it! (아빠! 걔가 시작했어!)”
   “뭐를? 누가?”
   “Kimmie. Her anger. (키미. 그녀의 분노.)”
   “오, 노!”
그 때 안에서 문이 꽝! 하고, 닫히며 큰 유리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챌리는 셀폰을 접어넣고 반사적으로 집을 향해 뛰었다. 킴벌리가 현관 앞 돌계단을 달려 나왔다. 
챌리는 동생의 얼굴을 보는 순간 제 자리에 굳으며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다. 동생의 얼굴에는 극도로 분노할 때 씌어지는 광기가 깔려 있었다. 챌리는 동생이 지나가도록 얼른 길을 비켰다.
   “Fucking bitch! (나쁜 년!)” 
   킴벌리가 욕을 했다. “Come on! Let’s go! (빨리 와! 가자!)”
동생의 그 명령에 챌리는 후닥닥 움직였다. 자칫 어물쩍 하다가는 동생의 공격을 만난다. 
그래서 챌리는 동생이 차에 타자마자 차를 움직였다. "Store?"
   "Go!" 킴벌리가 소리쳤다.
가게로 가는 동안 킴벌리는 무섭게 부릅뜬 눈으로 앞만 응시했다. 챌리는 신호등이 조금만 늦게 바뀌어도 킴벌리의 눈치가 보였다. 동생에게 어쩌다 맞으면 정말 아프다. 
킴벌리가 마치 불에 덴 황소처럼 날뛸 때 멋도 모르고 옆에 있다가는 충돌하면서 날아가 떨어진다. 킴벌리는 살이 없는 것 같아도 뼈굵기가 챌리와 다르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전을 했는지 모르게 가게까지 온 챌리는 차에서 후다닥 내려 도망쳤다.
운진은 놀란 표정으로, 아니 공포에 질린 얼굴로, 쫓기듯 뛰어들어오는 챌리를 보고 사태를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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