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1

pt.1 19-1x181 이별

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17. 04:24

이별

   불륜의 씨앗! 
언니가 표현한 그 말이 영아의 귓속에서 쟁쟁거렸다. 
영아는 그 말만 생각하면 슬퍼졌다. 
법에 저촉만 안 받으면 정말은 형부와 같이 살고 싶었다. 
형부와 가진 성행위는 편안하고 온 몸이 저리는 쾌감이었다. 반면 형록은 몹시 거칠었다. 그는 자세도 금방금방 바꾸자 하고 때로는 잘 안 된다고 짜증을 냈다.
   밖에서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형록이 와서 언니 영란과 얘기하는 모양이었다. 
곧 아파트문이 세게 닫혔다. 그리고 형록의 상기된 음성이 들렸다. “영아! 영아! 어딨냐!”
영아는 그제서야 방문의 고리만 풀고 침대로 올라가서 누웠다. 아무래도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았다. 아기가 움직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형록이 생각도 없는지 방문을 벌컥 열었다. “괜찮냐?”
영아는 조금 놀랜 가슴을 쓸어내리며 손을 저어 조용히 하라고 표현했다.
   “왜 그래! 배 아퍼?” 형록이 곁으로 달려왔다.
   “아냐. 나 좀 누울께, 형록씨. 언닌 보냈어?”
   “응. 왜 왔는데?”
   “나중에 얘기하면 안 될까? 애기가 놀랜 거 같아서 진정시켜야 해.”
   “그래, 그래. 그럼 나 다시 간다?”
   “응. 문 좀 꼭 잠궈줘.”
형록이 가 버리고 난 뒤 영아는 이불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 덮었다. 형부를 생각하며 눈물이 나오려는데 뱃속의 아이가 꿈툴했다. 
   ‘아아! 움직인다! 아빠 생각을 하니까 알아듣고 반응을 보이나?’ 
영아는 배를 쓰다듬으며 그제서야 안심했다. 형부와 처제가 살아도 불법이 아닌 나라가 있다면 거기가 어디든 가겠다. 
영아는 형부가 보고 싶어 울음이 나왔다. 
틴에이저 때부터 보아 온 형부에게서 받은 인상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워지지 않았다. 지워지기는 커녕 이제는 이렇게 형부의 애까지 배었다.
영아는 흐느끼다가 잠이 들었다.

   영호가 피투성이가 되어 게다가 애큐라 차도 다 찌그러져서 집으로 돌아왔다. 
   "누나! 내가 지금 어디서 오는 줄 알아?"
   "너... 다쳤어?" 
영란은 동생 영아네를 찾아갔다가 기운을 다 쓰고 와서 축 늘어졌다.
   "조가새끼. 내가 작살냈는데, 경찰한테는 매형 씨발놈이 한 줄 알게 해놨어."
   "뭐..."
   영란은 눈에 초점이 잡히지 않아 고개를 계속 저었다. "누굴?"
   "누나 술 먹었어?"
   "그래."
   "누나 술 먹으면 안 되지! 죽고 싶어?"
   "후후후! 걱정 마. 니 누나 어차피 죽어."
   "아, 씨발! 누나 미쳤어? 응?"
   영호는 누이의 침대 주위를 살펴봤다. 4 홉은 충분히 될법한 크기의 보드카 병이 굴러다닌다. 
   영호의 눈에서 웬일로 눈물이 왈칵 나왔다. "내, 이, 씨발 새끼를!"
   "누구..."
   "오운진인지 사운진인지, 내, 이, 씨발..."
   "너, 챌리아빠한테 전에 그렇게 맞고도 아직, 만만해 보이니?"
   "그, 그... 참 나아..."
영란의 팔이 힘없이 툭 떨어졌다.
   "누나! 누나!"
영호가 흔드는대로 영란의 몸은 마구 놀았다.
그런 영란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영호는 저도 모를 소름끼침에 손이 오그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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