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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진은 그런 옛날 생각이 날 때마다 자꾸 담배에다 손을 대려 했다.
그가 그럴 때마다 형록이 방해했다.
   "그럼, 너 내 보는 데서 담배 피우지 마. 아니면, 너도 끊던가."
   “문제는 말예요, 예, 제가 끊으려 할 때 형님처럼 짜증내고 그러면 과연, 형님이 내가 그랬던 것처럼 받아주느냐, 그게 자신없어서 못끊어요.”
   “미쳤냐? 내가 니 신경질을 왜 받아주냐! 니 마누라도 아닌데.”
   “아니, 난 마누라라서 형님 신경질 받아준 거유? 말은 확실히 하슈.”
   “하슈? 맞먹어라, 임마!”
   “에이, 또, 할 말 없으니까 맞먹느냐고 시비지. 관두쇼, 형님.”
   “야, 좋은 수가 있다.”
   “뭐요, 또오.”
   “우리 처제랑 결혼해서, 니 신경질을, 우리 처제보고.”
   “어허! 그만하라니까요!”
   “야, 내 이것만 물어보자.”
   “아, 관둬요, 관둬! 아, 진짜 짜증나네.”
   “허, 진짜 이상한 놈이네? 아니, 왜 그리 우리 처제를 미워하냐? 그것만 말해 봐. 그럼, 내 진짜 다신 처제 말 안 한다. 우리 처제를 왜 싫어하냐?”
   “그만 둡시다.”
   “채였냐?”
   “채이긴, 챙피하게 그딴 거한테!”
그 때 여태까지 잠자코 있던 복권 아줌마가 웃었다. "에이고, 응큼하기는!"
그러자 형록이 화를 벌컥냈다. “왜 웃어요! 아줌마!”
   “사실대로 말해애. 혹 누가 아남? 사장님이 정식으로 다리 놔 주실 지?”
그 아줌마의 말에 운진이 형록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웃기 시작했다. “뭐가 있었구만. 그럼, 그렇지!”
   “뭐가 있어요, 있기는!” 
형록이 화를 내고는 가게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운진은 복권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둘이 뭔 일이 있었어요?”
   “뭔 일이라구 할 것도 없구만, 뭘. 저어번에 총각이 영화 구경가자고 한번 말했다가 거절당하니께, 그담부터 저러지유.”
   “아하. 짜식... 한번 찍어서 넘어가는 나무는 못 쓰지.”
   “글쎄말이유. 열번은 찍어야지.”
   “저거 마음이 생각 보다 여린가 봐요.”
   “아유, 말도 말어유. 꼭 샌님처럼 샐쭉하고 잘 삐져유.”
운진은 그렇다면 더욱 처제와 붙여줘야겠다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부부는 성격이 정반대라야 잘 산다는 게 운진이 어디서 배운 철학이다. 둘이 비슷하거나 똑 같으면 허구한날 싸우고 결국 안 좋게 끝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운진이 보는 바 형록이는 침착하고 꼼꼼하다. 영아는 좀 덜덜거린다. 형록이는 몸이 가늘고 키만 크다. 영아는 한마디로 굴곡있는 몸매에 누가 봐도 애를 쑥쑥 잘 낳겠다는 말을 듣는다.  
   운진은 아내와 통화하려고 집으로 전화를 했다
영아가 받아서는 언니는 친정에 갔고 그녀는 작은애 바이올린 교습 간다는 대답이었다. 
그래서 운진은 아내의 셀폰으로 전화를 했다. 
영란은 친정에 와 있는데 엄마랑 끝낼 말이 있어서 왔다고 나중에 연락하자는 대답이었다.  
   "거긴 또 왜 갔소?"
   “응, 그래. 자기 저녁은 밖에서 해결해요. 애들은 피자 시켜 먹을 거야. 자긴 피자 안 좋아하잖아.”
   “오랫만에 나도 애들이랑 피자 먹지, 뭐.”
   “그러든지. 자기, 사랑해요.”
   “음, 그래, 나두.”
운진은 통화를 맺으며 자신이 참 치사한 놈이란 생각이 들었다. 장모가 내뱉은 말이 진실일 것이다. 그런데 그는 치사하고 비겁하게 못들은 척 하고 나오지 않았는가.
   저 놈이 속도위반이건 남편이건 하나이냐고.
   그렇다면 그 여자는 속도위반을 나 보다 앞섰건 뒤섰건 다른 놈이 있었고, 남편도 나 하나가 아니라는 말인가? 아닌 말로 이혼경력을 나한테 숨긴 거란 말야? 
아니면, 챌리가 내 애가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