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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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27. 00:39

   "숙희씨는... 늘 무엇을 갈구하는 사람처럼... 좋게 보면, 바람직한... 것 같아도. 내가 곁에서 보기에는, 늘 뭔가가 모자라고... 솔직히 표현하라면, 굉장히 불안... 해 하는 것 같소."
   "내가 불안해 한다구?"
   숙희는 속을 들킨 것 같아 조금 뜨끔했다. "난... 안 그런... 데?"
   "어떻게 보면, 뭔가가 들킬까 봐 굉장히 조심하는 사람처럼."
   "으응, 안 그래애."
   숙희는 남편이 말의 마술사인가 하는 조바심이 일기 시작했다. "왜... 뭘 보구 그런 말을 하는 건데?"
   "처음에 여기서 근무하다가, 캘리포니아로 갔잖소."
   "그랬지."
   "그랬다가 다시 이리로 왔고."
   "그랬지. 자기랑 결혼하려고."
   "그... 그것도 그래."
   "그래서어. 계속 말 해봐."
   "합병 당한 회사가... 아니, 숙희씨가 부사장으로 있었던 회사를 합병한, 그 회사가 왜 그 많은 비용을 써가면서... 숙희씨를 이리저리 이전시켰는지... 상식적인 머리를 가진 나로써도 이해가 안 가오."
운진은 설이가 제 엄마와 자주 통화하면서 들려준 소식. 아니. 
일종의 정보를 듣고 있으면서 아내 숙희를 찔러 보는 것이다. "기껏 돈을 들여서 메릴랜드에다 없어진 지부를 재개설해 주고는 그 새 얼마나 됐다고, 또 합병이라니. 이상하잖소."
숙희는 저도 모르게 입술이 말라왔다. 
   어? 이 남자가 의외로 분석력이 높네?
   맨날 닭 소 보듯 하는 남자에게 보이지 않는 손이 목을 조이는듯 늘 숨막혀 했는데... 
   아내가 눈물을 보이니 위로해 주는가 본데, 불안해 하는 것 같다, 조심하는 것 같다 등등 숙희의 속을 들여다 본듯...
   "자기, 나 사랑해?"
   숙희는 운진과 결혼이란 것을 한 이후 아마도 최초로 그의 감정을 이전받은 것 같다. "그냥 하는 말 아니지! 나 사랑해서 걱정해 주는 거지!"
운진에게서 반응이 얼른 나오지 않아서 숙희가 우물쭈물거렸는데, 그가 그녀의 어깨로 팔을 감아왔다. 
   "핑게김에 조기 은퇴 하라구."
   "아! 내가 제일 듣고 싶은 말!"
   숙희는 남편의 허리를 꼭 안았다. "나 일 그만두면 자기가 나 책임질 거지?"
   "책임지지!"
   "어디까지 책임질 건데?"
   "여기부터."
   운진 그가 숙희의 턱을 살며시 잡고 입술을 가까이 다가갔다. "은근히 생각난다구?"
   "응!" 숙희가 얼른 입술을 갖다 대었다.
운진이 숙희의 엉덩이에다 손을 갖다 댔다. "여기도 책임질 건데?"
   "응! 져!"
   숙희가 손으로 운진의 손을 덮었다. "오늘은 자기가 나 옷 벗겨줘." 

숙희는 가슴을 훤히 내놓은 상태로 반듯이 누워서 연신 웃었다. 
   "오늘 한 섹스가 굉장히 이상해..."
   "어떻게 이상한데?"
   "모르겠어... 그냥... 뭔가가... 다 들어온 느낌이야. 하나도 안 새나가고."
   "마음적으로, 아니면 몸적으로?"
   "둘 다."
   "어, 어!"
   "그래. 나도 어, 어야..."
운진이 떨어지려는 제스처를 취했다.
숙희가 달라붙으며 이불 속으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의 귀에다 속삭였다.
   "한번 더 할 수 있어?"
운진은 그 말에 이불을 확 젖혀서 내보였다. "자!" 
숙희가 젖통을 출렁이며 그의 위에 몸을 구부렸다.
운진은 말의 것 만한 그녀의 허여멀건 엉덩이가 눈 앞을 가리는 바람에 숨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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