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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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28. 00:59

   쑤는 순간 제프를 받아들이며 반항하는 자신을 봤다.
지금 그녀가 앉아있는 바로 그 시트를 뒤로 한껏 뉘이고 그녀는 두 다리를 허공으로 한껏 올렸지. 키가 육척도 넘는 제프가 그녀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그녀는 그의 비싼 콜롱냄새에 황홀해 하며...
안 돼!
   그녀는 잠금장치를 올림과 동시에 문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딩딩딩! 차에서 경고 차임벨 소리가 났다.
제프가 차를 길가 잔디로 서서히 빼어서는 세웠다.
쑤는 차 문을 발로 차면서까지 열었다. "You're wrong! (너는 잘못했어!)"
   "쑤!" 제프가 불렀지만, 쑤는 차에서 내렸다.
사방을 둘러보니 길은 호수 한가운데로 지나가고, 가장 가까운 인가나 건물이라곤 호텔 뿐.
쑤는 어쨌거나 그 호텔로라도 가서 공중전화를 찾거나 아니면 호텔 전화라도 빌리자 하고 발을 떼었다.
그런데 제프의 차가 쑤를 지나서는 그 호텔을 향해 곧장 가는 것이었다.
   '저게!'
쑤는 걸음을 멈추었다. '정말...'
제프의 차가 저만치서 섰다.
   '자기... 콜러 아이디(call ID)를 좀 봐서 전화해라! 정말 무심하네!'
쑤는 제프의 차를 무시하고 지나쳤다. 혹시 금방 기원한대로 제프의 셀폰으로 전화가 와서 벨소리라도 듣기나 하면서. '평소에 전화를 잘 안 받는 걸 알지만 어쩌면 이번에도 그러니? 제발, 이번만이라도 관심 좀 가져라!'
   쑤는 가슴이 답답해져서 그만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미친년인 줄은 알지만! 그래도 나를 기다려 주고 있다면, 어떤 번호이든 일단을 받아야 할 거 아냐? 그냥 무시하는 거야?
   그렇다고 홧김에 제프하고 불장난은 안 한다! 쟤는 이번에 재판 받으면 이 세상 구경하고는 끝인데, 마지막으로 나한테 무슨 상처를 또 주려고. 
호수 표면에 반사되는 햇살이 물결따라 넘실거리는 광경에 쑤는 되려 상을 찡그렸다.
   그 때도 호수는 맑은 햇살을 반사했다.
   '아냐! 나는 우디에게 돌아가야 해! 설령... 우디가 나의 이 실수를 따지고 헤어지자 한다 해도. 그래도 나는 제프와는 절대로 몸을 섞어서는 안 돼! 나는 배우자가 있는 몸이야!'
쑤는 제프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못 본 척하고, 호텔 건물을 향해 뛰어갔다. "Don't you follow me! (날 따라오지 마!)"
제프가 잽싸게 앞을 가로막았다. "Okay! I will take you home. (오케이! 당신을 집에 데려다 줄께.)"
   "Get off me! (물러 서!)"
   "How are you going to go back home! (집에 어떻게 돌아갈 건데!)"
   "I will call my husband. (나의 남편에게 전화할 거야.)"
제프가 쑤더러 차에 타라고 비켜섰다. 
   [플리이스... 그는 전화에 대답을 안 할 것이며, 그는 당신을 데릴러 오지 못할 것이요. I know so.]
   "왓?" 
쑤는 가슴 한 구석이 저려왔다. 혹 이것들이 그이에게 무슨 짓을...
제프가 손을 내밀었으며, 쑤는 그의 손을 잡았다.
그가 그녀를 차로 이끌었으며, 그녀는 마치 무게 없는 바람인형처럼 따랐다.

   쑤는 제프의 모는 차가 하이웨이로 나가는 것에 일단 안심했다.
이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제대로 가는 것인지 잘 알아내야 하는데...
차 안에 표기는 NW 즉 북서쪽으로 향하고 있다고는 알려주는데...
쑤로서는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I have to and I want to go home. You heard me? (나는 집으로 가야 하고 가기를 원해. 들었어?)"
쑤의 그 말에 제프가 차의 네비게이숀을 툭 껐다.
   "헤이!" 쑤가 그것을 도로 켜려고 팔을 뻗었다.
제프가 그녀의 팔을 잡았다.
   "Let it go! (놔!)"
   쑤는 제프의 손아귀를 힘차게 털어냈다. "Don't even think about it! (감히 엄두도 내지 마라!)"
   "Didn't you tell me you don't love your husband? (당신은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
   "That doesn't mean I wanted to run away with you! (그건 당신과 달아나길 원했다는 뜻은 아니지!)"
   "How can you live with a man you don't love?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어떻게 살지?)"
   "Whoelse, then! (아니면, 그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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