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두개의 세상 pt.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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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작은 사내의 쉼방 2024. 8. 29. 04:25

   쑤는 그 방으로 식사가 날라져 오면 받아만 놓고 하면서 며칠째인 지도 모르게 갇혀 지내야 했다.
그러다가 여섯 그릇째인가. 
그릇을 늘 가질러 오는 스패니쉬 계통의 여인이 어디서 났는지 일종의 차이니스 음식을 시켜온 모양, 밥과 치킨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쑤는 부화가 났다. 하지만 일단은 먹어둬야 기운을 차리고, 또 무슨 뒤잽이가 벌어져도 대항을 할 거 아닌가 해서 음식 쟁반을 끌어 당겼다.
   제프 너, 걸리기만 해라! 비겁한 놈! 그러고도 한 때 우리가 서로 좋아하던 사이였다고 눈물을 글썽거렸어, 내게?
쑤는 밥을 끌어 넣었다. 
기운을 차려야 여기를 탈출하던가 또 싸우던가 하지?
그러다가 그녀는 입 안에 든 음식을 찬찬히 씹으며 맛을 봤다. 혹 이상한 약을 섞지나 않았나 의심이 들어서였다. 그러나 몇끼니를 굶은 속은 그럴 새 없이 얼른 들어오라고 씹히기도 전에 목구멍으로 가져갔다. 
그녀는 물도 의심 않고 벌컥벌컥 마셨다.
그리고 그녀는 혹 최음제나 수면제 같은 것을 음식에다 섞어서 그랬나, 아니면, 몇끼니를 굶다가 허겁지겁 끌어 넣은 식곤증 때문엔가, 그녀는 잠이 들었다.
   쑤는 방문 노크 소리에 소스라쳐 일어났다.
제프가 문 밖에서 조그만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문은 당연히 열리지 않았다. 안에서도 밖에서도.
   "You stay here and... I will give you ten million dollars. (여기 머물러 그러면 내가 너에게 천만불을 줄께.)" 
제프가 문에다가 들리게 말했다.
쑤는 모처럼 만에 소리내어 웃었다. "You are funny! (웃기는군!)"
제프의 말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쑤는 울음 같은 한숨을 토해내며 침대로 갔다.

   경찰은 우디의 피습에 대해 연말을 낀 단순강도에 차량절도를 일차적으로 잡고, 이차적으로 원한 관계 또는 이해 타산 관계등 다각적인 수사를 시작했다고.
사건 당시 가게 안에 있었던 형록과 영아는 최대한 아는 대로 증언을 했고. 
그 당시 가게 밖이나 길 건너 또는 지나가던 차량이 있었나 등등 조사하는 전담반이 생겼다고.
운진을 찌르고 달아난 자는 지갑을 건드리지 않았고, 그의 손에 쥐어졌던 차 열쇠를 빼앗아서 차를 몰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미쯔비시 차는 이튿날 순환 도로 갓길에 세워져 있는 것을 주립 경찰이 발견했다. 일단은 몰고 다니다가 휘발유가 떨어지니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추정하고, 차 안팎으로 지문 채취 검사가 행해졌다.
그리고 차는 더 자세한 검사를 위해 보험 회사의 손해 청구 부서로 견인되어갔다고...
   병원에서 만 이틀을 꼬박 새운 챌리와 킴벌리가 옷도 갈아입을 겸 혹시 새엄마에게서 연락이 왔나도 알아볼 겸 집으로 돌아왔다. 챌리가 부엌에서 충전되고 있는 새 엄마의 셀폰을 들여다 봤다. 
그리고 집 전화기를 점검해 보니 어디 낯선 데서 전화 온 것이 있었다. 
받지 못했다는 번호로 들어와 있는 것이 발견된 것이었다.
킴벌리가 그 번호를 새엄마의 셀폰에 들어있나 하고 거기서 찾았다. 
새엄마의 셀폰은 접속 번호가 많은 편인데, 그 번호는 리스트에 들어있는 번호였다. 
늘 용기가 있는 편인 킴벌리가 그 번호로 리턴 콜을 했다. 
   'Who's Jeff? (제프가 누구야?)'
그 번호는 신호도 가지않고 곧바로 음성 메세지로 넘어가는데, 아직 보이스메일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메세지만 간략히 나오고 끝이었다.
자매는 교대로 씻고 먹으러 나가자고 합의를 갖고, 대신 챌리의 차를 쓰기로 했다.
킴벌리가 제 방을 나오다가 무심코 아빠와 새 엄마의 방을 열어봤다.
   "Oh, my God! Challie! Come here! (어머나, 세상에! 챌리! 이리 와!)"
킴벌리가 소리치고, 챌리가 달려왔다. "왜, 왜, 왜!"
방 안은 누가 들어와서 뒤져 본 상태였다. 
희한한 것은 다른 데는 손 하나 안 대고 그 방만 완전히 발칵 뒤집혔다.
킴벌리가 911 구급 신고를 했다.
   "The car key!" 챌리가 소리쳤다.
   "What about car key!" 킴벌리가 맞고함쳤다.
미쯔비시 차를 몰고 달아난 자가 차 열쇠에 같이 매달린 집 열쇠로 따고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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